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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un 24. 2019

원시인들의 삶은 어땟을까

#2 _9300년 전 인류의 흔적을 찾아서  

여행은 그런 것..!


여행은 현재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다. 현재의 상황을 모두 잊어버리는 행위이다. 그리고 지금껏 살아왔던 세상과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되는 것이자 또 다른 호기심에 빠져드는 것. 그와 동시에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칠레 치코에서부터 로스 안티구오스(Los Antiguos Provincia di Santa Cruz Argentina)까지 이동하는 동안 장차 다가올 새로운 세상이 어떨지,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뷰파인더는 새로운 세상을 살피고 있는 것이다.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진 일행들의 입국심사가 끝나자 리오 삔뚜라스 암각화가 위치한 뻬리또 모레노가 매우 궁금해졌다. 꾸에바 데 라스 마노스로 가는 길 전편에 이렇게 썼다, 

   




입국심사가 끝나자마자 우리를 태운 미니 버스는 9300년 전 원시인들이 그린 손바닥 그림이 있는 뻬리토 모레노(Perito Moreno)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아르헨티나의 43번 국도는 포장이 잘돼 있었다. 드 넓은 평원 위에 주단을 깔아놓은 듯 말끔하게 단장된 길. 그 옆으로 라고 부에노스 아이레스(Lago Buenosaires)가 길게 펼쳐져 있었는데 바다처럼 넓어 보였다. 평원 위로 부는 바람 때문에 파도가 넘실거렸다. 지금은 많은 사람들이 이 길을 이용하지만 오래전 선사시대 때는 어땠을까. 



사람이 살 수 없을 것 같은 평원 한쪽에는 이민자들이 터를 일구어 양을 방목하고 있었다. 평원 곳곳에는 미루나무 숲이 보였는데 이 같은 풍경은 곳곳에서 발견됐다. 바람이 얼마나 불었으면 이들은 미루나무 숲에 의지했을까. 처음에는 사람 사는 곳에 당연히 심어졌을 거라 생각했지만 손바닥 그림을 본 후부터 생각이 달라진 것. 



지금으로부터 9,300년 전 원시인들이 그린 손바닥 그림은 빙하기(氷河期)가 끝날 때쯤(1만 년 전) 완성된 것으로 봤을 때, 그들이 이곳에 정착할 때는 혹독한 추위와 싸워야 했을 것이다. 따라서 최소한 바람은 피해야 했을 것. 당시를 생각하면 벌판에서 촌락을 이루고 사는 현대인들을 보면 행운이라고 밖에 설명할 수가 없다. 


만약 그들이 북아메리카로부터 이곳까지 진출했다면 안데스 산맥을 넘었을 텐데 라고 헤네랄 까르레라 혹은 라고 부에노스 아이레스 호수를 따라 동쪽으로 진출했다면 고도가 높은 안데스 산맥(la cordillera de los Andes)은 피했을 거라는 짐작이 간다. 참고로 위키백과가 전하는 안데스 산맥의 위용은 이러하다. 



안데스 산맥은 지구 상에서 가장 길게 뻗어 있는 신기 조산대의 산맥으로, 그 길이는 약 7,000km에 달한다. 아메리카 대륙 내에서는 가장 해발고도가 높은 산맥이기도 하다. 남아메리카의 서부 해안을 따라 남북으로 길쭉하게 뻗어 있으며, 폭은 가장 넓은 곳이 700km 정도 되며, 평균 고도는 4,000m이다.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 7개국에 걸쳐 형성되어 있다. 안데스 산맥은 중간중간에 위치한 저지대를 기점으로 여러 부분으로 나뉜다. 산맥의 고원 지대에는 키토, 보고타, 아레키파, 메데인, 수크레, 메리다, 라파스 등의 대도시들이 위치해 있으며, 그중에서도 알티플라노 고원은 티베트 고원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높은 곳에 위치한 고원이다. 기후에 따라서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뉘며 각각 열대 안데스, 건조 안데스, 다습 안데스라 일컫는다. 대표적인 봉우리로는 아시아를 제외하면 지구 상에서 가장 높은 산인 해발 6,962m의 아콩카과산이 있다. 에콰도르령 안데스에 있는 침보라소 산은 지구의 자전에 의해 생기는 적도 융기의 영향으로, 그 꼭대기가 지구 중심부로부터 가장 멀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큰 축에 드는 화산들이 대거 안데스 산맥에 있으며, 그중에는 오호스 델 살라도 산 또한 포함된다. la cordillera de los Andes


글쓴이가 남미 일주를 계획한 것도 안데스 때문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언급된 바 안데스는 남미대륙 전체에 걸쳐 7,000km로 길게 이어졌을 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에 걸쳐 형성된 산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알 수 없는 영감에 빠뜨리곤  한다. 만약 내게 다시 한번 더 남미 일주의 기회가 닿는다면 베네수엘라에서부터 칠레 끝까지 사람들이 단 한 번도 발을 디디지 않은 미지의 땅을 여행해 보고 싶은 것. 



사람들이 세상사는 재미에 푹 빠져있을 때 그곳은 본래의 모습을 고이 간직한고 처녀의 땅으로 잘 보존되고 있었기 때문인데, 생과 사를 초월한 공간에 머물고 싶었다고나 할까. 그러나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곳. 세상은 넓고 갈 곳은 많다만 인생은 너무 짧다. 그래서 아내는 가끔씩 지천명의 나이가 되면 모든 것 다 뒤로하고 여행을 떠나라고 했지..( 그 말이 맞아요!)



서두에 언급한 바  여행은 현재로부터 멀어지는 것이며, 현재의 상황을 모두 잊어버리는 행위이다. 그리고 지금껏 살아왔던 세상과 전혀 다른 세상을 만나게 되는 것이자 또 다른 호기심에 빠져드는 것. 그와 동시에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의 시선은 버스 창밖으로 향해 있고 창밖에는 바다를 닮은 호수가 끊임없이 파도를 일구고 있었다. 


이렇듯 낯선 풍경을 만나게 되면 머릿속은 하얘지는 것. 가슴속에서는 아이들이 좋아 날뛰는 듯한 표정으로 가득하다. 세상살이가 결코 쉽지 않은 만큼 비례한 대가가 현재로부터 멀어진 것인지, 지금껏 살아왔던 세상과 전혀 다른 세상 앞에서 또 다른 호기심에 빠져드는 것. 원시인들의 삶 속에서도 이런 느낌이 존재했을까. 



한 자료 '산맥들은 언제 솟아올랐는가? (When Did the Mountains Rise?)'를 살펴보니 안데스 산맥은 대략 500만 년 전에 생성된 것으로 지구별 다른 지역에서 보다 조금 더 빠른 시기에 생성됐다. 그 길고 까마득한 시간 동안 사람들의 접근을 마다하고 오롯이 남아있었던 것. 우리를 태운 버스가 그 곁을 지나고 있는 것이다.



43번 국도가 고도를 조금 더 높이자 호숫가에서 둥지를 튼 사람들의 흔적이 조그맣게 보인다. 원시인들은 이런 장소를 사람들이 살만한 곳으로 판단하지 않았다. 우리가 찾아 나선 곳은 리오 삔뚜라의 동굴벽화가 그려진 곳이므로 그때와 지금의 사람 사는 모습은 사뭇 다른 것. 



저 멀리 오른편 호수 가장자리가 보이는 곳이 라고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끄트머리.. 곧 손바닥 그림이 있는 리오 삔투라의 배후 도시 뻬리토 모레노로 입성하게 될 것이다. 여행은 끝날 때까지 또 그 후로도 두근거림과 설레임이 계속된다. 


CUEVAS DE LAS MANOS_PERITO MORENO
Parco Nazionale Perito Moreno ARGENTIN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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