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 매큐언, <레슨>
위화의 <인생>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 그리고
이언 매큐언의 <레슨>
한 사람의 일생을 관통하는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인생이 얼마나 어이없이 작은 우연과 충동적인 선택들로 점철되며 이어지는지, 크고 작은 충돌들로 인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지 알게 된다. 하지만 인생의 막바지에 뒤돌아 서서 내가 지나온 수많은 갈림길을 바라보면서 ‘만약’에 다시 돌아간다면 내가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
거대한 인생의 여정을 지나온 주인공들의 답은 ‘아니’였다.
‘행복’이나 ‘사랑’과 같은 건 마치 신기루와 같아서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우리를 농락한다. 어쩌면 우리는 평생 온전히 행복해질 수 없고, 우리가 바라는 완전한 사랑을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내가 원하는 삶을 위해 남편과 7개월 난 아들을 버리고 떠난 앨리사. 그는 독일을 대표하는 작가가 되고 위대한 작품을 남겼다. 그녀의 극단적인 선택은 결코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았던 바람을 이루었지만 고통스러웠고, 다른 사람 또한 고통에 빠뜨렸다. 그녀는 인생에서 혼자였다. 롤런드는 핵전쟁이 나서 여자를 만나보지도 못하고 죽을까 봐 자전거를 타고 미리엄 코넬 선생님의 집 앞에 섰다. 그리고 그녀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진학을 포기했고, 홀로 아들을 키우고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시인되기를 포기하고 상업용 카드의 문구를 썼으며, 피아니스트가 되기를 포기하고 호텔 바에서 연주했다. 롤런드는 아들과 의붓자녀, 손자들 곁에 남았다. 앨리사는 성공한 삶을 살았고, 롤런드는 실패한 삶을 살았을까. 앨리사는 행복했고, 롤런드는 불행했을까.
삶이란 행복과 불행, 선택과 후회, 사랑과 증오의 뗄 수 없는 양면을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결코 하나만 움켜쥘 수 없다. 온전히 ‘행복’해지고, 완전한 ‘사랑’을 얻을 수 없는 이유이다. 힘껏 쥔 주먹을 펴기 전까지는 그 진실을 알 수 없다. 인생에서 우리가 겪는 수많은 ‘레슨’을 받고 나서야 우리는 비로소 나를 용서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