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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재석 Sep 16. 2015

페이스북 '싫어요' 버튼의 2가지 의미

빅데이터 인프라의 자신감, 그리고 광고 업체에 남은 숙제

<사진 출처: 플리커>


페이스북이 9월 15일(현지시간) 좋아요(like) 버튼 외에 싫어요(dislike) 버튼을 만들겠다고 깜짝 발표했습니다.


저커버그는 이날 “수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싫어요 버튼을 요구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운을 뗀 뒤 “이제 우리가 그것을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커버그는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이 꼭 ‘좋아요’란 감정만 표현하길 원하진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는 것. 이를테면 시리아 난민 위기 같은 민감한 사태에 대해 감정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는 게 저커버그의 설명이다. - 페이스북의 '싫어요'는 '비추' 기능일까


지디넷코리아 김익현 선배의 글을 읽어보면 단순히 상대의 페이스북 포스팅을 '디스'하기 위한 표현으로 '싫어요'가 들어가는 건 아니고 특정 사안에 대해 애도를 한다거나, 슬픔을 표현할 상징적인 버튼을 도입하겠단 의미로 해석이 됩니다.


문판을 바꿔야 할까요..?!


'싫어요'와 관련해 수많은 찬반 의견이 쏟아지고 있는데요. 저는 조금 다른 의문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질문을 바꿔볼까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수 년 간' 사람들이 요청해온 것을 왜 이제서야 서비스에 도입했을까요.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이제 '좋아요' 외의 다른 반응에 대해서도 수집, 분석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페이스북은 말 그대로 '빅데이터' 수준의 데이터를 수집, 분석하는 곳입니다. 이미지만 해도 일일 평균 20억 장 이상이 업로드 되고 있고, 내부에 있는 데이터만 하더라도 300페타바이트 수준입니다. 이를 빠르게 수집하기 위해 프레스토라는 시스템을 오픈소스로 공개하기도 했죠.  


페이스북의 프레스토는 작년 11월 공개됐다. 웹스케일 DW란 수식어가 붙었는데 페이스북 내부에 있는 300페타바이트(PB) 규모의 다양한 데이터 소스를 빠른 시간 안에 SQL문으로 분석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다만, 프레스토는 복잡한 질의를 지원하지 않고 대략적인 통계치 정도를 알아볼 수 있는 수준이다. 페이스북 역시 여전히 하이브를 주요한 분석 플랫폼으로 사용중이며, 업무처리속도에 민감한 일부 영역에만 프레스토를 활용하고 있다. - 진화하는 빅데이터 실시간 분석 기술의 세계
300PB에 달하는 데이터를 실시간 수준으로 분석하게 돕는 프레스토 아키텍처(출처: 페이스북 코드 페이지)

페이스북이 이렇게 어마어마한 인프라를 만들어놓은 이유가 뭘까요. 전세계 10억 명의 콘텐츠, 반응을 감당하기 위해서였을 겁니다.


하지만 마크 저커버그는 수집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을 했을 겁니다. 페이스북은 구글, 야후, 네이버와 같은 검색 엔진이나 포털 서비스와 달리 이용자에 따라 다른 콘텐츠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평소 인터랙션이 많은 친구의 콘텐츠를 위주로 보여주고, 이용자의 패턴을 분석해 이들의 취향을 확인한 뒤 원할만한 콘텐츠를 큐레이션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결국, 알 수도 있는 친구 목록에 살색에 가까운 여성들이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겠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의 얼굴 인식률 역시 97%를 넘어서며 실제 눈에 가까운 수준으로 인식하고 있죠.


페이스북의 이러한 인프라는 빅데이터 처리를 자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10억 명까지 증폭돼온 이용자를 감당하기 위해서였죠. 그래서 좋아요 이외의 반응을 넣지 못한 게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제는 사용자 숫자가 무르익었습니다. 10억 명을 돌파했다는 건 인터넷이 있는 지역의 거의 모든 인구가 페이스북을 이용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빅데이터 인프라가 안정기에 돌입했기에 새로운 반응을 넣을 수 있게 되지는 않았을까요.


사족으로 덧붙이면, 페이스북의 이번 싫어요 도입은 소셜미디어 마케팅 담당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될 것입니다. 과거에는 '얼마나 많은 이용자에게 좋아요를 받았는가' '얼마나 많이 공유됐는가' 정도로 파악하면 됐는데, '싫어요'라는 새로운 지표가 등장했기 때문이죠. 도달률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도 이슈겠네요.


또한, 페이스북 디지털 마케팅 부서에서는 새로운 핵심성과지표를 어떻게 설정해 보여줄 것인지 고민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 해프닝(?)을 통해 커질대로 커진 플랫폼에서 추가 업데이트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점을 엿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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