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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Nov 26. 2020

꼭꼭 숨겨진 파타고니아의 속 마음

#5 엘 찰텐, 라구나 또레 가는 길

여행자는 무엇을 꿈꾸며 사는가..?!



세상은 꿈꾸는 자의 몫이자, 

그 꿈을 실행하고 느끼는 자의 천국이다. 

파타고니아의 느낌표가 내게 말했다.


   지난 여정 파타고니아에서 만난 거대한 느낌표 편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른 아침, 아직 먼동이 트기도 전에 엘 찰텐(El Chalten)의 숙소에서 출발한 우리는 어느덧 라구나 또레가 저만치 보이는 전망대(Mirador Cerro Torre)까지 도착했다. 전망대까지 걷는 동안 빗방울이 하나둘씩 간간이 머리 위로 떨어졌다. 눈 앞에 펼쳐진 거대한 느낌표가 있는 빙하 주변에는 거무스름한 구름이 뒤덮여있었는데 금방이라도 소나기를 뿌릴 것 같은 기세였다. 신의 영역으로 발을 들여놓은 것일까.. 망원렌즈로 당겨본 그곳은 신비스러운 모습으로 '어서 오라'며 여행자의 발길을 재촉하고 있었다.



꼭꼭 숨겨진 파타고니아의 속살 혹은 속 마음




라구나 또레로 가는 길 옆에는 고사목들이 줄지어 있고 그 곁 풀숲에서는 깔라파테 열매가 까맣게 익어가고 있었다. 또 꽃잎을 떨군 풀꽃들은 먼 여행을 떠날 차비를 하고 있었다. 간간이 가시덤불 나무(Mulinum spinosum)가 보였으며 땅은 가물어 단비가 필요해 보였다. 



그러나 대자연은 특정 생물의 필요에 따라 비를 내놓거나 눈을 쏟아붓지 않는다. 태곳적으로부터 시작된 우리 행성의 순환은 묵묵히 자연계의 시간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목적지 라구나 또레의 만년설과 빙하는 그 시간이 박제된 거대한 시간의 박물관이라고 불러야 할까.. 



라구나 또레의 작은 호수는 빙하가 녹아 형성된 거대한 물웅덩이로 아르헨티나의 산타 크루즈 주에 위치한 로스 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Parco nazionale Los Glaciares)이다. 이곳은 우리가 묵고 있는 엘 찰텐의 숙소로부터 대략 10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고 말했다. 



이 공원의 면적은 4,459 입방 제곱미터로 1981년에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목록에 등재된 바 있다. 1937년에 지정된 이 국립공원은 아르헨티나에서 두 번째로 큰 공원인데 이곳은 47개의 큰 계곡 빙하가 만들어진 안데스 산맥의 거대한 빙하를 말한다. 그 한쪽 모퉁이에 우리의 목적지가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이곳의 특징은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있는 해발 2500미터 높이의 빙하와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곳의 지리적 특성 때문에 빙하는 해발 1500미터에서 시작해 그곳으로부터 해발 200미터까지 흘러가는 것이다. 포스트에서 만난 거대한 느낌표가 박힌 그곳은 사방이 거대한 산에 둘러싸여 있고 빙하가 피츠로이 강으로 흘러가는 한쪽에만 겨우 길을 터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그곳을 따라 전망대까지 도착했으며 기적처럼 연출되는 대자연의 살아있는 현장을 목격하기에 이른 것이다. 



전망대 언덕 위에서 뷰파인더에 포착된 대자연은 살아 꿈틀거리고 있었다. 억만 겁의 시간을 품에 안고 있는 곳. 파타고니아의 진정한 속살 혹은 속 마음이라 불러야 옳을 것이다. 우리는 수많은 빙하와 만년설 중 겨우 몇 개를 만났을 뿐이며 그때마다 우리네 삶을 되돌아보게 되는 것이다. 여행자의 눈에 비친 대자연은 말이 없는데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인간계는 얼마나 말도 많고 탈도 많은지 하루라도 바람 잘 날이 없는 것이다.



하니와 함께 전망대에서 잠시 쉬면서 바라본 파타고니아의 속살..



세상은 꿈꾸는 자의 몫이자, 

그 꿈을 실행하고 느끼는 자의 천국이다. 

파타고니아의 느낌표가 내게 말했다.



여행기를 쓰고 있는 지금 우리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 살고 있다. 하니는 코로나 19를 피해 잠시 한국으로 피신해 있는 동안 사진첩을 열어보니, 그곳에 우리의 꿈이 빙하 위를 적시는 구름처럼 서려있는 것이다. 그때 우리가 살아 꿈틀대는 대자연 속에 안기고 싶지 않았다면.. 그걸 실천에 옮기지 않았다면.. 집콕이 대세인 현재는 얼마나 살벌할까.. 여행자가 길 위에서 행복해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지금 당장.. 당신이 꿈꾸신 그곳으로 떠나시라..!  <계속>


il tesoro nascosto di El Chalten in Patagonia
il Nostro viaggio in sudamerica, patagonia ARGENTIN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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