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에서 가장 눈에 띈 여성
톡톡 튀고 싶으세요..?!!
저녁나절 산책 삼아 피렌체 시내 중심에 위치한 공화국 광장(Piazza della Repubblica)으로 발길을 돌리다가 눈에 띄는 한 여성을 만나게 됐다. 그녀의 옷차림 때문이었다. 글쓴이가 이탈리아에 머무는 동안 가장 눈에 띈 여성이었다. 그녀의 차림을 보는 순간 단박에 "스스로 꽃이 된 여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지하다시피 피렌체를 찾는 사람들은 이탈리아인들은 물론 전 세계인들이다. 대륙을 가리지 않고 사람들이 몰려들기 때문에 옷차림만 봐도 그들이 사는 곳을 알 수 있을 정도이다. 특히 동양인들 중에는 한국과 일본. 중국인들의 생김새가 비슷할 망정 옷차림 만으로도 출신을 알 수 있다. 옷을 잘 차려입거나 유행에 민감한 패션 등 그들만의 문화에 따라 출신은 물론 패션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것.
르네상스의 유산을 살펴보는 동안 절로 눈에 띄는 건 사람들의 패션이다. 다른 곳은 몰라도 최소한 피렌체만 하더라도 이곳에서 만난 이탈리아인들은 정말 옷을 잘 입는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이들이 패션 감각은 뛰어나다. 그들은 당신의 영혼을 지탱해 주는 몸에 대해 아주 민감하고 특별하여 모든 분야에서 무엇이든 건성건성 하는 법이 없다.
어느 날 꼴로르노의 렛지아 디 꼴로르노의 저녁 콘서트장에서 만난 여성들의 차림을 보며 내심 놀란 적도 있다. 곧 해가 저물고 콘서트는 어둠이 깔려야 시작할 텐데 티켓을 들고 줄지어 선 여성들의 차림은 당신이 어느 콘서트의 주인공인 줄 착각 할 정도였다. 곱게 단장한 머리부터 발끝까지.. 한밤중에 선글라스는 왜 필요했는지 파마 한 머리 위에 올려놓고, 그 아래 반짝거리는 귀걸이는 물론 목걸이까지 온몸은 액세서리로 치장되어 있고, 그들이 두른(?) 옷차림은 최고급으로 보였다. 곁에서 그 장면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곧 날이 저물고 콘서트가 시작되면서 정성 가득한 차림들은 모두 어둠 속에 묻히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젊은 여성들은 물론 칠순의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근사한 차림으로 당신의 몸을 가꾸는 것. 이 같은 추세는 이탈리아 남성들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청바지에 재킷만 걸쳐도 자연스럽고 잘 어울리는 그들은 한여름만 빼면(어떤 때는 한여름에도) 목도리를 두르고 다닌다. 만약 이들이 목도리를 두르지 않았다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랄까. 무엇을 입고 신어도 잘 어울리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패션 감각이 남다르다는 말. 이탈리아가 왜 패션산업이 강한지 등에 대해 자료(아래 링크, 일독을 권한다)를 살펴보니 2017년 현재 이탈리아의 전체 수출액은 4,616억 달러였는데 수출 기준 세계 10위를 차지한 게 패션산업이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
이탈리아의 30대 수출 품목을 보면 의약품, 승용차, 자동차 부품 등이 수출 상위에 있으며 이 외 다양한 소비재가 포함돼 있는데 그중 패션 관련 품목은 신발류(5위), 여행가방(8위), 귀금속(10위), 여성복(20위), 유연처리 가죽(26위), 안경(30위)으로 6개 품목이 상위 30위 안에 들어간다. 이 외에도 스웨터 및 풀오버(36위), 남성복(42위) 등 패션분야 제품 수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말 그대로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듯이 이탈리아의 패션산업도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건 아니었다. 이탈리아의 패션 관련 품목들이 전 세계인들의 주목을 끈 데는 그만한 마케팅 전략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러나 전 국민들의 타고난 패션감각이 뒷받침되어주지 않는다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랴.
글쓴이가 지켜본 바에 따르면 이탈리아인들은 비슷할 망정 절대로 똑같은 옷차림을 하지 않았다. 예컨대 한국에서 오리털 파카가 유행하면 너도 나도 따라 해 마치 단체복을 연상시킬 정도지만, 이탈리아에서 그런 유행 따위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었다. 자기에 의한 자기만을 위한 자기의 옷을 찾아 걸치는 것이랄까. 피렌체 중심가에서 톡톡 튀는 옷차림을 한 여성을 보니 문득 이탈리아인들의 패션이 떠올랐다. 그녀는 어느 날 스스로 꽃이 되어있었다.
이탈리아는 왜 패션 산업이 강한 걸까?
Una bella Ragazza_FIRENZE
15 Giugno Piazza della Repubblic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