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를 통틀어 최대의 비극으로 기억되는 나치당의 만행은 인간의 증오가 어느 정도까지 참혹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우리에게 알려주었습니다. 문명사회를 사는 사람들이 옳고 그름에 대한 분별력을 철저하게 내던지고 나치 수용소의 규율과 논리를 종교처럼 믿으며 살인자 집단이 되어버린 참상을 마주하면서 인간 안에 존재하는 두려움과 나약함을 보게 됩니다.
오늘 소개 해 드릴 책은 죽음의 수용소 ‘홀로코스트’에서 살아 남은 ‘에디 제이쿠’의 회고록입니다. 그는 독일계 유대인으로 아우슈비츠에서 보냈던 젊은 시절의 경험을 회고하며 인간이란 무엇이고 인생은 어떤 것인지를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친절하고 온유한 말로 들려줍니다.
과거도 미래도 없고 오직 생존만 존재하는 아우슈비츠에서 수감자의 평균 생존 기간은 일곱 달 정도였습니다. 그가 수용소에서 겪었던 죽음 보다 더 한 고통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 마저 빼앗긴 깊은 상처는 입 밖으로 꺼내는 일조차 어려운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백세 노인은 스스로에게 질문했습니다. ‘생존자인 우리가 모두 죽고 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우리 이야기가 역사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우리를 기억하기나 할까?’ 그는 새로운 세대의 젊은이들이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만들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죽기 전에 전하겠다는 결심을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에디 제이쿠’의 이야기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젊은이들이라면 분명 고통 대신 희망을 물려받을 것이라고 그는 확신했습니다. 10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기 전까지 누구보다 예의 바르게 남을 도우며 친절한 삶을 살아온 그가 알게 된 중요한 깨달음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 사랑을 받는 것이 인간이 누릴 수 있는 최고의 가치’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고통의 세월을 지나온 견뎌온 에디 제이쿠가 오늘 우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자신의 삶을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그는 죽는 것보다 더 참혹한 고통을 겪었지만 증오를 품고 사는 사람들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기 위한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그의 평생 친절한 사람이 되려고 노력했던 이유입니다.
TED에서 그의 강연을 듣고 기립박수를 치던 관중들의 환호를 보며 이 세상에 존재하는 희망과 소망을 가슴 절절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순간 부터 더 친절한 사람이 되기로 결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