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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유재 Aug 06. 2024

7시 42분 잠실역

8월 6일 출근길

  버스를 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유 00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기 잠실역 나왔는데, 경찰차에 소방차에 응급차까지 죽 있는데 뭔 일이 났나 봐?"

  알아보니 '살인예고' 때문이었다. 어제저녁 7시 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왔었다.

  '내일 아침 잠실역에서 20명...'라는 글이 게시되었다가 곧바로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매체에 퍼지고 신고가 들어갔다.

  어제 서현역에서 차량 돌진과 흉기난동 사건이 일어난 후 다수의 범행 예고 글이 올라오고 있었다. 뉴스는 흉흉함으로 가득했다. 지하철 속 사람들의 표정은 이전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이들의 휴대전화에도 두려움과 걱정이 봇물 터지듯 솟구칠만한데 표정으로는 알 수 없었다. 출근의 엄숙함이 이들을 무표정으로 만든 것일까?


  신당역에서 환승하기 위해 2호선으로 걸어갔다.

  '신당역...'

  일 년 전 신당역에서도 참혹한 일이 있었다. 내가 지하철을 타는 바로 한 개 층 위에서 벌어졌다. 그 당시 많은 시민들이 깊은 슬픔을 표현했는데 지하철을 갈아타며 직접 한 번 눈으로 본 적이 없었다. 그렇게 비극을 옆에 두고 출근을 했었다.


  '재난이란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과 국가에 피해를 주거나 줄 수 있는 것'을 말한다. 재난은 자연재난과 사회재난으로 나눌 수 있다. 자연재난에는 태풍, 홍수, 호우, 강풍, 풍랑, 해일, 대설, 한파, 낙뢰, 가뭄, 폭염, 지진, 황사, 조류 대발생, 조수, 화산활동, 소행성ㆍ유성체 등 자연우주물체의 추락ㆍ충돌,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자연현상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재해가 있다. 사회재난에는 화재, 붕괴, 폭발, 교통사고(항공사고 및 해상사고), 화생방사고, 환경오염사고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피해와 국가핵심기반의 마비, 감염병 또는 가축전염병의 확산, 미세먼지 등으로 인한 피해가 있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은 국가 등의 책무를 분명하게 규정하고 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재난이나 그 밖의 각종 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ㆍ신체 및 재산을 보호할 책무를 지고, 재난이나 그 밖에 각종 사고를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하여 노력하여야 하며, 발생한 피해를 신속히 대응ㆍ복구하여 일상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ㆍ시행하여야 한다.'


  재난과 각종 사고가 연일 증가하는 것 같다. 흉악하고 잔인한 사고가 가까이에서 벌어지고 있다. 잠실역에 도착했다. 대합실에 경찰로 보이는 이들이 이인일조로 주변을 살피며 걷고 있었다. 바깥에는 차도 한쪽에 경찰차들이 서있고 조금 떨어져 소방차와 응급차가 서있었다. 경찰 여러 명이 방검복을 착용한 채 순찰하고 있었다.


  예방은 정말로 중요하고 더더욱 노력해야 하지만,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피해자들에 대한 깊은 위로와 간접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한 위무도 절실하게 느껴졌다. 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희망해 본다.


*실제 사건 발생은 2023년 8월 4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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