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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인하 Mar 29. 2017

동유럽 5개국 + 발칸 2개국 여행기 - 아홉째 날 ②

블타바 강이 시작되는 작은 마을 체스키 크룸로프

Background Music - Going Home (드보르작 : 교향곡 9번 E단조 ‘신세계로부터’ 中 2악장 라르고)

https://youtu.be/TvThHk-wMRk


프랑스, 오스트리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체코, 독일 일곱 국가 일정 중, 가장 기대했던 곳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단연코 나는 체코라고 대답할 수 있다. 주변에 프라하와 체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가장 기대한 국가였다. 그리고 체스키 크룸로프는 나보다 보름 먼저 출발한 은혜 언니(언니는 헝가리, 체코, 오스트리아, 프랑스 여행을 했다.)가 강추했던 곳이라 나름 기대하고 있었다. 


우리가 체스키 크룸로프에 도착했을 때, 화창한 날씨는 아니었고 한차례 비가 지나간 후라 살짝 쌀쌀했지만 그래서인지 이 작은 마을이 신비롭게 느껴졌다. 먼저 체스키 크룸로프 성의 전망대로 올라갔다. 전망대에서는 굽이치는 블타바 강의 상류가 마을을 감싸고돈다. 고향 안동의 하회마을이 연상되는 모습이다. 


성의 타워가 보이고, 마을 안쪽으로는 성 비투스 성당의 종탑도 보인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마을에 마음을 송두리째 뺏겨버렸다. 음악을 들으며 산책하기 좋은 마을...


체스키 크룸로프 성 전망대에서 바라본 마을 전경. 그리고 마을을 배경으로 찰칵. 많이 피곤해서 안경을 착용했다.


마을로 들어가기 위해 다리를 건넜더니 르네상스 시대의 벽화가 나타났다. 당시에는 창문의 개수만큼 세금을 메겼기 때문에 많은 창을 낼 수 없었고, 대신 있어 보이기 위해서(?) 창문을 벽에 그려 넣었다고 한다. 나름대로의 익스테리어였던 모양. ^-^;;



더 걸어가니 체스키 크룸로프의 상징인 성의 타워가 눈 앞에 다가왔다. 동글동글, 이제까지 알던 탑과는 조금 다른 모습이지만 체스키 크룸로프 마을만의 특징이 아니겠는가. 마을로 들어서며, 청동으로 지붕을 씌운 녹색의 성 요스트 성당의 첨탑도 보인다. 현재는 마리오네트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던...



마을 입구인 다리를 건넜다. 다리 위에는 상류 측에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 상이, 하류 측에는 체코 국민의 수호성인인 얀 네포무츠키의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걷다 보니 스보르노스티 광장(중앙광장)이 나왔다 체스키 크룸로프 시청사도 이곳에 위치하고 있다. 이런저런 문장이 벽면에 있어 단박에 알아볼 수 있다. 광장에는 여느 유럽 도시의 광장과 마찬가지로 삼위일체 기념비가 우뚝 서 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45분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성당을 들어갈 시간도 없었고 마을을 돌아볼 시간조차 부족했다. 체스키 크룸로프 마을을 돌아보고 있는데 이곳은 독특한 수공예품들을 많이 팔았다. 마리오네트를 비롯하여 아이들 장난감도 많고, 여유롭게 돌아보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해서 아쉬웠다. 


은혜 언니가 추천했던 성 비투스 성당 앞 선물가게에서 작은 스노우 볼 하나를 샀다. 다행히 유로화를 받아주는 가게였고, 딱 12유로가 있어서 체코의 화폐 코루나 잔돈도 안 남기고 구입할 수 있었다. 이런저런 기념품들을 사 왔지만 여행 다녀온 후 사 오길 잘했다고 생각되는 몇 개의 기념품 중 하나다. 보기만 해도 흐뭇... ^-^



오스트리아의 화가 에곤 쉴레의 아트센터도 이 마을에 있다. 그의 어머니 고향이었던 크루마우가 오늘날의 체스키 크룸로프이기 때문에 에곤 쉴레는 이 마을에 작품을 그리기 위해 종종 방문했었다고 한다. 아트 센터에 들어가기엔 늦은 시간에, 항상 시간에 쫓겨 다니는 패키지 객들이니... 어쩔 수 없다. 언젠가 다시 방문할 날을 기약하며...



어둠이 내리고 있는 체스키 크룸로프... 밝을 때만큼이나 아름다웠다. 멀리 우리가 건너온 교량도 보인다. 다음 방문 때는 적어도 이틀은 머무르며 여유롭게 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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