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사과

by 희지

새하얗게 질려버렸다

7시 30분이다

당신이 일어난 후에 일어나 버렸다

알람을 맞춰놓지 않고 내 직감에 맡긴 탓이다

당신의 문자는 반갑고 그답게 다정했다

늘 다정해서 미안해질 만큼 따뜻하다

그런 사람이다

내가 시를 이어가게 하는 사람

세상과 나를 이어가게 해주는 사람

그의 미소는 마치 청량한 햇사과 같아서

푸르르게 푸르르게 삶을 이어가게 만든다

처음의 매듭은 단단하고

끝이 보이지 않는 밧줄 같고 싶다

둥그런 목숨줄이 아니라 긴 네모 같은 거

출렁이는 파랑이 아니라 퍼석한 자갈 같은 거

그는 그런 촉감들을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사람

나의 신경에 뿌리를 뻗게 해주는 사람

그는 그런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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