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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재석 Nov 21. 2015

철밥통의 시대는 끝났다

지속가능한 '일'은 어디에 있는가 

지난 금요일 한국금융신문의 한 기사를 우연히 읽었다.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이 대규모 특별퇴직을 실시한다는 소식이다.


이번 특별퇴직은 지난 10월 노동조합의 제안에 따라 노사 협의를 거쳐 시행되는 것으로 신청대상은 2015년 12월 15일 기준 만 40세 이상으로서 10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다. 임직원을 위해 법정퇴직금 외에 특별퇴직금과 함께 자녀 학자금을 추가로 지급한다. 박종복 SC은행장은 “노사 합의로 진행되는 특별퇴직은 어려운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효율적인 영업 우선 조직이 되고자 하는 배경을 담고 있다”며 “한국SC은행은 ‘한국 최고의 국제적 은행’이라는 비전 아래 소매금융과 기업금융 등 핵심 사업부문에 역량을 집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SC은행, 대규모 특별퇴직 실시


불과 몇년 전만 하더라도 '은행'은 최고의 철밥통 직장 중 하나였다. 사회생활 10년 이상 한 선배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땐 은행 합격하면 현수막도 달아줬어"라는 말도 종종 나온다. 시계를 앞으로 돌리면 돌릴수록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는 곳은 은행.이었다. 그때까지는 그랬다. 


더 이상 사람들이 은행을 방문하지 않고, 온라인과 모바일로 뱅킹을 하면서 오프라인 지사가 더 이상 과거만큼 필요하지 않는 상황이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비대면 거래가 더욱 활성화됨에 따라 구조조정의 속도와 규모는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수준이 될 것이다.  


하물며 철밥통이라 불리던 은행이 이 정도다보니 다른 직군은 더 말할 나위가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여의도 증권가도 찬바람이 분 지 한참이다. 신입을 3년 이상 뽑지 않은 곳들이 수두룩하다고. 업계 관계자는 "4년 차가 아직도 막내 생활을 해요. 바로 위 사수는 8년 차"라는 말을 우스갯소리처럼 털어놓는다. 


좋게 봐서 여기까지도 괜찮은 편이다. 증권가 직원은 영업직을 중심으로 연륜과 네트워크 능력이 핵심이기에 신입사원 채용을 줄일 뿐이다. 


대체 가능한(?) 영역이 많은 직군일수록 몸값이 비싼(?) 허리라인을 다 내보내고 그 자리를 신입과 정부의 보조금을 받는 인턴으로 채우고 있다. (다들 아시겠지만) 어디라고는 언급하지 않겠다. 


100세 시대라고들 한다. 


그러면서 진로와 관련해 수많은 전문가, 그리고 관련 책들은 이구동성으로 '평생 일할 수 있는 직업'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나만의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행동강령은 찾기 힘들다. 4050세대의 대규모 창업 열풍의 최대 수혜자는 창업컨설턴트라는 농담도 있을 정도다. 정보가 없고, 경험이 없기에 혼자서 설 수 없는 사람들이 부지기수다. 나 역시 자칫 잘못하면 이러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건 아닐까 위기감마저 든다. 


그럼 우리는 어찌 살아야 할까. 각자 잘하는 것이 다르고, 가야 할 길의 방향도 다르기에 '각론'이라는 것을 말하기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공통된 가치를 이야기하자면.  


인생은 짧다(Life is Short)


이는 에릭슈미트 알파벳 회장(구글 전 CEO)가 한 말이다. 그리고 우리 회사(모비데이즈)의 중요 가치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이를 실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지난 5년 간 몇번의 도전을 하면서 습관처럼 하고 있는 3가지를 공유하면...


1.직장에서 주어진 일만 기계처럼 하지 않는다.

2.하고 있는 일을 가치화할 기록을 남겨라. 글(블로그)도 좋고 PPT도 좋다.

3.기록을 나누라, 그리고 가치를 쉐어할만한 사람들을 만나라(모아라). 


사회생활 5년차로 아직은 진행중인 이야기지만, 한탄만 하고 끝내는 글을 피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 


15년 전, 고등학생 시절. 이런 질문을 했던 기억이 있다. "한 20~30년 뒤에도 공무원이 철밥통일까요?"라는 말. 그 누구도 내 말에 고개를 끄덕여주진 않았다. 그리고 지금도 철밥통의 상징 중 하나다. 


하지만 내 생각은 그때와 동일하다. 우리의 미래에 철밥통이 남아있을까? 아니라면 우리는 무얼 해야 할까. 쌀농사를 짓는 농부도 한 해 계획을 세우는데, 그보다 더 긴 인생을 살아지는대로 살아야 하는 건 말이 안되는 일이다.


그럼에도 많은 우리는 그렇게 살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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