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05. 2020

그가 다녀간 빈자리

#7 엘 찰텐, 라구나 또레 가는 길

우리는 누구인가..?!!



하지만 잘못된 교육. 사회제도가 든 병폐 때문에 불행을 겪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검찰개혁에 목말라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소한 법 앞에서 만큼은 평등해야 할 것이지만 그러하지 못했던 것이다. 한국의 수능 아침에 우리 아이들이 교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필요 없이 많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어차피 정해진 성적순이라면 그들이 교실 밖에서 호연지기(浩然之氣)라도 길러야 하지 않겠는가.. 



하니와 함께 라구나 또레로 가는 동안 우리 곁에는 무수한 나목들이 곧 다가올 우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살아왔던 그들은 시방 발가벗긴 채 여행자를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대자연 속에서 최선을 다한 삶을 살다 간 아름다운 모습 때문에 여행자의 뷰파인더를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의 조화로움은 굳이 노자나 장자의 글과 학문 등을 통해서만 알 수 있는 게 아니란 것. 열심히 최선을 다한 우리 학생들이 수능과 코로나로 이중고를 겪으며 시험을 끝내고 돌아서는 날.. 함박눈이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훌훌 다 털고 그동안 못다 한 호연지기를 마음껏 키우시기 바란다.


지난 여정 수능, 코로나 잊게 만드는 나목의 땅 편 끄트머리에 이렇게 썼다. 그리고 인용글 중간에 지도 한 장을 넣었다. 구글 지도에 표시된 위치는 우리가 엘 찰텐에서부터 라구나 또레까지 지점을 두 군데로 표시해 두었다. 그 간격은 대략 10킬로 미터라고 말한 바 있다.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야 다녀올 수 있는 곳이자 왕복 20킬로미터에 이르는 길이다. 궁금하신 분들은 링크를 열어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그가 다녀간 빈자리




하니와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발품을 판 곳에서 만난 풍경들은 일찌기 어디서 만난 적도 없다. 이곳으로 오기 전 남미 일주를 통해 피츠로이의 산길을 걸은 바 있지만 그때는 지금과 전혀 다른 날씨였다. 건기 때와 우기를 앞둔 때의 풍경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잎을 다 떨군 나무와 잎이 서서히 아름답게 물들어 가는 차이는 여행자에게 전혀 다른 물이자 색다른 감흥을 주었다고나 할까.. 



포스트에 구글 지도를 삽입해 둔 건 다름 아니다. 우리가 서 있는 현재 위치와 이동 경로 및 우리(인간)를 돌아보는 시간을 잠시 갖고 싶은 것이다. 지난 시간에는 대한민국에 당면한 과제가 무엇인지 일면 살펴보았으며, 코로나 19가 창궐하고 있는 이때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잠시 언급한 바 있다. 수능날 아침이었다. 



딴 나라는 몰라도 대한민국의 시국은 연례행사로 치러지는 수능 외에 나라가 처한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일개 공무원이 백주에 겁 없이 당신의 수장에게 또는 대통령 목에 칼을 들이대는 나라가 세상애 또 있을까.. 우리 국민들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어둠의 세력 조폭들이나 하는 짓을 사회 정의를 수호해야 할 검찰 혹은 검찰총장이 하는가 말이다. 가뜩에나 코로나 때문에 힘들어 하는 마당에 힘을 더는 것도 부족해 국민의 짐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너무 뻔한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만.. 지도를 펴 놓고 현재 위치를 살펴보시라. 그곳은 우리가 엘 깔라파테(El Calafate)에서 부터 그 유명한 40번 국도(RUTA 40 장차 나의 브런치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를 따라 북상하다가, 다시 비에드마 호수(Lago Viedma)가 위치한 서쪽 23번 국도로 이동했다. 그곳에서 숙소가 있는 엘 찰텐에 도착해 어느 날 아침부터 트래킹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인간의 존재가 무색할 정도로 대자연은 엄청난 크기로 우리의 존재를 재조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안데스 산맥(이하 '안데스'라 한다)을 따라 길게 형성된 남빙하는 우리 행성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는 지구 상에서 가장 긴 산맥에 위치해 있다. 안데스는 남미의 서부 태평양 연안을 따라 베네수엘라에서 아르헨티나까지 7개국에 걸쳐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으며, 지구 상에서 가장 긴 산맥으로 길이가 7000㎞에 달한다. 



미국 휴스턴대 지구 대기과학과 교수팀에 따르면, 안데스는 태평양 동쪽에 있는 해양 지각판 '나스카 판’이 남미 대륙에 부딪혀 뒤집히며 형성됐다고 한다.  나스카 판의 끝이 지각 아래의 맨틀로 말려 들어가며 형성된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이렇듯 길게 형성된 이유에 대해서는 밝혀진 바 없다. 다만, 대략 8000만 년 전에 지금의 안데스 산맥의 북쪽 끝에서 남미 대륙과 맞닿아 섭입 되기 시작했다고 하는 것. 


숨은그림 찾기.. 하니가 저만치 앞서 간다..^^


어쩌면 불필요해 보이는 이 같은 기록은 우리가 이동하고 있는 라구나 또레와 무관하지 않다. 우리가 걷고 있는 곳은 피츠로이 강(Rio Fitz Roy) 옆으로 이어지는 산길이며, 그곳은 라구나 또레에서 흘러나온 빙하수로 흐르는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이 계수할 수 없는 까마득히 오래전 방하기 혹은 간빙기를 거치면서 드러난 골짜기 곁으로 걷고 있는 것이다. 


이때 만난 풍경이 관련 포스트에 실린 자료사진 들이다.  우리는 이곳에 도착하기 전에 꼬자이께(Coyhaique)에 살고 있는 친구 툴리오로부터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지형을 차근히 설명 듣는 시간을 갖게 됐다. 그는 칠레의 아이센 지역의 건축 감리사였는데 어느 날 그는 부인을 동행하고 우리를 초대해 주변을 드라이브했다. 그는 그들이 살고 있는 지역을 소개하며 "이곳은 빙하가 지나간 자리"라고 말했다. 



한 때 빙하가 흘렀던 자리가 뒤로 물러서며 만들어낸 협곡을 가리킨 것이다. 그곳에는 빙하가 흐르며 남긴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었다. 관련 학과의 전문가가 아니라 할지라도, 우리가 가 보고 싶어 하는 라구나 또레는 최후(?)에 남은 빙하의 끄트머리이자, 한 때 안데스의 남 빙하는 라고 에드마(Lago Viedma) 호수는 물론 라고 아르헨티나(Lago Argentina) 너머까지 진출했을 것이다. 



그러니까 우리의 목적지는 우리 행성의 지난 시간이 박제된 곳이자, 우리가 걷는 길은 그들이 남긴 빈자리나 다름없었다. 우리는 그 빈자리를 따라 느리게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라구나 또래의 위용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설령 지도를 펴놓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고 한들, 그 느낌은 전혀 느끼지 못한다고나 할까..



우리는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그곳에 발을 들여놓으면 시간이 흐름이 정지되어 박제된 느낌을 단박에 받게 된다. 그리고 대자연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며 조물주의 뜻을 헤아리게 되는 것이다. 당신은 천지만물을 만든 후 남자 사람을 만들었으며, 최후에 여자 사람을 만들었다고 빕비아(Bibbia)에 기록해 두었다. 어떤 기록처럼 인간은 대자연의 관리자가 아니라 대자연을 잠시 누리며 거대한 순환 속으로 다시 보내는 것이다. 



그런 인간들의 욕망은 끝도 없다. 글을 쓰는 현재 조물주가 만들어낸 코로나 19 조차 우리 인간의 행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하나의 시련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작은 정치적 이익 하나를 두고 다수 국민들이 뽑아준 민주정부의 대통령에게 칼을 들이대는 사람과 집단들은 한 번씩 당신들의 위치를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당신들의 눈에는 신의 존재가 무색하겠지만, 인간 최고 가치를 상실하면 부끄러움도 모르는 인면수심의 한 종(種) 일뿐이다. 누군가 아름다움은 신의 그림자라고 말했다. 우리가 걷고 있는 이곳은 시간이 박제된 곳이자 신의 그림자로 충만한 공간이었다. 법 밖에 모르는 헛 똑똑이가 가 봐야 할 곳..!


l tesoro nascosto di El Chalten in Patagonia
il Nostro viaggio in sudamerica, patagonia ARGENTIN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