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넘어 오프라인까지...노출과 편리함의 경계에서
<사진 출처: flickr>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기업은 자신의 고객이 누구인지 항상 궁금해왔습니다. 설문조사, 쿠폰, 전화나 방문 등 다양한 고객서비스(CS) 활동을 하는 목적도 여기에 있었죠. 고객, 즉 이용자를 파악하는 것은 이윤을 만들어내는 집단에게는 필연적입니다. 이들이야말로 비즈니스를 해야 할 방향을 알려주는 나침반이기 때문이죠.
1990년대 중반부터 인터넷이 보급되고는 웹분석(Web Analytics)이 화두였습니다. 구글애널리틱스(GA)와 같은 웹분석 도구를 통해 사이트에 접속하는 유저들의 숫자, 경로(referrer), 클릭 패턴, 최종 구매 등의 정보를 직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죠.
2010년부터 스마트폰이 본격 등장하고 난 뒤에는 앱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추적(tracking)하는 도구들이 등장합니다. 그 결과 파이브락스, 튠, 코차바 등 앱트래킹만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도 등장했죠.
스마트폰은 웹에 비해 분석할 수 있는 요소가 많습니다. 최근 만났던 앱리프트 창업자 팀 코스첼라의 설명을 들어보겠습니다.
PC 환경에서는 이용자의 쿠키(Cookie)만을 분석해 광고 효과를 측정해왔습니다. 비교적 단순했죠. 하지만 모바일은 이용자의 스마트폰 기기, 맥어드레스, 쿠키 등 다양한 요소를 통해 타깃 이용자를 더욱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 접속하면 이용자의 쿠키가 남습니다. 어느 사이트를 방문했는지를 기록해주는 키워드인 셈인데요. 웹분석 도구는 추적코드를 심어 이용자의 쿠키를 수집, 분석합니다.
쿠키(cookie): 하이퍼 텍스트의 기록서(HTTP)의 일종으로서 인터넷 사용자가 어떠한 웹사이트를 방문할 경우 그 사이트가 사용하고 있는 서버에서 인터넷 사용자의 컴퓨터에 설치하는 작은 기록 정보 파일을 일컫는다. '쿠키'라는 이름은 그림 동화 '헨젤과 그레텔'에서 가져온 것이다. 헨젤과 그레텔이 지나온 길을 표시하기 위해 쿠키 조각을 떨어뜨리며 표시했다는 이야기에서 따온 것이다. HTTP 쿠키, 웹 쿠키, 브라우저 쿠키라고도 한다. 이 기록 파일에 담긴 정보는 인터넷 사용자가 같은 웹사이트를 방문할 때마다 읽히고 수시로 새로운 정보로 바뀐다. <출처: 위키피디아>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쿠키뿐만 아니라 더욱 다양한 요소를 수집, 분석할 수 있죠. 위에서 언급한대로 이용자의 스마트폰 운영체제(OS)가 안드로이드인지, iOS인지, 윈도우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으며, 네트워크 어댑터에 부착된 준 고유 식별 숫자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또한,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소셜미디어와의 연동을 통한 데이터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가령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에서 페이스북 ID로 가입하게 할 경우 이용자의 ID, 성별 등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죠(설정에 따라 차이는 있습니다).
그러더니 이제는 오프라인으로까지 확장하기 시작합니다.
네, 맞습니다. 2010년 즈음에 오프라인 위치 기반 서비스(LBS)들이 많이 등장했습니다. 포스퀘어가 선봉에 있었고, 아임인, 씨온 등 다양한 서비스가 있었죠. 하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에서 위치 인식 기능을 추가하자 플랫폼의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서비스가 없어지거나 이용률이 떨어졌죠.
제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오프라인 확장'의 의미는 O2O(Online to Offline)에 있습니다. 이용자의 오프라인 위치를 측정하는 비콘(Beacon)과 같은 서비스는 매력적입니다.
비콘의 특징은 정확한 위치를 측정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그 중 최고는 BLE입니다. 가령 사운드태그의 경우 대상이 ‘있다’와 ‘없다’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소음이나, 같은 주파수대의 신호가 가까운 곳에서 동시에 터지게 되면 인식에 장애를 겪을 수도 있죠. BLE는 신호 세기(TxPower)와 RSSI 값을 계산해 정확한 위치를 측정합니다. 1미터 떨어진 곳과 30미터 떨어진 곳에서 각각 -20DB과 -30DB라는 TxPower 값을 날리더라도 떨어진 거리로 인해 RSSI 값이 달리 측정됩니다. - 마트에 간 비콘?
또한, 각종 배달앱, 우버, 에어비앤비, 고고밴과 같은 온디맨드 서비스 모두 이용자의 오프라인 위치를 기반한 플랫폼들입니다.
최근 유행처럼 등장한 '핀테크(FinTech)'는 또 어떠한가요. 올해 초 마이크로소프트웨어가 진행한 좌담회에 참석한 박성혁 PAG&파트너스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핀테크의 갑작스런 등장은 경기 침체와 관련 있습니다. 금융 자산의 상당부분이 현금으로 돌아가는데 추적이 어렵죠. 카드를 많이 쓸 것 같지만 세계적으로는 아닙니다. 현금 영수증을 발급하는 나라도 추적이 어렵다고 합니다. 현금 자체가 무기명을 전제하니까. 여기서 핀테크가 부각되는 이유는 미국과 영국이 리세션(*경기후퇴국면)이라서입니다. 세금을 더 걷거나 거래를 파악해야 하는 상황인데 어떻게 추적해야 할까요? 기술로 추적해야 합니다. 핀테크를 통한 거래가 편해지면 사람들이 쓸 거고, 정부 입장에서도 거래 추적이 가능합니다. 중국에서도 이걸로 위폐가 줄어들고, 현금 발행 비용 자체가 줄어드니까 정부 차원에서 핀테크를 미는 거죠.
결국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되면서 이제는 사람들의 나이, 성별, 온라인의 이용 패턴을 넘어 현재 위치,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이용 패턴과 같은 데이터에도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셈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기술이 모든 개인을 감시하는 '빅브라더' 그 자체라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빅브라더 사회의 핵심은 개인의 정보를 국가가 수집하고 이를 개인 통제로 사용하는 것에 있다. 하지만 빅데이터는 개개인의 익명성을 보장한 채로 그들의 몇가지 행동을 통해 다음 행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로 개인 정보와는 다른 개념이다. 분석하고자 하는 대상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다음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또 빅데이터라는 용어의 탄생 배경 자체가 빅브라더 사회의 의도와 다르다. 투자자본수익률(ROI)를 확보했기 때문에 상용화된 개념이다. 즉 예전에는 데이터 저장에도 수많은 비용이 들었던 것을 X86 서버와 같은 저가 장비를 통해서 저장·분석이 가능하면서 등장한 개념이다. 빅브라더는 개인의 정보에 대한 이야기고, 빅데이터는 데이터 속성과 관련된 것이다. 더 많은 데이터가 저장되면서 개인 정보가 해킹 등을 통해 노출될 경우 피해가 커지는 문제와는 다른 의미를 갖는다. - [유재석의 비틀어 보기] 빅데이터 빅브라더의 허와 실
다만, 이러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의 정보 수집이 점점 편리해지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을 필요는 있습니다. 우리의 정보를 요구하는 서비스들이 앞으로는 더 많아질 겁니다. 온오프라인을 예측할 수 있는 시대.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한 단면이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자발적으로 프라이버시를 노출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통해 자신의 속 얘기를 사람들에게 알렸던 것에서 시작한 이 흐름은 페이스북 체크인 기능을 통해 현재 위치한 장소를 공개한다. 그뿐 만이 아니다. 우리의 정치적 성향, 구매 패턴도 자연스럽게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