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마켓, 오프라인 진격 앞으로~ 오프라인은?
2000년대 초만 하더라도 인터넷에서 파는 물건의 많은 숫자는 ‘짝퉁’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컴퓨터, 텔레비전, 에어컨 같은 고가의 물건보다는 대륙산 마우스나 키보드 같은 저렴한 제품을 구매했던 기억이 납니다.
옥션이나 지마켓, 인터파크는 자신의 위치를 알고 이에 맞는 고객을공략했던 것 같습니다. 삼선 슬리퍼, 양말, 속옷, 휴대폰 악세사리, 저가 디지털 카메라 같은 것들을 많이 팔았죠.
온라인 마켓플레이스 옥션(www.auction.co.kr)은 올들어 5만6000여벌의 속옷이 판매돼, 작년 같은 기간의 7000건에 비해 무려 700% 증가하는 초고속 성장세를 보였다고 28일 밝혔다. 특히 이달 한 달 동안만 1만3000장의 란제리가 팔려나갔다고 밝혔다. — 옥션 “속옷 불티..700%↑”(머니투데이 2002년 5월 28일)
거진 10년이 넘게 흘렀습니다. 당시엔 혁신적이었던 옥션, 지마켓, 인터파크 같은 오픈마켓은 이제 원로 기업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쿠팡, 위메프, 티몬 같은 소셜커머스 역시 네다섯살이 됐죠.
온라인이 무르익으니 오프라인의 영역을 야금야금 먹기 시작합니다. 오픈마켓, 소셜커머스 너나 가리지 않고 신선식품을 팔기 시작하죠.
소셜커머스 티몬에 따르면 올해 1~5월 식품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1% 신장했다. 이 기간 일반 배송상품 성장률이 27%인 것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세부 카테고리도 이전에는 거의 취급하지 않았던 농축수산물·신선식품·음료 등으로 다변화됐으며, 지난해부터는 자체브랜드인 ‘t프레시’를 오픈해 농수축산 식품도 공급하고 있다. 오픈마켓인 옥션 역시 식품 판매 비중이 2013년 11.4%에서 올 들어 5월까지 12.3%로 소폭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 ‘대형마트와 맞짱’… 영역 확장 가속 붙은 온라인몰
오픈마켓은 3~4년 전부터, 소셜커머스도 1~2년 전부터 신선 식품을 팔기 시작합니다. 과거 온라인에서는 저렴한 소모품 위주로 구매가 일어났다면, 이제는 판매자와의 신뢰가 중요한 식품 영역까지도 온라인에서 활발한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는 방증이죠.
심지어 대형 마트가 자사의 제품을 온라인 마켓에 판매를 맡기는 일도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e커머스 기업 쿠팡(대표 김범석)이 농협중앙회와 19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로켓배송을 통해 신선식품 등 각종 농산물로 판매 상품군을 확대한다. — 쿠팡, 농협 농산물까지 로켓배송(지디넷코리아)
오프라인 마켓이 소규모로 배송을 활용한 것에 불과했다면, 전 제품을 배달 형태로 판매하는 온라인 영역에서는 이를 더욱 ‘고도화’시키는 방향으로 가게 된 것입니다.
쿠팡의 당일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 ‘2시간 내 배송’과 같은 파격 배송 서비스가 나오게 된 배경도 마찬가지죠. 온라인 마켓에서 마지막으로 공략하는 부분은 ‘Last Mile’로 불리는 배송의 영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오프라인 마켓은?
오프라인 마켓 역시 너나할 것 없이 모바일 앱을 만들고 있습니다. 오픈마켓이 떠오를 시점에는 롯데닷컴이나 현대몰 같은 곳들이 네이버 지식쇼핑과 제휴를 해 제품을 판매하기도 했죠.
소셜커머스가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가입자를 확보할 때에도 이들은 앱을 만들며 형식적으로 뒤따르는 모습이었습니다.
이용자의 패턴은 오프라인->온라인->모바일로 급속도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소셜커머스가 반란을 일으켰다고 할 수 있는 셈이죠.
배달의 민족, 요기요와 같은 배달 대행 업체들도 덤앤더머스나 푸드플라이 같은 식품 배송 대행 업체를 인수하거나 투자했습니다. 이렇듯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움직이는 서비스들이 오프라인으로 진격하고 있습니다.
결론은 간단합니다. 커머스 업체들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고객을 이해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용자들은 모바일 앱을 통해 100만 원이 넘는 UHD 텔레비전부터 생수, 식품, 육아용품을 사고 있습니다. 쿠팡은 ‘배송’을 강조했고 티몬은 ‘콘텐츠’를, 위메프는 ‘가격’을 승부수로 들고 나온 상태입니다.
온라인을 넘어 모바일이 오프라인까지 다 잠식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마켓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동안 팔아온 방법을 고수하는 것이 아닌 고객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모바일을 통해 오프라인 고객을 끌어당길 방법을 고민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