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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재석 Jan 30. 2016

가장 나 다운 거? 그게 도대체 뭔데?

영화 '쿵푸팬더3' 간략 후기...변해야 산다

13년 전(벌써?) 고3 때 이야기다. 나름 학교에서 촉망받는 학생(정말?)의 부담감을 느끼며, 수능을 준비하던 어느 날. 한 가지 결심을 하고 서점으로 뛰어갔다.


1994년 첫 수능 때부터 2003 수능까지 출제된 모든 문제를 다 풀어보자!


돌이켜보면 막연한 두려움 때문이었던 것 같다. 10년간의 모든 문제를 풀면, 올해 수능도 예상대로 나오겠지라는 단순함이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해 수능을 망쳤다. 


당시의 사건(?)을 통해 큰 배움을 얻었는데, 이 시절의 경험이 나에겐 지금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상은 절대로 내 생각(과거에 변해온 것)만큼의 속도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종잡을 수 없으며, 속도 또한 빠르다.


최근 10~15년을 IT 업계만 돌아봐도 분명한 증거들이 발견된다. 커뮤니티의 절대 강자로 떠올랐던 다모임, 아이러브스쿨은 먼지처럼 사라졌으며, 싸이월드는 그 끝을 향해 맹렬히 달려가고 있다. 다음은 카카오에 합병했(됐)고, 네이버 홀로 (살아)남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관련 글 : 네이버·카카오·쿠팡의 ‘큰 덩치로 빠르게’ 생존법 2가지

 

비단 IT 업계 뿐만일까. 4~5년 전 취업을 준비하던 시기만 해도 가고 싶은 직장이던 '두산인프라코어' 'STX' 등의 현재 모습은 어떠한가. 지금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는 공기업, 철밥통인 공무원이 10~20년 뒤에도 같은 위치에 있을까? 여전히 나는 40~50대에 불과한 나이인데 말이다. 모든 산업이 급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기업, 사람 모두 재정렬되고 있는 시대인데 말이다. 



다시 13년 전, '당연히 재수를 해야 할 것 같던' 나는 주어진 점수에 맞춘 대학에 입학했다. 그것도 주위 모두가 '취업이 안된다며' 말리던 인문대 국사학과로 말이다. 왜 그랬나 지금 생각하면 오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어차피 주위를 만족시키긴 틀렸으니, 이제부터는 내 마음대로 내가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겠다는 그런 배짱 말이다.


그때 내가 국사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기자가 됐고, 스타트업에서 새롭게 도전을 한 건 절대 아니다. 국사학과 갔으면 학자의 길을 갔어야 전공을 살린 것일 테니. 그냥, 지금 결과론적으로 정리하자면, 19살 그 시절의 '오기'로 인해 나는 내 인생을 개척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물론, 늘 페이스북에 적듯,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하지만 친구, 부모님, 주위 동료의 기대, 혹은 시선에 따라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일'을 수동적으로 하던 태도를 버리고, 능동적으로 인생을 개척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가끔 흔들릴 때도 있지만.)


아참, 영화 후기였지?


영화 '쿵푸팬더3'에서 시푸 사부가 포에게 말한 한 문장이 기억에 남더라. 그리고, 팬더들이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만 훈련하며 발전시키던 모습도(그 장면은 영화로 보셔요^^). 



"할 수 있는 것만 해서는 발전할 수 없다. 너 스스로 누구인지를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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