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맘마미아! 2 - 히어 위 고 어게인> 시사회 후기
오랜만에 브런치 무비 패스 시사회를 다녀왔습니다. 제작 결정 소식부터 저를 흥분시켰던, 영화 《맘마미아!》의 후속작인 《맘마미아! 2 - 히어 위 고 어게인》의 시사회였습니다. 이미 ‘하루에 한 곡’ 매거진에서 제작 관련 소식과 함께 1편의 사운드트랙 중 ‘Our Last Summer’를 소개한 적도 있는데, 무척 기대가 컸습니다.
1편에서 5년 정도의 시간이 지나... 엄마 도나(메릴 스트립)와의 추억과 모든 것이 깃든 호텔 재개장을 앞둔 앞둔 소피(아만다 사이프리드)는 재개장을 기념하는 파티를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그녀의 곁에는 호텔의 지배인인 시뇨르 페르난도 시엔푸에고스(앤디 가르시아)와 든든한 새아빠 샘(피어스 브로스넌)이 함께 있습니다. 1편에서 소피의 약혼자였던 스카이(도미닉 쿠퍼)는 소피를 도와 앞으로 호텔 경영을 하기 위해 뉴욕의 호텔에서 경영을 속성으로 배우기 위해 그녀의 곁을 떠난 상태입니다. 그리고 엄마 도나 또한 1년여 전에 세상을 떠나 소피와 샘의 곁에 있지 않죠. 대신 호텔의 이름에 도나의 이름을 따 넣고, 호텔의 벽 곳곳에 도나의 사진들을 걸어두는 것으로 그들 곁을 떠난 도나를 기억하고 추억합니다. 도나를 기억하는 모든 사람들이 그녀를 그리워하겠지만, 특히 그녀와 가장 가까웠던 딸 소피와 배우자 샘은 상실의 아픔을 호텔 재개장을 통해 극복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그런 소피를 격려하기 위해 도나의 친구들이었던 타냐(크리스틴 바란스키)와 로지(줄리 월터스)가 칼로카이리 섬에 도착하고... 함께 모인 그들은 도나와의 기억과 추억을 떠올립니다. 이 과정에서 젊었던 날의 도나(릴리 제임스)와 타냐(제시카 키나 윈), 로지(알렉사 데이비스)의 우정, 도나와 해리(콜린 퍼스, 휴 스키너), 빌(스텔란 스카스가드, 조쉬 딜란), 샘(피어스 브로스넌, 제레미 어바인)의 만남과 사랑 이야기가 펼쳐지게 됩니다.
따지고 보면 이 영화는 10년 전의 전편의 프리퀄이기도 하고 동시에 시퀄이기도 합니다. 젊은 날의 도나 셰리던의 이야기는 프리퀄에 속하고, 전편보다 5년 후 호텔 재개장 파티와 관련된 이야기는 시퀄에 속하거든요. 이전 작품이 뮤지컬 《맘마미아!》의 스토리에 기초하고 거의 그대로 영화로 옮겨놨다면 이번 《맘마미아! 2 - 히어 위 고 어게인》은 이전에 존재하지 않는 스토리를 새로이 만들어냈다는 게 특징입니다. 이전 작품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내 아빠는 누군데?’ 였다면 이번 작품은 ‘엄마는 어쩌다가 내 아빠 셋을 만난 거야?’ 가 될 듯합니다. 영화를 끝까지 보다 보면 ‘옥스퍼드 졸업생인 엘리트 우리 엄마가 어쩌다가 그리스의 외딴섬인 칼로카이리까지 와서 미혼모로 나를 낳아 키웠나’가 되겠지만요. 또 영화 후반부에는 소피가 스카이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실제로는 이제까지 살아오면서 가장 멀리 떨어진 엄마를 그 어느 때 보다도 가깝게 느끼며 이해하게 되는 장면은 딸들이면 다 한 번쯤은 들어본 ‘너도 너 똑 닮은 애 낳아서 어미 돼 봐라, 내 심정 이해할 거다’를 그대로 스크린에 옮겨놓은 모습입니다. 전체적인 스토리텔링은 무난하고, 엄마라면... 혹은 딸이라면... 눈물 울컥하게 감정선을 건드리는 부분도 있습니다. 호텔 재개장 파티에서 다이나모스 이모들(타냐 & 로지)과 함께 소피가 부르는 노래 ‘I've Been Waiting For You’는 그 감정선을 터뜨려주는 한방을 날려버립니다.
하지만 전편에서 아바의 히트곡들을 모두 써 버리는 바람에 뮤지컬 영화로서 가져야 할 미덕인 강력한 뮤지컬 넘버(노래)가 적습니다. 사실 스토리 라인은 전편보다 더 짜임새 있지만 영화의 매력이 전편보다 덜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죠. 아바의 노래를 많이 듣고 자란, 소위 아바 팬들도 잘 모를 넘버들이 이야기에 맞춰 들어갔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니 전편에 안 쓴 넘버를 먼저 고르고 스토리를 맞춘 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넘버의 매력은 전편에 비해 많이 떨어집니다. 새로 들어간 곡들이 열 세곡이나 되는데 (전편에도 나온 곡 재사용한 건 다섯 곡) 영화를 보고 나와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가 겨우 ‘Andante Andante’ 정도랄까요. 뮤지컬 영화인데 사운드 트랙이 이렇게 아쉽기도 쉽지 않을 텐데 말이죠.
하지만 전편을 즐겁게 본 관객들이라면 전작에 출연한 출연진들을 다시 만나는 것으로 이 아쉬움이 어느 정도는 상쇄될 수 있습니다. 주연인 아만다 사이프리드, (비중은 적지만 적은 비중 씹어먹고 존재감 확실히 드러내는) 메릴 스트립, 피어스 브로스넌, 콜린 퍼스, 스텔란 스카스가드, 크리스틴 바란스키, 줄리 월터스, 도미닉 쿠퍼의 등장에 나도 모르게 미소 짓는 나를 발견하실 수 있으실 테니까요. 새로 합류한 젊은 도나인 릴리 제임스를 포함한 샘 · 해리 · 빌 · 타냐 · 로지 또한 아쉽지 않은 연기력과 춤과 노래를 선보입니다. 특히 릴리 제임스는 이번 영화가 그녀의 대표 필모가 될 것 같습니다. 연기도 노래도 춤도 뭐 하나 빼놓지 않고 잘 챙겨 왔더군요. 아, 특별 출연하신 할머니 루비 셰리던 역할의 가수 셰어의 카리스마 뿜뿜하는 모습도 무척 인상 깊고 좋았습니다.
기록적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는 이 여름,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부담 없이 이 영화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많은 기대를 해서 그런지 기대에는 못 미치는 영화였지만 그래도 어머니와 함께 다시 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개봉하면 한 번 더 보려고요.
엔딩 스크롤 끝에 짧은 서비스 쿠키영상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도 꼭 챙겨보시고요.
맘마미아! 2 - 히어 위 고 어게인
내러티브 ★★★☆ / 음악 ★★★ / 연기 ★★★★
총점 : ★★★☆ (3.5개 / 5개 만점)
한 줄 평 : 쓰고 남은 아바의 노래에 끼워 맞춘 창작 스토리. 그럼에도 눈과 귀는 즐겁다.
https://www.youtube.com/watch?v=O-I0k8FLJV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