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마케팅 부럽지 않은 아프리카의 브랜드 홍보

by 마포구타자기

검은대륙. 아프리카를 수식하는 수 많은 말 중,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말이자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말은 '검은 대륙 아프리카'가 아닐까. 왠지 모르게 뉴스기사나 책 언저리 그 어디선가 마주쳤던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과 함께, 이 말 자체가 그리 낯설게 다가오지 않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필자 본인이 지금까지 케냐에서 생활을 해오면서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수식어 역시 '검은대륙' 아프리카이다. 새로운 문화와 만나는 그 순간과 느낌이 좋아서 세계 이곳 저곳을 꽤나 여행해왔지만, 아프리카처럼 다채로운 곳은 그 어디에서도 본 적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지구 상 가장 다채로운 대륙을 꼽으라면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바로 아프리카를 꼽을 정도이다.


키워드 '검은대륙' 구글링 결과. 사진. 작은흑염소


'다채롭다'는 데에는 여러가지 맥락이 있을 수 있겠지만, 오늘은 케냐 시골마을의 거리와 풍경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나이로비 같은 큰 도시들은 어떠한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필자가 사는 이 조그만 시골마을은 거리 자체가 말 그대로 알록달록하다. 벽돌 건물들 표면에 페인트로 칠해진 간판들 때문이다.



온 동네가 벽화마을


IMG_7210.JPG 필자가 사는 동네 주변의 건물들. 모두 페인트로 칠해졌으나 그 퀄리티가...! 사진. 작은흑염소.


SAM_7196.JPG 필자가 출장 갔을 때 점심을 먹었던 식당. 들어가기전부터 건물이 너무 예뻐서 찍은 사진만 수 십장. 참고로 맛은 없었음. 진짜 없었음. 사진. 작은흑염소.


지난 글들에서도 몇 번 언급했던 것처럼, 이 곳에서 필자가 하고 있는 업무의 특성상 외근이 잦은 편이다. 외근은 가깝게는 10-20분 거리의 마을이 될 수도 있지만 멀리는 2시간 이상이 될 수도 있다. 오랜 이동시간에 지칠 법도 하지만, 필자에게는 오히려 외근 가는 길이 잠시 핸드폰을 멀리두고 창 밖으로 비치는 알록달록한 시골의 거리를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필자가 사는 지역은 수도 나이로비에서 6-7시간정도 떨어진, 말하자면 시골 중의 시골이다. 그래서 그런지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대리석 건물이나 유리 건물들을 많이 볼 수 없다. 사실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대신 이 곳에서는 벽돌이나 나무로 만들어진 건물들을 많이 볼 수 있고 더 외진 곳으로 갈수록 흙집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건물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기위해 사용하는 방법이 '페인트 벽화'라는 점이다. 각각의 건물들은 우리나라처럼 네온사인 간판이 달리는 것 대신에, 상점이나 회사의 정체성을 나타낼 수 있는 색의 페인트로 간판이 '그려진' 모습을 하고 있다.




최고의 브랜드 홍보방법, 벽화건물


처음에는 그저 '예쁘다'거나 '독특하다'라고만 생각하고 지나쳤었다. 옛날 우리나라의 영화관 간판들을 생각나게 하는 것도 같아서 반갑기도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니 이것은 엄청난 브랜드 홍보 방법이었다! 물론 필자는 마케팅이나 브랜드 홍보에 대해서는 아는게 1도 없지만 잠재적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야기해보자면 화려하게 건물을 꾸미지 않은 상점들보다 자신만의 색깔로 알록달록하게 꾸민 상점이 더 애정도 관심도 시선도 많이 가기에 당연히 더 잘 기억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나중에 필요한 일이 있다면 단번에 생각날 것도 당연한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이미 꽤나 성공적인 홍보방법이 아닐까.


IMG_6934.JPG 가장 대표적인 예시로 Safaricom 건물이 빠질수가 없지. 사진. 작은흑염소.


IMG_6935.JPG M-PESA 건물도 빠지면 섭섭함. 사진. 작은흑염소.


실제로 케냐 전역에 퍼져있는 Safaricom 이나 M-Pesa 건물들은 녹색으로 건물 전체가 칠해져있어서 그 정체성이 아주아주 확고하다. 대부분의 케냐 사람들은 아주 멀리서 온통 초록색으로 칠해진 건물을 본다면 당연히 Safaricom이나 M-Pesa 건물로 인식할 것이다.


이는 은행이나 관공서도 예외가 아니다. Equity Bank와 같은 은행이나 Huduma Center와 같은 정부 건물들도 그들만의 색깔이 있고 그러한 색의 페인트로 건물이 칠해져있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그 건물이 어떤 건물인지 그 정체성을 아주 멀리서부터 단번에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어딜 가던 자유롭게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고 심지어 이동 중인 땅 속 지하철에서도 인터넷을 쓸 수 있는 한국에서는 물론 SNS 홍보방법은 엄청난 영향력을 끼친다. 하지만 와이파이도 흔하지 않고(본 매거진 와이파이 편 참고) 휴대폰 데이터도 매 번 충전해서 쓰는 케냐의 시골에서는 벽화 건물이 그야말로 최고의 브랜드 홍보방법이 아닐까.




오늘의 이 글이 당신에게 아프리카를 이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길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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