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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09. 2020

사랑이 밀려드는 감동의 골짜기

#10 남미 여행, 또레스 델 파이네 처음부터 끝까지

이곳이 천하절경을 품은 또레스 델 빠이네 계곡이다..!!



(상략).. 하지만 로즈는 절대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 사랑을 배반하지 않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녀는 그 목걸이와 당신의 운명을 잭 도슨이 수장된 그 바다에 아무도 모르게 던져 버린다. 이 영화가 최고의 흥행을 올린 배경이 이런데 있었지 않나 싶다. 우리는 가끔씩 아니 자주 사랑을 말하거나 떠올린다. 어떤 때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사랑을 말하기도 한다. 그 외 최고의 사랑 이야기는 눈만 뜨면 볼 수 있는 유행처럼 우리 곁에 다가와 있다. 또한 사랑과 배신을 소재로 한 가십들이 줄줄이 사탕처럼 가득한 세상에 산다. 
아무도 모른다. 우리의 명운을 결정하는 것은 하늘의 몫이다. 언제인가 우리는 하늘의 부름을 받을 것인데.. 그때 당신은 누구를 떠올릴 것인가.. 사진첩을 열어 하니와 함께 걸었던 힘든 여정을 보면서 문득 잭 도슨과 로즈의 사랑을 그린 영화가 떠올맀다. 당신이 정말 상대를 사랑한다면 잭 도슨의 길을 가야 할 테지.. 우리네 삶의 힘든 여정을 견디게 하는 건 사랑의 힘이 전부이다. 


지난 여정 힘든 길을 이기는 사랑의 힘 편 끄트머리에 이렇게 썼다. 사랑의 가치가 어떤지 영화 타이타닉 내용을 일부 각색해 인용했다. 사노라면 달라질 수 있는 게 너무 많다. 달라지는 기준이 너무 많다. 너무 쉽게 변하는 세상.. 그건 모두 눈에 보이는 것들이자 눈에서 멀면 잊힐 것들이다. 그러나 당신이 마음에 품은 사랑은 절대 변하지 않는 비물질이자 당신을 지탱해온 힘이랄까.. 



감동이 밀려드는 골짜기




이른 아침 먼동이 트기도 전에 야영장을 나선 우리는 아침햇살이 황금빛으로 변한 능선 위에서 또레스 델 빠이네 평원을 바라봤다. 아침햇살이 평원을 톡톡 건드려 깨울 때쯤 장차 우리가 가야 할 길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기어코 이 산의 정상까지 다녀올 작정을 하고 있었다. 



능선에서 바라본 정상은 비스듬히 누운 거대한 산 뒤로 꼭꼭 숨어있었다. 다만 그 일부가 노출되어 있을 뿐이었다. 능선에서 바라본 정상은 너무 거대하여 주변의 풍광과 단박에 비교되곤 했다. 능선에서 바라본 또레스 델 빠이네 계곡은 실로 아름다웠으며 가슴이 뻥 뚫렸다. 



요즘 세대의 여행자가 이곳을 방문했다면 사이다 같은 골짜기라고 불렀을 것이다. 감동이 밀려드는 골짜기를 바라보며 가던 길을 멈추고 렌즈를 바꾸어 가며 촬영을 했다. 셔터음이 날 때마다 스펙터클한 장관이 뷰파인더를 따라 카메라 속으로 쏙쏙 들어왔다. 태곳적의 시간이 골짜기를 타고 쉼 없이 흐르고 있었다. 



처음 마주친 능선에 오르자 정상으로 가는 길은 거의 평지나 다름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좁은 산길 옆으로는 천 길 낭떠러지가 있었으며 그곳에서 천둥소리를 닮은 물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는 길게 이어졌으며 장상 부근까지 이어지고 있었다는 걸 나중에 알게 됐다.  



늘 그러했듯이 가전 길을 멈추어 서서 풍경을 카메라에 담으면 하니는 저만치 앞서가고 기다려 주는 법이 없다. 그녀는 마치 제동장치가 없는 선박을 닮은 듯 전진 기어만 작동시키면 마냥 앞으로만 나아가는 것이다. 내가 능선 위에 서있는 동안 그만큼의 시간 동안 그녀는 점점 더 멀어지는 것이다. 



대게 이런 경우는 촬영이 끝나는 즉시 빠른 걸음으로 따라잡아야 했다. 그러면서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어떤 때는 거리가 너무 멀어진 탓에 가던 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보며 소리를 친다.


"머해?!.. 빨리 와..!!"



내가 뭘 하는지 모르는 그녀가 아니다. 빨리 따라오라는 신호이자 혼자 걷는 길이 재미없을 때 이런 표현이 등장한다. 사노라면 산행이 이니라도 이런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한 곳으로만 바라보고 사는 사람들은 늘 옆지기를 챙기기 마련이다. 만약 그러하지 않다면 왜 그러한지 챙겨볼 일 아닌가..



사랑이 식었던지 무슨 이유 등으로 사랑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서 등을 돌리는 일이 빈번한 건 아닌지 싶은 것. 이런 일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 정도가 보다 심한 것 같다. 닭 소 보듯 소 닭 보듯 하는 일이 자주 생긴다는 것이다.(우리가 남이가..ㅜ) 참 재밌는 비유법이다. 그런 가운데 내가 좋아하는 가수 노사연 씨는 이렇게 노래했다. 



바램

-노사연

내 손에 잡은 것이 많아서 손이 아픕니다. 등에 짊어진 삶의 무게가 온몸을 아프게 하고.. 매일 해결해야 하는 일 때문에 내 시간도 없이 살다가. 평생 바쁘게 걸어왔으니 다리도 아픕니다. 내가 힘들고, 외로워질 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세월에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마디.. 지친 나를 안아 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내가 힘들고, 외로워질 때 내 얘길 조금만 들어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세월에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큰 것도 아니고, 아주 작은 한마디.. 지친 나를 안아 주면서,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겁니다.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뿐입니다.



그녀의 노래를 다시 들어봐도 가슴에 여운이 남는 노랫말은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라 생각할 겁니다..라는 대목이며, 어느 날 갑자기 세월에 한복판에 덩그러니 혼자 있진 않겠죠.. 그리고 우린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익어가는.. 거란다. 코로니 19 때문에 집콕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끔은 떨어져 지내면 좋을 듯한 풍경들이 방안 가득할 것이다. 괜히 없는 트집을 잡아 시시콜콜 사사건건 말대꾸는 주고받다 보면 어느 한쪽은 시큰둥 등을 돌리게 마련이다. 



이 같은 일은 침대를 함께 사용하는 사람들 뿐만 아니다. 오래전 유년기를 소환해 보면 그곳에도 티격태격 말장난이 싸움으로 번지며 급기야 찌질대는 일이 벌어지곤 했다. 그때마다 어머니께선 "야들아, 제발 나가 놀아라!"며 부지깽이로 애꿎은 부뚜막을 두드리시곤 하셨지.. 그런데 하필이면 그런 날은 바깥에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아닌가.. 그러니까 어머니의 속 마음은 얼마나 답답했을까..ㅜ 



아마도 코로나 19가 여전히 창궐 중인 요즘 우리네 일상 속에는 이런 풍경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브런치 이웃들의 표정을 보면 코로나 19가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것이다. 



그럴 때, 어느 날 남미 파타고니아로 떠나신다면.. 또레스 델 빠이네를 둘러보시라. 그리고 지금 서있는 능선 위에서 골짜기를 바라보면, 십 년 묵은 체증 혹은 코로나가 속 썩인 답답함이 사이다처럼 가슴을 뻥 뚫어줄 것이다. 내가 능선 위에서 뭉기적 거리는 가운데 하니는 저만치 멀어졌다. 카메라 줌으로 당겨보니 뒤도 한 번 돌아보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에는 내가 소리쳤다.


"하니 <~~!!.. 손 한번 흔들어 봐봐..!!"



그녀는 저만치서 나의 외침을 듣고 가던 길을 멈추고 능선을 올려다보며 손을 흔들어 보인다. 골짜기 한쪽으로 나 있는 산길은 정상을 향해 구불구불 이어지고 있는 데 그녀의 모습은 눈에 띌까 말까 한다. (확인되시는가..ㅜ) 서기 2020년 12월 9일, 이른 새벽에 일어나 사진첩을 열고 우리가 다녀온 여정을 살피고 있노라면 상대에 대한 믿음이 절대적이어야 하며 그 힘은 사랑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 생각이 든다. 


속담에 '몸이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는 말도 다 사랑의 농도를 탓하는 게 아닌가.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사랑했다면.. 목숨을 걸고 사랑했다면.. 거리 따위가 무슨 소용이겠는가.. 어느 날, 남자 사람 혹은 여자 사람에게 "다시 태어나도 날 사랑하지?"라고 물어보시던가.. 아니면 "저 높은 곳에 함께 가야 할 사람 그대뿐입니다"라고 고백해 보시라. 어떤 반응을 보이시는지..ㅋ (이른 아침에 혼자 씩~웃고 만다. ^^) 천태만상의 세상에서 감동이 밀려든 그 골짜기를 여전히 그리워하고 있다.


il Nostro viaggio Sudamerica_Patagonia Torres del Paine CILE
Scritto_il 09 Dicembre 2020,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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