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한 닭다리로 만든 매콤한 간장 조림
코로나 19를 이기는 여러 경우의 수 중에 하나..!!
서기 2020년 11월 28일 정오 경(현지시각),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이라 주 바를레타의 날씨는 화창했다. 마치 봄 날씨 같다. 이곳의 온도는 섭씨 15도씨로 바람 한 점 없어서 봄이 성큼 다가온 듯하다. 집 앞 공터는 물론 대형마트 가는 길 옆으로 야생 루꼴라가 샛노란 꽃잎을 내놓았다.
오늘 장바구니에는 요즘 자주 먹게 되는 육류를 구입할 요량이었다. 그래서 돼지고기 등심 부위(1,2kg/3.99유로)와 삼겹살(1.5kg/7.8유로) 그리고 잘 손질해 둔 통닭 한 마리(1.5kg/2.5유로)를 구입했다. 15유로(대략 우리 돈 2만 원 상당)가 채 안 되는 매우 싼 가격에 장바구니를 가득 채운 것이다. 주말이자 연말연시를 맞이한 대형마트가 물량을 대거 풀며 세일에 들어간 것이다. 매장은 손님들로 미어졌다.
오늘 장바구니는 코로나 19에 대한 면역력을 높이는 단백질 공급이 주된 이유였다. 고기도 먹고 싶었다. 매장 안은 사람들로 붐볐지만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을 만나지 못할 정도로 방역수칙을 잘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사람들은 마주칠세라 벌레를 본 것처럼 철저하게 거리두기를 지키고 있었다. 이곳에 살면서 사람들이 이렇게 질서를 잘 지키는 모습은 처음 본다. 이탈리아의 코로나 19가 심각하다는 반증이다.
어떤 때는 마스크를 코 밑으로 걸치고 다녔지만, 요즘 그런 사람들 보기 힘들다. 이탈리아 코로나 19 성적표(Bollettino Coronavirus Italia, 28.352 contagi e 827 morti per Covid: i dati di venerdì 27 novembre)가 이를 잘 말해준다. 감염자 수 28,352명에 사망자 수 827명이며 어제 하룻만에 집계된 통계 수치이다. 나 역시 장을 볼 때 옆사람과 마주칠까 봐 조심할 수밖에 없었다.
손수레에 가득 담은 장바구니는 끌고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 나를 향해 방긋 웃던 루꼴라 꽃 한 묶음을 꺾어왔다. 녀석들은 곧 통통한 닭다리로 만든 매콤한 간장 조림의 장식으로 사용될 것이며, 닭다리 요리의 별식으로 상 위에 오를 것이다. 루꼴라 꽃잎은 잎과 별반 다르지 않은 맛을 보이며 샛노란 꽃잎은 마치 병아리를 연상하게 한다. 나리나리 개나리 잎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 떼 뿅뿅뿅 봄나들이 갑니다. ♬
닭을 보면 병아리는 절로 소환되는 것. 집으로 돌아오지 마자 센 불로 팬을 달구고 잘 손질된 통닭 전부를 넣은 직후 뚜껑을 덮고 약불에서 천천히 익히기 시작했다. 대략 30분은 지났을까. 팬에서 지글지글 바글바글 소리가 난리가 아니다. 이런 분위기 중간쯤에 닭다리와 몸통을 한 번 뒤집어 준다. 그리고 잘 익은 닭다리와 몸통에 칼집을 내준다. 그다음 양념간장을 적당히 흩뿌려준다(대략 큰 3숟가락 정도).
여기에 뻬뻬론치니(엄청 매운 고추)를 적당한 크기로 썰어 넣는다. 간장을 사용할 때는 다른 양념이 필요 없다. 매우 간편한 리체타! 통통한 닭다리로 만든 매콤한 간장 조림이 완성된 직후부터 자료사진 몇 장을 남겨두고 브런치에 글을 쓰다 보니 뱃속이 난리가 아니다. 침샘은 웰케 덩달아 난리인지..ㅜ 빨리 정리하고 늦은 점심을 먹어야 한다.
사진에는 새파란 색깔의 나물이 보일 것이다. 통닭은 물론 봄볕 같은 날씨와 잘 어울리는 접시의 데꼬라찌오네(decorazione_장식)를 돕지만, 알고 나면 너무 좋은 나물이며 코로나 19에 대항하는 면역력을 높이며 영양가 만점이다. 이름은 끄레스삐뇨(IL CRESPIGNO_Sonchus oleraceus)이다.
우리가 잘 아는 민들레처럼 생긴 야생나물이며 맛은 쌉싸름 하다. 며칠 전 바를레타 재래시장에서 구입한 후 잘 데쳐서 냉장고에 보관 중이던 것을 한 묶음 썰어 접시에 올렸다. 글을 쓰는 동안 통통한 닭다리가 다 식었다. 일어나야 한다. 후다닥.. 3=3=3 (헉, 빠진게 있었네!) 참, 맛은 어떨까.. 상상에 맛긴다. ^^
Salsa di soia piccante fatta con le gambe di pollo paffuto
il 28 Novembre 2020,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