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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인하 May 08. 2017

동유럽 5개국 + 발칸 2개국 여행기 - 열두 번째 날

드디어 귀국!

Background Music - 비제 : 아를의 여인 모음곡 中 미뉴엣
https://youtu.be/EaJyR2wDjOA


호텔이 아주 좋아서 그런지, 아니면 귀국 일정이 확실해져서인지... 아니면 잠들기 전 마신 맥주 덕분이었는지. 아주 개운하게 잘 잤다. 12시에 체크아웃하고 나오는 일정이라 늦잠도 좀 자고 싶었는데, 계속 새벽에 기상하던 버릇이 남아서인지 또 다섯 시가 넘어서 잠이 깨버렸다. 그 덕분에 조식은 아침에 식당 문 열자마자 먹을 수 있었지만... ^-^; 


조식은 아주 훌륭했다. 연어에 신선한 샐러드, 갖가지 음식이 로테이션되며 서비스되었다. 커피도 훌륭했다. 돌이켜보니 이뇨작용 때문에 여행하면서 커피를 많이 못 마셔본 게 아쉽다. 한국에서는 커피를 달고 살면서 유럽에서 마신 커피라고는 호텔 조식에 딸려 나오는 커피뿐이었으니... 전날 석식처럼 탄산음료도 무제한 제공이었다. 물과 음료 인심이 야박한 유럽 치고는 무척 훌륭한 셈이다. 


조식을 먹고, 동행하였던 모녀 팀들과 함께 산책을 나섰다. 이모와 어머니들이 앞서 걸으시고, 딸들은 뒤에서 느릿느릿 걸으며 따라갔다. 현지에 산다면 이런 일요일 아침을 맞았겠다 싶은 행복한 시간. 숲을 걸으며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여행하는 동안 처음으로 느끼는 여유. 힐링의 시간이었다. 



숲 옆에는 하천이 흐르고, 옆으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었다. 단단하게 다져진 흙길을 따라 인근 마을 주민들이 러닝을 하고, 아침 산책을 나온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공기는 어찌나 좋은지! 미세먼지와의 전쟁을 벌이는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신선한 공기를 마음껏 들이마셨다. 프랑크푸르트 암마인은 아주 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자연을 잘 간직하고 있었다. 서울과는 비교되는 모습이었다. 우리는 자연 접하려면 어디로 가야 하나? 청계산? 북한산? 



시간이 많이 남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침 식사하고 산책을 다녀오니 시간이 그리 많이 남지는 않았다. 마지막으로 짐을 꾸리고, 호텔에서 제공하는 공항 셔틀을 타고 공항으로 향했다. 공항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 셔틀은 공항 앞에 우리를 내려주었다.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생각보다 무척 작았다. 인천공항에서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었던 카트도 2유로를 내야 사용할 수 있었다. 2유로를 투입하고 카트를 빼는 데도 애를 먹어서 카트를 빼서 캐리어를 올려놓으니 땀이 났다. 


짐이 많아서 돌아다니기도 곤란했고, 이모와 어머니들은 카트를 지키고 계시기로 했고 딸들끼리 공항을 전체적으로 돌아보고 오기로 했다. 밥 먹을만한 식당은 어디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일단 가는 길에 나는 스타벅스에서 캐러멜 프라푸치노를 하나 사 먹었다. 땀을 흘리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시원했다. 


루프트 한자에서 제공한 식사 바우처 금액에 맞춰 식사를 주문했다. 타이식 코코넛 수프 같은 것이 밥과 함께 나왔고, 볶음밥도 나왔다. 근데 맛은... ^-^;;;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식사하실 분들 계신다면 버거킹이나 맥도널드를 추천합니다...



식사를 하고, 체크인을 한 후 택스 리펀까지 신청했다. 그리고 보딩 하러 고고! 프랑크푸르트 공항 비행기 탑승 수속은 어찌나 빡빡한지... 한참이 걸렸다. 액체류에 대한 것, 전자기기에 대한 것... 수속만 30분이 넘게 걸렸다. 심사 다 받고 면세구역에 들어오니 또 땀이 뻘뻘... 


면세점도 좀 돌아보고 싶었는데 수하물로 보내버린 캐리어 말고도 짐이 많고 무거워서 돌아볼 수가 없었는데, 탑승구 근처에서 이모가 힘들다며 짐을 두고 갔다 오라고 해서 짐을 두고 면세점에 가서 마지막 선물들을 샀다. 


탑승을 기다리며... 여행을 함께 하신 이모와 어머니들 & 딸들 (우린 곧 만나자!)


떠날 시간이 되었다. 이모와 나는 56B와 56C 좌석이었는데, 바로 옆 A석에 핸섬한 독일 남자분께서 앉았다. 가운데 앉은 이모는 말을 걸어보라며... 혹시 아냐며... 그래서 대화를 했는데, 프랑크푸르트에 사는 엔지니어라고 했고, 자기 회사의 제품을 사용하는 한국의 거래처에서 제품의 문제가 생겨서 그걸 고치러 가는 길이라고 했다. 무척 친절하고 밝은 분이라 이모가 무척 마음에 들어하며 말을 계속 붙여보라고 했는데... 비행을 즐기고 계셨기에 계속 말을 붙이기도 그랬고, 기내식 먹고 나서는 바로 안대 쓰고 자버려서... 대화할 시간이라고는 이륙하고 잠깐, 착륙 전에 잠깐 뿐이었다. 아 그분 잘생겨서 우리 앞쪽에 앉아있던 다른 한국인이 계속 힐끔거리긴 했다. 말 붙여보려고...



기내식은 훌륭했다. 석식으로 비빔밥을 줬는데 싹싹 긁어먹고 화장실에 가서 세수를 한 후 마스크팩을 붙이고는 푹 잤다. 비행기 탑승 전에 혹시 몰라 멀미약과 진통제를 먹어서인지 허리도 아프지 않았다. (밤 비행이 체질인지도 모르겠다...) 아침으로도 밥이 나오니 좋았는데, 오믈렛이 더 맛있었다. 


착륙할 때가 되자, 옆에 앉아있던 (비행 중간에 이모가 다리 아프다고 하여 통로석으로 바꿔줬다.) 핸섬 독일남이 구름을 보라고 알려줘서 구름 사진도 찍었다. (잘생겼는데 친절하기까지~) 아래로 영종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기장의 안내 방송이 들려왔다. 우리는 인천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휴대폰 전원을 켰더니 밀려 있던 문자와 부재중 통화가 밀려들어왔다. 2주 남짓의 일탈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돌아가야 했다. 그래도 마무리는 끝까지 해야 해서 이모를 공항철도로 먼저 보내고, 대여했던 유럽 통합 유심을 반납하고 공항 리무진을 탔다. 퇴근시간에 걸려버려서 올림픽대로에서 꽤 오랜 시간을 보냈다. 


여행 내내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너무 마시고 싶었던지라, 공항버스에서 내리자마자 단골 카페에 들렀다.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원하게 마시고 집에 들어오니 벌써 해는 서산으로 넘어간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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