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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재석 Sep 11. 2015

아이패드 프로는 왜 iOS를?

맥북에어를 능가하는 12.9인치 대화면...모바일로 '올인'

12.9인치 태블릿, 799달러, 물리적 키보드, 스타일러스펜(애플펜슬), 그리고 iOS


 9월 9일(현지시간) 열린 신제품 발표 행사에서 애플워치에 이어 두 번째로 공개된 제품 '아이패드 프로'를 설명하는 키워드 다섯 가지다. 아이패드 프로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명료했다. 랩탑의 '생산'과 태블릿의 '소비' 두 가지 키워드에 대한 애플의 고민이 담긴 결과물이라는 점이다. 아래의 두 기사를 보면 아이패드 프로에 대한 평가와 직접 만졌을 때의 느낌을 간접 체험할 수 있을 것이다.


관련 기사
소비에서 생산으로 눈 돌린 아이패드 ’프로’ 핸즈온(더기어)

패널 크기 빗장 푼 ‘아이패드 프로’ 대화면과 애플펜슬로 ‘혁신’ 예고(마소)


나에게 가장 많은 가르침을 준 스승이자 선배,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의 도안구 편집장은 아래와 같은 평가를 했다.


물론 두 회사(MS와 애플)가 '생산성'이라는 키워드로 모처럼 격돌을 하게 생겼지만 차이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서피스를 태블릿'PC'로 포지셔닝 했다. 소비형 기기보다는 여전히 '생산'에 방점을 찍었다. 반면 아이패드 프로에는 OS X가 아니라 iOS가 들어가 있다. 물론 iOS9에 생산성 관련된 기능들이 대거 탑재되면서 준비를 마쳤다고는 하지만 완벽한 생산성 포지셔닝은 아니다. 하지만 이 시장은 누군가 들어오게 되어 있다. 애플이 IBM, 시스코와 손잡고 엔터프라이즈 영역에 들어가려고 과감한 투자를 한다. 완벽한 생산성에 무게를 둔 MS와 약간의 생산성을 가미한 애플의 공략이다. - [도안구의 테크수다]MS 서피스야, 그동안 몰라봐서 미안하다!!!


서피스3. 출처: 마이크로소프트웨어 조수현 기자


나 역시 아이패드 프로를 보자마자 든 생각은 "MS가 좋아하겠네"였다. 아이패드 프로를 통해 랩탑과 태블릿 사이의 어중간한 위치(이를 테면 서피스 같은?)의 제품군이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랄까. IBM, 시스코와의 협업을 통한 엔터프라이즈 시장 진출 역시 설득력 높은 평가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이패드 프로와 관련된 수많은 기사를 읽고, 또 읽어도 해소되지 않는 의문이 하나 있었다. 왜 iOS를 운영체제(OS)로 내세웠느냐는 것이다. 아이패드 프로에 왜 OS X가 도입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이기도 하다.



아이패드 프로의 크기는 12.9인치다. 맥북에어의 가장 작은 사이즈는 11인치고, 맥북은 12인치다. 맥북 프로는 13인치부터다. 화면의 크기를 봤을 때 랩탑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우연인지(?) 이날 아이패드 프로 프레젠테이션 중 타사 임원 두 명이 등장한다. 한 명은 MS에서 오피스를 담당하는 부사장, 다른 한 명은 어도비 임원이었다. 과거 태블릿은 콘텐츠의 '소비'에 집중한다면 이제는 '생산'의 영역으로 들어서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는 셈이다.


그런데 왜 iOS냐고?



이유를 말하기에 앞서 올해 7월 발표된 애플의 3분기(4~6월) 실적을 봐야할 것 같다. 뉴시스의 '애플, 3분기 매출 전년比 33%↑…아이폰 쾌주'를 인용했다.


애플은 2015년 회계년도 3분기(4~6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한 496억1000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38% 늘어난 77억4000만 달러를 올렸다. 실적을 견인한 것은 단연 아이폰이다. 애플은 3분기중 총 4740만대의 아이폰을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5% 늘어난 것이다. 3분기 전체 매출에서 아이폰(314억 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63%에 달한다.


많이 팔았네?


그렇다면 맥과 아이패드는 어떨까.


애플의 맥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늘어난 470만대로 집계됐다. 매출은 60억300만 달러에 달했다. 아이패드는 같은 기간 18% 감소한 1090만대에 그쳤다. 매출은 45억4000만 달러다.


12인치 맥북 골드가 참 예쁘긴 하지만 판매량이 그다지 높지는 않았나보다. 현상 유지 정도라고 해석하기에도 신제품의 역할이 크지 못했다는 평가를 할 수 있다. 심지어 태블릿은 추락하고 있다. 전년 동기 1327만 대, 전분기 1262만 대. 내리막길의 연속이다.


정리해보면 OS X에 기반한 PC 시장은 정체다. iOS가 내장된 아이폰은 초 강세(매출 비중 63%)이지만, 태블릿 매출은 순이익만도 못하다. 3분기 실적을 본 팀쿡은 어떠한 생각을 했을까.



PC 영역은 수요가 계속 있겠지만 새로운 시장은 아니다. 태블릿 시장은 전망이 좋지 않다. 하지만 애플은 앱 생태계라는 플랫폼적인 강점을 갖고 있다.


위와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이번 애플 신제품 발표 행사의 슬로건은 '한 가지 바뀐 것은 모든 것(The only thing that's changed is everything!)'이다. 이러한 슬로건 아래 2번 타자로 나온 제품이 아이패드 프로다. 다시 생각해보니 원모어띵이 없었기에 가장 비중이 높은 위치에 아이패드 프로가 자리를 잡았다.


신제품 발표가 끝난 뒤 나는 '애플, 체크포인트를 넘어서다'는 제목의 글을 쓰며, 아래와 같은 평을 했다.


팀쿡은 이날 행사에 말미에 "우리의 새로운 제품이 바꾸는 것은 모든 것"이라며 "우리에게 대단한 아침이었다"고 선언했습니다. 그의 선언에는 잡스의 애플을 지우고, 새로운 포스트 모바일 시대를 준비하는 팀쿡의 애플을 만들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었습니다. 애플은 기능과 아름다움, UI, UX를 최고의 조합으로 결집시킨 제품들을 만들어왔던 잡스의 시기를 지나, 웹(PC)에서 앱(모바일) 중심으로 변화하는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것으로 위치가 바뀌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은 iOS 기반의 대형 태블릿이 얼마나 생산성이 있겠느냐는 의문을 보인다. 하지만, 애플은 사용자의 트렌드를 쫓아가는 회사가 아니었다. 불편하더라도 사용자를 자신의 UI로 끌어들여왔다. 일찍이 매킨토시 컴퓨터가 그랬고, 3.5인치 화면의 아이폰이 그랬으며, 시곗줄 생태계를 만든 애플워치가 그랬다.(물론, 그 사이 많은 제품들이 망했다.)


애플은 아이패드 프로를 한 번 시도해보고 버리는 제품으로 공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미래의 '태블릿형 랩톱'으로 자리잡게 할 목적이 분명히 담겨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패드의 OS는 정체된 시장의 OS X가 아니라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는 iOS여야 하지 않았을까. 이미 iOS9은 화면 나누기와 같은 멀티태스킹이 된다.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겠지만,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TV를 포함해 모든 OS의 라인업이 모바일 기반으로 재조정되고 있는 격변기에 등장한 애플의 킬링콘텐츠라고 생각한다. 이제 모든 것은 모바일을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진정한 모바일 시대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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