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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재석 Aug 10. 2015

다음카카오, VC 대표를 신임대표로 내정...왜?

생활플랫폼+스타트업 연결 가속화 

오늘 아침(8월 10일) 말 그대로 쇼킹한 뉴스(Break News)가 발표됐습니다. 다음카카오에서 30대 중반의 젊은 벤처캐피탈(VC)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습니다. 임지훈 신임 대표 내정자는 오는 9월 23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됩니다.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가 다음카카오의 신임 대표로 내정됐다. 이석우, 최세훈 공동대표의 거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다음카카오는 신임 단독 대표로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를 내정했다고 8월 10일밝혔다. 다음카카오는 합병 이후 본격적으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전략적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임지훈 신임 대표 내정자는 오는 9월 23일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공식 대표로 선임된다.

임지훈 내정자는 “모바일 시대 주역인 다음카카오의 항해를 맡게 되어 기분좋은 긴장감과 무거운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며 “다음카카오를 대한민국 모바일 기업에서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모바일 리딩 기업으로 이끌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다음카카오, 임지훈 단독체제로...이석우, 최세훈 공동대표는?

반응은 뜨겁습니다. 


'30대의 신임 대표를 임명하는 다음카카오' '놀라운 결정' '빅뉴스' 등의 반응이 보이더군요. 그렇다면 다음카카오는 왜(?)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사진)를 신임 대표로 임명했을까요. 그것도 '단독'으로요. 


1. VC로 거듭나는 다음카카오?


우선 임지훈 내정자의 프로필부터 살펴보겠습니다. 


2012년 ~ 현재           케이큐브벤처스 창업자 / 대표 이사

2007년 ~ 2012년     소프트뱅크벤처스 수석심사역

2006년 ~ 2007년     보스턴컨설팅 그룹 컨설턴트

2005년 ~ 2006년     NHN 기획실 전략매니저

2003년 ~ 2005년     Accenture, IT 애널리스트

2003년                     KAIST 산업공학과 최우수 졸업   

1980년 9월               서울 출생 (만 35세)


최우수 졸업이 빛나는... 아..아닙니다. 주요한 역할을 보면 IT분야의 애널리스트, 전략 기획, 컨설턴트 역할을 해오다가 8여년 소프트뱅크벤처스와 케이큐브벤처스에서 벤처 및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 총괄해왔습니다. 

특히 케이큐브벤처스는 김범수 현 다음카카오 의장이 만든 VC로도 유명한데요. 초기기업 VC로 성공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임지훈 내정자의 많은 공이 담겨 있습니다. 


케이큐브벤처스의 2014년 스타트업 투자 현황(출처: 더커뮤니케이션즈울림)
설립 2년만에 30여개 스타트업에 투자, 민간 자본만으로 115억 규모 펀드 설립,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만든 벤처캐피털, 30대 초반 최연소 벤처캐피털 업체 대표.

초기기업 전문 벤처캐피털 케이큐브벤처스와 임지훈 대표를 설명하는 수식어들이다. 눈길을 끌만한 화려한 것들이지만, 임 대표가 가장 자랑스러워 하는 내용은 따로 있다. 투자한 스타트업 중 창업 1년 미만 업체가 3분의 2에 이른다는 점이다. 서비스가 출시되기 전에 투자한 업체가 전체 투자사의 절반을 넘고, 법인 설립 전 투자한 곳도 6곳이나 된다. 국내에서 가장 모험적인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벤처캐피털 중 한 곳이 바로 케이큐브벤처스다. - [마이크로 VC의 실력자들]① 임지훈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즉, 투자 분야에 있어서는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이는 최근 다음카카오의 기조와도 잘 맞는 부분인데요. 


최근들어 신생 벤처기업에 대한 인수합병(M&A)과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다음카카오의 '몸집 키우기'가 눈에 띈다.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 시장에서 안정적인 생활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다양한 M&A를 시도하면서 자사 O2O(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연계) 사업과 관련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벤처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윈윈' 전략이다.

다음카카오는 직접 또는 투자전문 자회사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을 잇달아 인수하거나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올해 들어 인수한 업체만 8개, 투자한 곳은 16개에 달한다. - 몸집 키우는 다음카카오..신생 벤처 M&A·투자 잇따라

다음카카오가 올해초부터 인수해온 스타트업은 '키즈노트' '김기사' '패스(Path)' 등입니다. 또한, 투자 전문회사 케이벤처그룹을 세워 '셀잇' '카닥' 등을 인수, 합병했죠. 임 내정자가 대표로 있는 케이큐브벤처스도 인수했습니다. 


다음카카오가 이러한 스타트업 투자를 하는 이유는 기존 VC와는 조금 다른 양상입니다. VC가 투자하는 목적은 엑시트를 통한 투자 회수입니다. 이들도 돈을 벌어야 계속해서 투자를 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음카카오는 여기에 더해 투자 회수와 더불어 플랫폼을 공고히 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4월 서비스한 카카오택시, 그리고 소문이 무성한 대리기사 시장 진출, 배달 등. 이는 가입자, 월간활성이용자(MAU) 모두 3800만 명을 육박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오프라인 플랫폼으로도 확대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8~9년 동안 투자 업무를 담당해온 임지훈 내정자를 영입한 건 다음카카오의 사업 방향과도 일치합니다. 


2. 김범수의 남자?


앞서 언급했지만 임지훈 내정자가 갖고 있는 배경 중 하나는 '케이큐브벤처스 대표'입니다. 케이큐브벤처스의 지분 100%는 누구에게 있었을까요? 

다음카카오?


네, 지금은 그렇습니다. 올해 3월 20일 다음카카오가 케이큐브벤처스의 지분 100%를 인수했죠. 누구의 지분이었을까요. 바로 김범수 의장의 지분입니다. 


김범수 의장은 2012년 3월말 소프트뱅크벤처스 심사역 출신의 임지훈 내정자와 손을 잡고 케이큐브벤처스를 설립합니다. 김 의장의 지분 100%가 들어간 VC로, 임지훈 당시 수석심사역을 대표로 임명하죠. 이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오갔지만, 분명한 건 김범수의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다음은 임지훈 내정자가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케이큐브벤처스 설립 당시의 소회입니다.

정말로 많은 분들이 물어보셨습니다. 이제는 무엇을 할 것이냐고? 그때마다 저는 ‘아직 말씀드릴 수 있는 때’가 아니라고 하면서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답변을 드릴 수 밖에 없었답니다. 그런데 이제 ‘때’가 왔습니다.

스타트업 업계에는 약간 소문이 나기도 했고, 또 일부 소문은 사실 잘못 나기도 했었는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NHN과 카카오를 창업한 김범수 의장과 인터넷, 모바일, 게임, 기술기업 등 ‘초기기업’에 전문적으로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창업투자회사) 설립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일단 분류를 하자면 벤처캐피탈이긴 하지만, 스타트업들과 초기부터 함께 호흡하고 많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는, 그리고 많은 혁신적인 시도를 해보려고 하는 그런 투자회사가 될 예정입니다.

사실, 김범수 의장은 NHN을 나올 당시부터 스타트업 업계를 위해서 ‘100명의 CEO’를 양성하겠다고 해왔고, 카카오와 포도트리도 그 결과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제 K Cube Ventures를 통해 저희 팀과 함께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고, 경영전반에 조언을 해주고, 성공할 수 있게끔 이끌어주면서 그 100명의 CEO를 양성하고자 합니다.

잘 생각해보면, 현재 스타트업 업계에 가장 부족한 것은 ‘초기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투자자라고 생각합니다. 모바일 혁명으로 인해 스타트업이 성공을 할 수 있는 확률은 그 어느때보다 높아졌고, 수 많은 창업 경진대회들이 개최되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창업 열기도 뜨거워졌습니다. 또한, 스타트업을 시도해 보는데에는 자금이 그렇게 많이 필요하지도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꿈적도 하지 않던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을 M&A하는 것을 이제는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리스크’를 감수하고 초기에 투자해줄 수 있는 좋은 투자자가 많이 부족합니다. 특히, 성과를 내기 전의 상태인 스타트업, 심지어는 좋은 팀이라면 설립 이전에서부터 투자할 수 있는 그런 벤처투자자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래서 K Cube Ventures가 해보려고 합니다. 스타트업에 모여 있는 사람들이 좋고, 열정만 충분하다면 그 스타트업이 법인 설립 이전일지라도 투자를 하고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알고 있는 좋은 사람들을 팀으로 만들어주면서 스타트업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그런 일도 해보려고 합니다. 지금 많은 것들을 기획하고 있어서 다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많은 혁신적인 시도들을 해보려고 합니다. 그래서 스타트업들의 ‘베프’가 되고자 합니다. 많은 격려와 응원, 그리고 도움 부탁드립니다. 


K Cube Ventures
CEO & Managing Director
임지훈 드림

김범수 의장은 지난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임지훈 내정자를 지켜봤을 겁니다. 그 결과 이번 다음카카오 신임 대표 임명은 임 내정자가 김 의장의 시험대를 통과했다는 방증이 아닐까 생각해보게 됩니다. 


또한, 그가 다음카카오의 대표 자리에 앉는다는 건... 두 회사의 합병이 카카오 중심(라고 쓰고 '김범수 의장 중심'으로 읽는다?)의 조직으로 변화하는 것으로 해석이 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생활플랫폼이라는 비전을 선포했던 다음카카오, 여기에 스타트업 투자라는 엔진을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바탕으로 이와 연결할만한 O2O(Online to Offline) 스타트업을 투자나 인수 형태로 포섭해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거대한 제국을 만들고자 하는 게 이들의 큰 그림이 아닐까 싶습니다. 


참, 합병 과정에서 시끌벅적했던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의 임직원들, 이제는 급변하는 회사의 환경에 적응해야 할 시점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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