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흔들리는 부모들을 위하여
[에세이] 별무리학교 10년을 돌아보며
살면서 남들과 다른 길을 걸어갈 때가 있습니다. 공교육의 울타리를 벗어나 두 딸아이들에게 대안교육을 시켜온 지난 10년 간의 시간은 분명 저와 아이들에게 평범한 길을 아니었습니다. 정해진 길을 걸을 때보다 더 자주 갈림길을 마주해야 했고 그 순간마다 두려움을 이겨내야 했습니다.
‘대안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아이들이 사회에 잘 적응해서 살아갈 수 있을까?’ 이따금 생각 속에 미래에 대한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엄습해 올 때마다 처음에 가졌던 믿음과 자신감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걱정과 염려 때문에 온 마음과 정신이 흔들렸던 적도 많았습니다.
마치 안개 속을 걷는 것처럼 앞이 보이지 않을 때면 지금 앞을 가리고 있는 뿌연 안개가 어쩌면 내가 무의식 속에 심어놓은 두려움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려움의 안개를 걷어 내는 것은 한 낮의 태양과 같은 믿음과 사랑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부터는 함께 같은 길을 걷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아이들의 성장과 교육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기다릴 줄 아는 성숙한 분들이 서로에게 용기를 주었고, 시간이 지날 수록 짙게만 보이던 두려움의 안개는 점점 옅어지고 아이들을 향한 믿음이 커지는 놀라운 경험을 했습니다.
믿음과 사랑도 연습이 필요하고 총량이 존재한다는 것을 그 때 진심으로 깨달았습니다. 오랜 시간 믿음이 축적되고 사랑이 쌓여가면서 어느 순간 임계점에 이르게 되면 아이들의 삶에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대안교육의 길을 걸어온 지난 10년이라는 시간이 저에게 준 선물은 바로 두려움을 이겨내는 길은 오직 사랑과 믿음 뿐이라는 진리를 깨닫게 해준 것입니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마음 속에는 언제나 크고 작은 두려움이 존재합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부모의 ‘사랑’ 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두려움과 사랑은 정반대의 속성입니다. 오랫 동안 두려움에 익숙한 사람들은 그 익숙함 때문에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게 됩니다. 쳇바퀴를 계속해서 돌다보면 그곳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훨씬 더 어려워지는 원리와 같습니다.
결국 중심을 잃지 않고 올바른 방향이 설정되어 있기만 한다면 어느 곳이든 존재할 수 있는 두려움의 안개를 걷어 낼 힘이 부모들에게는 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일지라도 사랑과 믿음의 빛으로 가시거리만 유지할 수 있다면 충분히 앞으로 걸어갈 수 있습니다.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일을 하도록 격려하고 진심을 다해 지지해 주는 것, 그리고 조바심을 내지 않고 기다려주는 마음, 지금 비록 반짝반짝 빛나지 않더라도 아이를 향한 사랑과 믿음의 총량을 끝까지 채워 갈 수 있는 부모들이라면 어떤 두려움에도 흔들리지 않고 용기있게 세상속에서 빛나는 아이들로 길러낼 수 있습니다.
대안교육이든 공교육이든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그것은 본질적인 것이 아닙니다. 아이를 향한 믿음을 끝까지 지켜내고 기다려 주는 것 그것이 진정한 사랑이고 본질입니다.
“순간순간 우리들 앞에는 두 갈래 길이 열린다. 사랑과 두려움의 갈림길이다. 두려움은 우리를 유혹하지만 사랑은 그저 기다릴 뿐이다. 어느 길을 택할지는 오로지 우리 자신의 몫이다. 비록 두려움의 길이 더 익숙할지라도 우리는 언제든지 다른 길을 걸어볼 수 있다”
- <우리 아이들은 안녕하십니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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