내가 두 아이를 대안학교에 보내기로 결심한 이유(2)

대안학교 10년 리얼체험기

생활의 불편함은 어느 정도 참을 수 있었지만 막상 아이들의 교육환경이 학교가 부족할 만큼 열악하다는 문제는 저에게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본격적으로 공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정말 대안은 없는 걸까? 왜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아이들을 똑같은 학교에 보내기 위해 목을 메는걸까?

그리고 저는 공립학교가 아니더라도 분명 더 좋은 교육의 길이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대안학교 대안교육을 찾기 시작했어요. 홈스쿨링을 생각하기도 했지만 집에서만 아이를 데리고 있을 자신은 없었고, 아이들에게 교육 공동체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알아보기 시작하다가 금산에 있는 "별무리학교"라는 곳을 알게 되었어요. 공교육의 교사들로 구성된 교사선교회라는 곳에서 오래전부터 참교육에 뜻을 품고 설립을 준비한 학교였습니다. 별무리학교의 선생님들은 당시 모두 현직 교사들이었고 그분들이 다음세대의 교육을 위해 직접 학교과 마을을 만들고 금산에 내려와 살고 계셨어요.

도대체 어떤 학교이길래, 공립학교 교사직을 던지고 대안학교를 세워 금산의 시골 그것도 산골짜기에서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 헌신하시는걸까? 저의 마음속에 강한 호기심과 알 수 없는 이끌림이 일어났어요.

당장 두 딸아이를 데리고 그 주 주말에 금산으로 향했습니다. 지금도 10년전 그때 생각을 하니 마음에 찐한 감동이 일어납니다. 그날도 그랬던것 같아요. 학교를 향하는 차 안에서 왜 그랬는지 제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마치 아무도 모르는 보물을 내가 찾아낸 것처럼 그것이 앞으로 우리 아이들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게 될지 아무것도 알 수 없었지만 제 마음은 그렇게 그곳으로 가는 내내 흥분을 가라앉히기 힘들었습니다.

드디어 네비에서 알려주는 산어귀에 도착했는데 아무리 봐도 학교가 있을 만한 곳이 아니었습니다. 순간 내가 뭘 잘못 알고 찾아왔는지 멍해졌습니다.

그때 시골에는 별로 안어울리는 젊은 청년 두분이 길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었어요. 저분들이라면 알수도 있겠다 싶어져서 막무가내로 물어봤습니다. "저기.. 혹시 별무리학교가 어디에요?"

(조은길 선생님! 선생님은 제가 별무리를 가던 날 처음 뵈었던 선생님입니다.)

그분은 저에게 산으로 올라가는 길을 알려주었고, 저는 다시 차를 끌고 한참을 운전해 갔습니다. 산꼭데기에 도착할 무렵 갑자기 눈앞에 진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차 한대도 겨우 지나가는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올라가니 예쁜 집들이 30여 채가 아름드리 마을을 이루고 있었고, 그 한가운데 작은 학교가 하나있었어요.

별무리학교를 처음 만난 날의 기억은 지금도 저의 머리속과 가슴속에 생생하게 살아있습니다.

마을이 너무 예뻤고 공기가 환상적으로 좋았고 풍경은 아름다움 그 자체였습니다. 당시에 초등학교 6학년과 2학년이었던 딸들은 여행지에 온 것 마냥 신이나서 차에서 내렸고 마을길을 걸으며 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학교쪽으로 발길을 돌렸고 정문 앞에 초대 교장선생님인 박현수 선생님이 나와계셨어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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