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 픽처스의 대표 음악이자, 애니메이션 <피노키오>의 OST
얼마 전 7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미국의 애너하임에서 디즈니의 격년제 엑스포 D23 이 열렸습니다. 이 행사에서 월트 디즈니 픽처스 산하의 여러 스튜디오는 차기작을 비롯하여 앞으로의 제작 계획 등을 발표했습니다. 개봉 예정인 신작의 트레일러가 공개되기도 하고, 또 주연 배우들과의 만남도 갖고...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디즈니 계열사들(마블과 루카스 필름)에서 제작되는 영화의 팬이기 때문에 무척 흐뭇하게 관련 정보들을 찾아본 며칠이었습니다. (떡밥!!! 떡밥을 더 내놔라!!!)
생각해 보니, 디즈니에서 제작되고 있는 많은 영상물들이 제 인생 전반에 걸쳐 꽤 많은 영향을 주고 있더군요. 어린 시절에는 <백설공주>,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같은 공주공주한 애니메이션을 주로 보았고, 학교를 다니던 학생 시절에는 부모님 손을 붙잡고 들어간 극장에서 <스타워즈 : 보이지 않는 위험>을 보고 스타워즈 덕후가 되었으며, 성인이 된 이후에는 뒤늦게 마블 스튜디오에서 제작하는 <어벤저스> 시리즈의 빠가 되었으니... 그야말로 30년에 걸쳐 만들어진 디즈니 덕후가 되었습니다. (물론 루카스 필름이 디즈니에 편입되기 전부터 빠였으니 그럴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디즈니에서 제작하는 작품들을 좋아하는 만큼, 그 작품에 들어가는 음악들도 좋아하는 편인데... 음악을 들으면 그 음악과 함께 보았던 영상이 자동적으로 떠오르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도 있겠지만, 워낙 디즈니 작품에 들어가는 음악들의 완성도가 높기도 하거든요. 자주 듣는 디즈니표 음악들로는 <인어공주>의 ‘Part of your world’, <라이언 킹>의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같은 애니메이션 음악들도 있고,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의 ‘He's pirate’, <스타워즈> 시리즈의 ‘Across the stars’, <어벤저스> 시리즈의 ‘Avengers assemble’ 로 대표되는 실사영화의 음악들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디즈니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악은 뭐니 뭐니 해도, 애니메이션 <피노키오>의 사운드 트랙이었던 ‘When you wish upon a star’가 아닐까 싶습니다. (지금은 바뀌었지만) 파란 월트 디즈니 컴퍼니의 로고가 나타나며 울려 퍼지는 이 노래가 가져다주는 힘은 굉장하죠. 우리를 꿈과 희망의 세계로 데려다줄 것 같은 기분의 보증수표라고 해야 할까? 로고와 함께 이 음악이 들리기 시작하면 가슴이 두근두근... 뛰기 시작합니다.
지금은 가장 좋아하는 디즈니의 음악임에도 불구하고, 제가 이 음악을 ‘음악으로’ 인지한 것은 디즈니의 만화가 아닌 일본 만화였던 <수다쟁이 아마데우스>를 보면서였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도서 대여점에서 우연히 빌려 읽게 된 만화책이었는데, 리에라는 여주인공이 뛰어난 바이올리니스트로 성장하면서 겪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보면 참 유치하기 그지없지만 그때는 눈물 펑펑 흘려가며 열심히 봤던 기억이 나네요.
‘When you wish upon a star’는 리에가 마리라는 음악적 라이벌이자 사랑의 라이벌을 만나 좌충우돌 사건들을 겪은 후, 리에가 마리의 시한부 인생을 알게 되어 극적으로 화해하고 간 바닷가 나들이에서 함께 연주한 곡입니다. 마리의 삶을 조금이라도 지탱시켜 달라는, 그리고 기적과도 같이 병이 낫게 해 달라는 두 소녀의 간절한 소망을 담은 연주였더랬죠. 그리고 그때 리에와 마리가 연주한 ‘별님에게 소원을’이라는 곡이 디즈니 애니메이션 <피노키오>의 사운드 트랙이었던 것을 알게 된 것은 겨우 얼마 전의 이야기입니다.
이 곡의 연주 버전을 여럿 들어봤지만, 유튜브에서 가장 ‘디즈니’스럽고, 가장 곡의 분위기를 잘 살린 연주는 몰몬교와 관련되어 있는 합창단 계정의 연주더군요. 종교적인 색채를 떠나, 하프의 청명한 소리로 시작하는 가장 디즈니스러운 도입부, 그리고 과하지도 않게 조화로운 합창... 합창단의 의상인 파란색까지... 가장 디즈니스러운 모습입니다. 오늘 밤 잠들기 전에 들으신다면 아마 오늘 밤에는 어린 시절처럼 꿈과 희망이 가득한 꿈을 꿀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