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책읽는 별무리, 별무리학교 다니엘의 서재
별무리학교 10년을 돌아보며
아이들이 대안학교를 다니는 동안 배운 인생의 소중한 가치들은 어느 것과도 바꿀 수 없는 재산입니다. 그 중에서도 책에 대한 이야기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기억들입니다.
둘째 아이가 5학년에 처음 입학했던 해에 담임 선생님은 박완서님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라는 책을 국어 교과서 보다 더 자주 아이들에게 읽어주셨습니다. 아이들도 그냥 단순히 책만 읽는 게 아니라 우리말 사전을 펼쳐놓고 책 속에 등장하는 단어의 뜻을 찾기도 하고 실제로 싱아풀을 찾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산을 오르기도 했습니다. 비록 싱아를 찾지는 못했지만 선생님은 마을에 피어있는 진달래 꽃으로 아이들에게 화전도 부쳐주시고 보리수 열매나 산딸기를 함께 따먹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한줄 한줄 꾹꾹 눌러가며 읽었던 책은 지금도 아이의 마음속에 깊숙히 자리잡고 있습니다. 아이가 학교에서 처음으로 배운 책에 대한 기억은 억지로 하는 독서가 아니라 정말 재미있고 행복한 활동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면서 부터는 ‘다니엘의 서재’라는 독서활동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을 위해 좋은 책들을 선별해 읽기 쉽도록 단계별로 나누어 주셨습니다. 물론 필독서 외에도 자유롭게 읽고 싶은 책들을 도서관에서 골라 읽을 수 있었고 읽고난 후에는 책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서평으로 써보기도 했습니다.
해마다 두번씩 열리는 독서캠프는 별무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축제 중에 하나였습니다. 온갖 놀이와 음식과 활동이 펼쳐지는 별무리의 독서캠프는 독서가 축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아이들에게 심어주기 위한 선생님들의 노력의 결정체였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신나게 책과 친해지는 시간이었어요. 다니엘의 서재에서 아이들이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의 저자를 직접 초빙해서 강연회를 열기도 했습니다. 저자의 책을 읽었던 아이들은 마치 연예인을 만난 것처럼 기뻐했고 각자의 책을 들고 가서 저자 사인을 받기 위해 줄을 섰습니다.
학교에서 아이들이 이렇게 책과 친해지는 시간에 집에서도 부모님들이 할 일이 있었습니다. 다니엘의 서재에서 추천하는 책들을 구입해서 부모님들도 함께 읽는 것입니다. 아이들이 자라는 동안 함께 책의 내용으로 대화할 수 있다는 것은 그때가 아니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정말 귀한 일이었습니다.
가장 좋은 독서교육 부모가 늘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말처럼 아이들이 평생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라기 바라는 마음으로 저 역시도 부지런히 읽고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아이들이 읽는 책의 수준이 부쩍 올라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놀라기도 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면 아이들 스스로가 독서 동아리를 만들어 꾸준히 서평을 쓰고 토론하는 일들이 자연스러워 졌습니다. 별무리 매거진의 책코너인 ‘별무리 북마크’에는 고등학생들이 직접 추천 도서를 선별해서 올려주기도 했습니다. 졸업을 위해 소논문을 쓸때나 학술적 글쓰기를 할때에도 어릴때부터 책을 가까이 하는 문화 속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수준 높은 결과물들을 만들어 낼 수 있었습니다.
앞으로 아이들이 인생을 살아가면서도 어린 시절 책과 함께 했던 그 소중한 추억들이 한층 더 귀하게 깨달아 질 날이 올것입니다.
#별무리학교 #별무리대안학교 #대안학교
#대안교육 #기숙형대안학교 #다니엘의서재
#책읽는별무리 #별무리북마크
#독서교육 #밸무리독서캠프 #휴먼라이브러리
#별무리학교10년을돌아보며 #그많던싱아는누가다먹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