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근 詩曲 <내 영혼 바람 되어>
오늘은 세월호 희생자 단원고 2학년 허다윤, 이은화 학생의 발인날입니다. 아직 돌아오지 못한 미수습자 가족들을 배려한 다윤이와 은화의 부모님께서 장례식이라는 이름보다는 이별식이라는 이름으로 흰 국화 대신 붉은 장미와 수국으로 두 아이의 떠나는 길을 꾸며주셨죠. 그리고 어렵사리 돌아온 다윤이와 은화가 엄마 아빠로부터 먼저 간 친구들 곁으로 떠나게 되었습니다.
감히 은화와 다윤이 부모님의 마음을 짐작해 보건대, 아직 피지도 못한 꽃봉오리 같은 내 딸이 3년 만에 돌아왔는데... 돌아와 줘서 다행이라 생각하시면서도... 한편으로는 이게 뭐라고 3년이나 걸렸나... 싶어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셨을 겁니다. 하지만 다섯 분의 미수습자 가족들의 애타는 마음을 그 누구보다도 잘 알고 계시기에 당신들이 느끼는 그 수많은 감정들을 표현하지 못하고 삭히고, 또 삭히셨겠지요.
오늘은 은화와 다윤이 부모님을 위해 이 노래를 전하고 싶습니다. 이 노래 한 곡이 부모님들께 위로와 위안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을 잘 압니다. 먼저 자식을 저 세상으로 보내고... 그것도 세월호 사고라는 말도 안 되는 사고 때문에 먼저 보내고...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 아이 시신도 찾지 못해 애태우며 거리로 나서셨던 부모님께 티끌만큼이라도 위로가 될까요? 그 어떤 말과 글도, 그 어떤 음악도 그분들께 위안이 되지 못하겠지만... 제가 소중한 이를 잃고 힘들어하던 시기, 이 노래와 노래 가사가 제게 잠깐이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처럼 그분들께도 아주 잠시 잠깐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