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장준 Mar 19. 2020

동종 업계의 선배를 만나러 가자.

직장인이 독립하는 법

직장 생활만 하다가 독립하려니 막연하고 두려운가? 혹시 돈을 못 벌게 될까 불안한가? 그렇다면 당장 선배들을 만나러 가자. 나보다 앞서간 사람들 말이다. 내가 안정적으로 직장을 다니는 동안, 방위와 위치를 결정하고 온갖 풍파에 휩싸여 돛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한 그들. 시험을 대비할 때도 기출문제를 풀듯이, 그들의 말을 들어서 결코 나쁠 건 없다. 물론 추구하는 환경과 무대에 오른 시간적 차이가 있기에 그들의 말에 너무 의존할 필요는 없지만, 직접 만나면 확실히 도움이 될 것이다. 그들을 만나서 이것저것 물어보자. 무슨 일을 하는지, 돈은 얼마나 버는지, 업무 강도는 어떤지, 나에게도 추천을 할 수 있는지... 내가 걷고자 하는 길을 예측해 보고 생태계를 파악해 볼 수 있다. 주변에 인맥이 없어도 상관없다.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되니까.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해당 분야의 전문 프리랜서를 찾아도 좋고, 온라인 서점이나 도서관 검색창에서 책을 쓴 저자를 만나도 좋다. 커피 한 잔 대접하겠다고 과감하게 전화를 걸자.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내가 접근하면 그들은 나를 경쟁자로 여기고 경계할 것이라는 게 이유다. 가뜩이나 경쟁이 치열한 세상에 나 같은 잠룡(?)을 내버려 두겠나? 그들이 뭐가 아쉬워서 나를 만나주겠나? 이런 말을 하곤 하는데 그런 생각은 기우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성공하는 사람들은 그런 행동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진짜 프로들은 개방적이다. 그리고 포용적이다. 무엇보다 심적 여유가 있다. 그들은 어떻게든 상호 호혜적인 관계를 구축해서 서로 돕기를 원한다. 내 실력이 모자라면 모자란 대로 쓰임새가 있을 것이요, 내가 우월하다면 그들은 나로부터 배우려 할 것이다. 거기서 갈린다고 보면 거의 정확하다. 만약에 만나자고 했을 때 굳이 배타적인 사람이라면 버려도 좋다. 아마 그리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기분 나빠서 저주하는 것이 아니다. 합리적으로 그렇지 않은가?


선배를 만나는 건 일종의 영업이다. 그들과 커넥션을 만들어 놓는 것이다. 나보다 앞서간 사람을 나의 멘토로 삼으면서 앞으로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동종 업계에 듬직한 선배나 후원자가 있다. 망망대해에서 운을 좇지 말고, 놀더라도 기회가 나올 법한 곳에서 놀아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쩌면 그들로부터 일감을 받게 되는 행운을 얻을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경력이 많은 선배들은 일을 가려서 하기 때문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그들이 몇 년이 지나도록 생존했다는 얘기는 그만큼 일이 많다는 얘기고, 강사의 경우로 예를 들면, 시간이 겹치거나 먼 지방에서 강의 의뢰가 들어올 경우 다른 사람을 대신 보내야 할 때가 은근히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요하다면 그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것도 좋다. 혹시 빈자리가 있으면 언제라도 연락을 달라고. 처음에는 보조 강사 역할이라도 하겠다, 지방에 강의가 생겼을 경우 나에게 먼저 연락을 달라고 요청하자. 영업이라는 게 별거 없다.


참고로 아무리 유명한 선배라도 피해야 할 사람이 있다. 우선, 초보 프리랜서나 사업자인 내게 일감을 주면서 너무 오랫동안 무보수를 강요하는 사람이다. 물론 일종의 인턴십이라 생각하면, 한두 달 정도 혹은 1~2번 정도는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처음에는 나에 대한 실력과 명성이 전혀 검증이 안 된 상태이기 때문에 내가 먼저 무보수를 제안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이상은 곤란하다. 같은 프리랜서 사업자로서 상대방의 몸값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과는 좋은 관계를 이어갈 수 없다. 또 피해야 할 사람은 내가 널 키워줄 테니 내가 진행하는 강사 양성 과정을 이수하라고 제안하는 사람. 한술 더 떠 수강료가 무척이나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면 경계해야 한다. 한편, 교육 과정은 무료이나 나중에 독립해서 강의를 할 때 내가 제공하는 강의 교안이나 템플릿을 써야 하니 라이센스료를 지불하라고 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피하는 게 좋다. 상호 호혜적인 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 스타트업세일즈연구소 유장준




매거진의 이전글 이제 영화 보는 사람 말고, 찍는 사람이 되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