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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재석 Aug 15. 2015

무도에서 발견한 배달앱 필승 전략

무도라이더스, 감동을 배달하다

오늘(8월 15일) MBC 토요 예능 '무한도전'에서는 '배달'을 주제로 한 내용이 방영됐습니다. 이는 10주년 맞이 앙케이트에서 각자 자신이 3위 할 것 같은 질문을 제출해 그 순위 안에 드는 미션을 진행했는데, 전원 벌칙에 당첨된 것에서 비롯됐죠. 결국 이들은 100% 자비로 전 세계에 배달을 가게 됐습니다.

'무한도전'에서는 여섯 멤버들이 시청자의 사연을 받아 해외 동포들에게 음식을 배달하는 '배달의 무도' 특집이 진행됐다. 멤버들은 한국을 그리워하는 해외동포들을 위해 '밥'을 선물하기로 했다. 먼 이국땅에 있는 누군가를 위해 ‘밥’을 선물하고 그 따뜻함을 나누기로 한 것. 유재석은 미국으로, 박명수는 칠레로, 정준하는 아프리카로 향했다. 유재석은 어린시절 미국으로 입양된 한 여성에게 미역국을 배달하기로 했고, 정준하는 아프리카 가봉에서 대통령 경호실장을 일하는 동포에게 만두를 배달하기로 했다. 박명수는 칠레에서 무역업에 종사하는 한 남성에게 치킨강정을 전달하기로 했다. - '무한도전', 광복절 되새기는 밥의 의미 '뭉클한 감동'

30년 전 가봉으로 이민을 가 현지 대통령 경호실장으로 활동하는 아들을 위해 만든 80대 어머니의 이북식 만둣국, 그리고 반찬, 영상(+손) 편지를 정준하가 40여시간 비행기를 타고 배달했는데요. 산전수전 다 겪은 60대 아들의 눈시울은 이내 빨개졌습니다. 브라운관 너머에서 현장의 눈물과 감동이 전달될 정도였습니다.

이밖에 칠레 최남단 도시 푼타 아레나스로 떠난 박명수,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페이엣빌로 배달을 간 유재석, 그리고 남은 멤버들의 소식도 곧 방영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방송 보면서 뭔가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그림과 디자인이 등장하지 않았나요?

 '배달의 무도' '무도라이더스', 그리고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청록색 디자인과 폰트. 여러분은 무엇이 떠오르나요?  

저는 우아한 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 서비스 '배달의 민족'과 외식 배달 서비스 '배민 라이더스'와 유사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이날 방송은 우아한 형제들과 함께 진행됐다고 합니다. 김봉진 우아한 형제들 대표가 페이스북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기기도 했죠.

최근 1년 사이 O2O(Online to Offline), 온디맨드, 공유경제 등과 같은 키워드가 급부상했습니다. 숙소를 공유하는 에어비앤비, 승용차를 공유하는 우버, 한국형 우버를 꿈꾸는 카카오택시, 음식을 배송하는 배달의 민족, 요기요, 플라이앤컴퍼니와 같은 수많은 서비스들이 등장했습니다.


핵심은 모바일입니다. 모바일 앱에서 터치 몇 번만 하면 택시가 오고, 집이 예약되고, 음식이 배달됩니다. 이들은 '편리함'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서비스 제공자의 평판을 공개해 이용자와 가장 잘 맞는 사람을 연결해주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편리함만으로는 승부를 보기에는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나라만 봐도 다음카카오라는 IT 공룡(이라고 하면 담당자들이 싫어하겠지만 아무튼 1위 업체)이 이 시장에 성큼 발을 들이밀고 있죠. 결국은 편리함을 더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가 있어야 할 겁니다.

쿠팡이 로켓배송으로 떠오른 이유 역시 고객에게 물건을 배송하는 '감동'에 있었습니다.

그동안 '배달'이라는 이미지는 그다지 친절하지 못했습니다.

많은 숫자의 온오프라인 쇼핑몰은 ‘택배’라고 불리는 배송 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자사의 제품을 고객의 문 앞까지 배달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배송 업체의 숫자를 보면 오토바이 퀵서비스를 포함해 1500곳이 넘는다. 이 업체들은 돈을 벌기 위해 무차별적으로 주문을 받고 창고 떨이 하듯 제품을 배송한다. 특정 쇼핑몰의 배송 품질을 전적으로 책임지기 쉽지 않다. - 로켓배송을 뛰어넘는 파괴적 혁신이 온다...'고고밴'

쿠팡의 공략점은 '친절함'에 있었습니다. 트위터에서 쿠팡맨이나 로켓배송으로 검색하면 ‘빠르다’는 평가보다는 쿠팡맨의 친절한 문자, 태도를 칭찬하는 피드백이 대부분이죠.


저는 오늘 무도를 보고 작게는 배달 서비스에서 크게는 O2O, 혹은 공유경제라고 불리는 수많은 온디맨드 서비스가 가야할 길이 여기에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편리함을 넘어 기존 서비스가 주지 못했던 무언가를 더해주는 것이죠.


배달앱 이야기는 아니지만 최근 여름휴가 때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예약했을 때의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저는 단순히 숙소를 예약했을 뿐인데, 마치 저를 위해 준비된 집 자체를 하루 빌린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관련 글 : 담양 호선당에서 만난 에어비앤비의 가치


다음에도 에어비앤비를 이용해야겠단 생각이 드는 건,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이라서" "결제가 편리해서"라기보다는 그때 담양에서 만났던 호스트의 친절함과 숙소의 편안함 때문일 겁니다.


이러한 서비스들의 공통점은 업자와 고객을 연결해주는 기업고객간거래(B2B2C)라는 겁니다.


결국 얼마나 좋은 콘텐츠가 담겨 있느냐가 온디맨드 시대의 승부처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단순히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것을 넘어 친절한 배달직원과 택시 기사, 집주인을 찾아야 합니다. 오늘 무한도전에서 만둣국을 배달했던 정준하와 아들을 위해 손수 만두를 빚으신 80대 어머니 같은 콘텐츠를 가진 업자들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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