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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인하 Nov 01. 2018

상실의 아픔을 아는 이라면

영화 <스타 이즈 본> 중에서, I'll  Never Love Again

❝본 글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해가 뜨면 해가 지는 게 당연하다.

물이 들어오면 빠져나가는 것 또한 당연하다.

만남이 있으면 당연히 이별도 있다.


당연한 이야기, 결말이 보이는 뻔한 스토리이지만 이런 클리셰적인 이야기가 잘 먹힐 때도 있죠. 그래서 한국 막장 드라마는 매번 새로운 시청률 기록을 세우기도 하니까요. 영화 <스타 탄생(A Star Is Born)>은 1937년에 처음으로 영화로 제작되어 1954년, 1976년에 다시 리메이크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은 이야기입니다. 제가 보고 온 2018년작 이 영화는 1937년 영화 버전의 리메이크로 제작된 영화입니다. 가수 레이디 가가가 주연을 맡은 작품, 그리고 배우 브래들리 쿠퍼의 감독 데뷔작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감독의 첫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제75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비경쟁 부분에도 출품한 작품이니 꽤 괜찮은 작품이라고 말씀드려도 될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Zt6 gmuFRUQ4

<스타 이즈 본> 감성 예고편

https://youtu.be/zQrnZXZCStY

<스타 이즈 본> 1차 공식 예고편




탑 스타인 잭슨 메인(브래들리 쿠퍼)은 공연장 밖에서는 늘 만취해 있습니다. 귓병(이명)이 심해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인지, 무대를 떠나서 오는 공허함 때문인지, 아니면 자기 안에 내재되어 있는 어두움 때문인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앨리(레이디 가가)를 처음 만난 날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차에 둔 술이 떨어지자 운전사에게 차를 멈추게 하고 들어간 곳이 앨리가 공연하고 있는 바였죠. 처음에는 노래를 잘 하는 저 여자에 대한 호기심이 시작이었겠지만, 운명이 두 사람을 묶어놓습니다. 하룻밤 사이에 음악이라는 공통 관심사, 싱어송 라이터라는 공통점이 빠른 속도로 두 사람의 마음을, 서로에게 물들여놓았습니다. 앨리는 잭(잭슨의 애칭)의 공연에서 건반을 치고 같이 노래를 하며 그토록 가고 싶었던 뮤지션의 길을 걷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공연장에 찾아온 매니지먼트사 관계자에게 음반 취입 제안을 받게 됩니다. 서서히 성공가도를 달리게 되는 앨리, 앨리가 바빠진 만큼 술과 마약에 더 의존하게 되는 잭. 두 사람은 서로의 커리어가 엇갈리는 와중에도 서로에 대한 마음이 식지 않아 결혼까지 하게 되고 함께 살게 됩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앨리는 계속 성공가도를 달리고, 잭은 그에 비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었죠. 앨리가 그래미 신인상을 받던 자리에서 잭은 술과 약물 복용으로 인해 실수를 하게 되고, 그로 인해 앨리는 대중의 비난을 받게 됩니다. 잭은 자신을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앨리를 위해 알코올 중독과 약물 중독을 치료하겠단 마음을 먹고 재활센터에 입소했습니다. 잭이 재활센터에 입소해 치료를 받는 동안 앨리는 대중의 비난을 묵묵히 감수했지만 잭을 사랑하는 마음에 이 사실을 숨겼지요. 하지만 앨리의 매니저는 그런 사실을 잭에게 알리고, 잭은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 ‘I’ll Never Love Again’은 앨리가 세상을 떠난 잭을 위한 추모 음악회에서 슬픔을 삼키며 부르는 노래입니다. 레이디 가가의 가창력이 더해지며 울림이 한층 더 커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납니다. 일로 만나는 경우도 있고, 사적으로 만나는 경우도 있겠죠. 처음부터 끝까지 ‘이 사람을 내가 왜 만나고 있나’ 싶은 사람도 있을 거고, 처음 만났는데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것처럼 편한 사람도 있을 겁니다. 영화 속의 잭과 앨리처럼 언제 마음이 물들었나 자기 자신도 모를 정도로 운명적인 만남도 있을 거고요. 하지만 그런 만남들도 언젠가는 끝이 있을 겁니다. 그게 어떤 종류의 이별이 되었건 간에 말이죠.


노래 ‘I’ll Will Never Love Again’은 그런 상실의 아픔을 아는 사람들의 가슴을 후벼 파는 노래입니다. 뮤지션으로서, 스타로서 성공을 즐기느라 운명의 상대를 끝내 지키지 못한 앨리의 마음이 레이디 가가의 목소리를 통해 증폭되어 전해집니다. 저 또한 그 부분을 보는 동안 눈물을 펑펑 쏟았고 저와 같이 영화를 본 많은 관객들이 이곳저곳에서 눈물을 훌쩍였습니다.


아마 앨리는 이 무대에서 이 노래를 부른 후 삶을 계속해서 살아나갈 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잭과 함께 했던 즐거운 기억, 행복했던 기억이 추억이 되어 남겠죠. 그리고 사랑을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도,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실감 또한 맘 한구석에 남아 이따금씩 가슴 한 구석을 아리게 만들 겁니다. 하지만 ‘The show must go on’. 인생 또한 계속되어야 할 쇼처럼 흘러갈 겁니다. 새로운 사랑은 다시 하지 않을 거라는 그 노래가 무색하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면 찾아오는 대로, 사랑이 떠나가면 떠나가는 대로... 남겨진 사람의 삶도 그렇게 흘러가야 하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52nfjRzIaj8

영화 <스타 이즈 본> Soundtrack 중에서, I'll Never Love Ag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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