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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26. 2020

고요한 밤 무서운 밤 거룩한 밤

-침묵에 빠진 이탈리아 남부의 성탄절 밤 풍경

참 희한한 이탈리아의 성탄절 밤 풍경..!!



   서기 2020년 12월 25일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밤 풍경은 을씨년스럽다 못해 무서울 정도이다. 당장이라도 괴기스러운 장면이 연출될 듯한 풍경. 요즘 코로나 19 때문에 밤만 되면 펼쳐지는 희한한 풍경이다. 거기에 비까지 추적추적 내리고 있으니 고요한 밤 거룩한 밤이 무서운 밤으로 연출된 것이다. 인적은 끊겼고 자동차 통행 조차 없는 밤.. 도로에는 카메라를 든 한 남자뿐이다.



고요한 밤 무서운 밤 거룩한 밤




내가 서 있는 곳은 자동차가 주차된 곳이다. 바를레타의 구도시(Centro storico) 중심에는 주변의 새로 건축한 아파트와 달리 주차장이 따로 없다. 그 대신 도로 가장자리에 주차를 하게 되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한 달에 48유로 하는 주차증을 발급받아야 한다. 만약 이를 어겨 주차단속반에 발각되면 83유로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 



이들 단속원들은 오전 9시부터 저녁 9시까지(점심시간 제외) 쉼 없이 주차 딱지를 붙이고 다닌다. 작은 도시에 넘쳐나는 차량들.. 도시를 관통하는 길마저도 왕복 2차선에 불과하므로 교통이 여간 불편한 게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불평을 하는 사람이 없다. 나 또한.. 



그래서 짬짬이 도로 가장자리에 주차해 둔 자동차가 잘 있는지 살펴보곤 하는 것이다. 어떤 때는 좁은 틈바구니를 비집고 주차하는 차량들이 범퍼를 긁는 일이 예사이다. 어떤 사람들은 차주가 보는 앞에서도 주차 중에 범퍼를 들이받는다. 차마 뭐라 할 수가 없다. 그냥 미안하단다. 그러면 끝..ㅜ 



이 도시의 주차문제가 대략 이러한데 성탄절 밤은 정말 고요했다. 범퍼를 들이받지 않는 거룩한 밤.. ㅋ 괴기 영화에서나 연출될 법한 무서운 밤에 자동차 시동을 걸고 라디오를 들으며 잠시 나 홀로 성탄절을 즐기는 것이다.음악 방송의 라디오 자키들은 신나서 죽는다.



AUGURI..! TANTI AUGURI..!! ㅋ

성탄 축하해 진심으로 축하해!!



참 희한한 이탈리아의 성탄절 밤 풍경.. 코로나 19가 연출한 평생 처음 보는 풍경이다. 이곳은 지금도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는 가운데 주말 아침을 맞이했다. 이틀 전만 해도 봄 날씨를 방불케 하더니.. 참 알 수 없는 세상이다.




Notte silenziosa, notte santa, notte paurosa_Barletta
il 25 Dicembre 2020,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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