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Nov 28. 2020

코로나 19 이기는 병아리 떼 뿅뿅뿅

-통통한 닭다리로 만든 매콤한 간장 조림

코로나 19를 이기는 여러 경우의 수 중에 하나..!!



서기 2020년 11월 28일 정오 경(현지시각),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이라 주 바를레타의 날씨는 화창했다. 마치 봄 날씨 같다. 이곳의 온도는 섭씨 15도씨로 바람 한 점 없어서 봄이 성큼 다가온 듯하다. 집 앞 공터는 물론 대형마트 가는 길 옆으로 야생 루꼴라가 샛노란 꽃잎을 내놓았다. 



오늘 장바구니에는 요즘 자주 먹게 되는 육류를 구입할 요량이었다. 그래서 돼지고기 등심 부위(1,2kg/3.99유로)와 삼겹살(1.5kg/7.8유로) 그리고 잘 손질해 둔 통닭 한 마리(1.5kg/2.5유로)를 구입했다. 15유로(대략 우리 돈 2만 원 상당)가 채 안 되는 매우 싼 가격에 장바구니를 가득 채운 것이다. 주말이자 연말연시를 맞이한 대형마트가 물량을 대거 풀며 세일에 들어간 것이다. 매장은 손님들로 미어졌다. 



코로나 19 이기는 병아리 떼 뿅뿅뿅




오늘 장바구니는 코로나 19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단백질 공급이 주된 이유였다. 고기도 먹고 싶었다. 매장 안은 사람들로 붐볐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만나지 못할 정도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마주칠세라 벌레를 본 것처럼 철저하게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었다. 이곳에 살면서 사람들이 이렇게 질서를 잘 지키는 모습은 처음 본다. 이탈리아의 코로나 19가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어떤 때는 마스크를 코 밑으로 걸치고 다녔지만, 요즘 그런 사람들 보기 힘들다. 이탈리아 코로나 19 성적표(Bollettino Coronavirus Italia, 28.352 contagi e 827 morti per Covid: i dati di venerdì 27 novembre)가 이를 잘 말해준다. 감염자 수 28,352명에 사망자 수 827명이며 어제 하룻만에 집계된 통계 수치이다. 나 역시 장을 볼 때 옆사람과 마주칠까 봐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손수레에 가득 담은 장바구니는 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나를 향해 방긋 웃던 루꼴라 꽃 한 묶음을 꺾어왔다. 녀석들은 곧 통통한 닭다리로 만든 매콤한 간장 조림의 장식으로 사용될 것이며, 닭다리 요리의 별식으로 상 위에 오를 것이다. 루꼴라 꽃잎은 잎과 별반 다르지 않은 맛을 보이며 샛노란 꽃잎은 마치 병아리를 연상하게 한다. 나리나리 개나리 잎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 떼 뿅뿅뿅 봄나들이 갑니다. ♬ 



닭을 보면 병아리는 절로 소환되는 것. 집으로 돌아오지 마자 센 불로 팬을 달구고 잘 손질된 통닭 전부를 넣은 직후 뚜껑을 덮고 약불에서 천천히 익히기 시작했다. 대략 30분은 지났을까. 팬에서 지글지글 바글바글 소리가 난리가 아니다. 이런 분위기 중간쯤에 닭다리와 몸통을 한 번 뒤집어 준다. 그리고 잘 익은 닭다리와 몸통에 칼집을 내준다. 그다음 양념간장을 적당히 흩뿌려준다(대략 큰 3숟가락 정도). 


여기에 뻬뻬론치니(엄청 매운 고추)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넣는다. 간장을 사용할 때는 다른 양념이 필요 없다. 매우 간편한 리체타! 통통한 닭다리로 만든 매콤한 간장 조림이 완성된 직후부터 자료사진 몇 장을 남겨두고 브런치에 글을 쓰다 보니 뱃속이 난리가 아니다. 침샘은 웰케 덩달아 난리인지..ㅜ 빨리 정리하고 늦은 점심을 먹어야 한다. 



사진에는 새파란 색깔의 나물이 보일 것이다. 통닭은 물론 봄볕 같은 날씨와 잘 어울리는 접시의 데꼬라찌오네(decorazione_장식)를 돕지만, 알고 나면 너무 좋은 나물이며 코로나 19에 대항하는 면역력을 높이며 영양가 만점이다. 이름은 끄레스삐뇨(IL CRESPIGNO_Sonchus oleraceus)이다. 

우리가 잘 아는 민들레처럼 생긴 야생나물이며 맛은 쌉싸름 하다. 며칠 전 바를레타 재래시장에서 구입한 후 잘 데쳐서 냉장고에 보관 중이던 것을 한 묶음 썰어 접시에 올렸다. 글을 쓰는 동안 통통한 닭다리가 다 식었다. 일어나야 한다. 후다닥.. 3=3=3 (헉, 빠진게 있었네!) 참, 맛은 어떨까.. 상상에 맛긴다. ^^


Salsa di soia piccante fatta con le gambe di pollo paffuto
il 28 Novembre 2020,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