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엔 바람이 불자 쥐가 숨었다. 오늘 아침엔 침대에서 일어나기가 싫었다. 어떤 마귀가 비밀을 말해줄 것처럼 나에게 속삭여댔기 때문이다. 창문을 열자 바람이 불었고, 모든 것이 예전대로 돌아갔다. 바람 때문에 어젯밤 쥐 생각이 났다.
갑자기 불어오는 바람에 내가 날아가버릴 때면 가끔 웃음이 나는데 누군가는 그럴 때 오히려 눈물이 난다고 했다.
코끝이 찡해지면서 불현듯 삶의 모든 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갈 때, 이제 끝이라기보다는 점 하나를 찍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어느 오후 노을빛이 벽에 닿았을 때 어디선가 내일의 속삭임이 들려왔었다. 지나온 것들은 이미 몸에 충분히 쌓여있었고, 지금은, 그러네, 지금 이 순간은 메아리였구나.
언젠가 내가 나를 영영 떠날 때 그 속도는 빛의 속도보다 빠를지도 모른다. 내가 나의 더 미세하고 속 깊은 저 작은 곳까지 들여다볼 때, 그 속도는 무한히 느려진다. 느리게 살 때, 고맙다고 하면서 실은 화를 내고 있었다. 미안하다고 하면서 실은 용서하고 있었다. 사랑한다 하면서 잡아먹었고, 영원히 잘 가라고 하면서 교만했다.
나는 나였고, 나를 보는 나였고, 나를 재구성해보는 나였고. 그렇게 에둘러 쌓던 나는 결국 끝내 무너져 버렸으며, 나는 사라지고 또 나만 남았다. 그래서 나는 나인데, 오늘까지만 나다. 자고 일어나면 모든 게 다시 시작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