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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Sep 23. 2020

이탈리아 남부 강타한 우박

-아드리아해의 보석 바를레타의 밤 풍경  

자연의 현상과 도시의 밤 풍경에 흥미를 느끼다..!!



   서기 2020년 9월 21일 오후 7시(현지 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하늘은 매우 소란스러웠다. 번개가 번쩍이며 천둥은 금세라도 하늘을 무너뜨릴 기세였다. 귀가 찢어질 듯한 굉음이 들리는가 했더니 이내 하늘이 어두워지면서 비를 쏟기 시작했다. 그리고 돌풍을 동반한 비바람이 아드리아해의 보석 바를레타를 뒤흔들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잠시 후.. 거센 비바람은 우박을 퍼붓기 시작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우박이 쏟아지면서 길 가장자리에 주차해 둔 자동차 천장을 때리며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한꺼번에 쏟아진 폭우로 도로 가장자리는 금세 도랑으로 변했다. 반바지를 입은 아랫도리가 비에 젖었다. 이탈리아 남부 바를레타를 강타한 우박의 모습을 영상에 담아봤다. 



영상, 이탈리아 남부 강타한 우박




폭우와 돌풍과 우박을 동반한 소란은 대략 30분 정도 이어지다가 곧 사그라들었다. (흠.. 여우비 같은 녀석..^^) 우박이 쏟아지는 광경은 흔히 못 본 귀한 광경이어서 흥미를 끌었다. 그런 한편, 농부들의 가을걷이에 영행을 미칠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의 날씨는 대체로 지중해성 기후를 띄며 기온이 높은 편이며 햇살이 따사로운 곳이다. 바를레타 평원은 물론 뿔리아 주의 평원 곳곳에 올리브 과수원과 포도원들이 즐비한데 피해는 없었는지 모를 일이다. 



비가 그치자마자 하니와 저녁 산책에 나섰다. 이맘때 구도시(Centro Storico)를 나서면 아드리아해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라고 스스로 자평한 바를레타( provincia di Barletta-Andria-Trani in Puglia.)는 뜨라니와 함께 구도시 중심 전부가 대리석으로 건축된 도시이다. 아마도 지구별을 통틀어 이런 도시를 만나기 힘들 것이다. 차차 소개하기로 하고 우박이 쏟아진 직후 바를레타 중심 일부를 영상과 사진에 담아봤다.



아드리아해의 보석 바를레타의 밤 풍경





비가 오시면 보석으로 변하는 바를레타 구도시(Centro storico)





바를레타는 참 특별한 도시이다. 도시 전체는 자료사진처럼 대리석으로 깔아 두었고 구도시를 이루는 집들까지 모두 최고급 건축자재인 대리석으로 건축된 것이다. 이 같은 건축이 가능했던 것은 바를레타 인근의 대리석 관상에서 채굴한 질 좋은 대리석과 돌들 때문이었다. 이들 광산은 주로 땅속에 묻혀있어서 땅을 파고 채굴해야 했다. 그리고 바를레타를 수놓은 대리석들은 두 종류로 흰색과 검은색을 고루 섞어 사용했다.



위 자료사진에서 보이는 흰색 대리석은 두오모로 이어지는 중앙로(Via del Duomo) 주변에 건축된 것이다. 그러나 해양도시 바를레타를 통해 부를 축적한 부자들이 사는 곳은 다르다. 이른바 부자동네로 이어지는 도로는 전부 까만 대리석을 사용하여 그들의 부를 과시한 흔적이 오롯이 남아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부자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바를레타 구도시에는 보통사람들 혹은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깔고 앉은(?) 자리는 세상 어디에 내놓아도 뒤질 게 없는 보석 같은 존재였다. 그런 모습이 내게 띄어 나는 이 도시를 아드리아 해의 보석이라 부르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바를레타에서 자랑거리를 꼽으라면 주저하지 않고 이 도시를 빛내고 있는 리스또란떼를 손꼽을 것이다. 바를레타에서 유명한 리스또란떼의 차림표는 생선 요리이며 미슐랭 별을 단 리스또란떼는 밤만 되면 성시를 이룬다. 예약 손님들이 고온 자동차가 바닷가 주차장을 빼곡히 메우고 있는 것. 불행하게도 금년 시즌은 파리를 날리는 듯하다. 코로나 때문이었다. 



비가 그친 후 잠시 돌아본 사내 중신의 리스또란떼는 막 저녁 손님을 맞이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었다. 이들 리스또란떼가 사용하고 있는 건물들은 최소한 수백 년 된 것으로 대리석으로 건축되거나 최고급 자재를 사용한 건물을 이용하면서 서민적이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운치를 내고 있는 것이다.



바를레타 구도시 한쪽을 돌아 집 근처로 이동하니 비에 젖은 꽃들이 파릇파릇 아름다운 꽃잎을 내놓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이 카페는 1823년에 개장한 것으로 여름휴가를 끝마치고 지난주에 다시 문을 열었다. 초저녁에 잠시 비와 우박을 쏟아낸 하늘이 아드리아 해의 보석을 더 빛내고 있는 희한한 광경이다. 



우리는 거의 매일 이 길을 따라 화실로 이동하거나 바를레타 재래시장으로 장을 보러 간다. 낙천적인 사람들이 공동체를 이룬 것처럼 살아가는 도시에 폭우가 쏟아지고 우박이 소란을 피워도 잠시 뿐이다. 사람들은 잠시 후 길거리로 몰려나와 존재감을 과시할 것이다. 젊은이들이 유난히도 많은 도시.. 중세 이전부터 역사를 써 온 바를레타는 그들 선조들이 만들어둔 튼튼한 초석 때문에 천년의 세월을 보낸다고 해도 아무런 걱정도 없을 것이다. 그런 도시 위에 지축을 뒤흔드는 때 아닌 우박이 쏟아진들 무슨 걱정이 필요할까.. 참 아름다운 도시이다.


Arrivano temporali con vento forte e grandine
il 22 Septtembre 2020,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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