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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에서 온 언니 Oct 10. 2022

좋은 사람이라는 착각

7세의 조언 ㅜㅜ

유치원 교사 시절에도, 공부방을 운영할 때도 모든 일은 일 자체로 힘들기보다는 인간관계가 항상 가장 힘들었다. 아마 이 말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 어떤 직장생활도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닌 이상 관계에서 오는 불편함과 문제들이 직장생활을 힘들게 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나는 한다고 했는데 그 일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착한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나를 나쁜 년으로 만들 때가 있다. 정말 그보다 억울한 일이 있을까 싶다. 당장 뛰어가 해명하고 싶지만 그 조차 가능하지 않을 때는 고구마 100개 먹은 것보다 더 속이 답답하다.     

얼마 전 설거지를 하다가 울컥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젖은 손으로 코를 풀고 있는데 둘째 아이가 다가온다.

“엄마 우는 거야? 왜 울어? 나 때문에 울어?”

“아니~~ 엄마가 왜 지안이 때문에 울어. 아니야.”

“그럼 왜 우는데?”

뭐라고 말해야 하나... 잠시 정적...

“그냥 속상해서. 친구가 엄마 마음을 몰라줘서...”

“엄마가 엄마 마음을 친구한테 잘 말해줘야지. 그래야 알지~~ 울지 마 엄마...”

일곱 살짜리 고사리 손에 토닥토닥 받으면서 나는 또 찔끔 눈물을 흘렸다.     




소통의 부재. 그렇다 일곱 살짜리도 아는 것을 나는 왜 이렇게 울고 있는가.

시간이 지나 그 일을 다시 한 발자국 멀리서 바라보면 누구의 잘못인지 잘 모를 때가 많다.

그때는 내가 백 프로 옳았고 그 사람이 백 프로 잘못했었는데 그래서 억울해서 잠이 안 올 때가 있었는데,

차근차근 그 일을 남 일인 것처럼 바라보다 보면 모든 일에 일방적인 것은 없다.

나이 마흔이 지나고 보니 나에 대한 믿음이 더 흔들흔들거린다.

내가 틀릴 수도 있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의 기준도 이제 흐릿하다.

나는 내가 좋은 사람인 줄 알았는데 나는 정말 좋은 사람일까?

내가 했던 모든 행동은 정말 그 사람을 위한 거였을까?

별로 남의 시선에 신경 쓰면서 살지 않는다고 자신했는데 사실은 누구보다 좋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던 건 아닐까 생각한다.

어느 순간 내가 참 가식 덩어리처럼 느껴져 낯설 때가 있다.

나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아직은 나쁜 사람일지도 모르겠다.

아마 그 사람도 그랬겠지. 나쁜 사람이 되고 싶었던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를 나쁜 사람으로 몰고 내가 피해자인 척했던 그 시간들... 사실은 내가 나쁜 사람이었나...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에 밑줄을 그어주고 싶다. 나라도 내편이 되자

나는 언제 진짜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걸까?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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