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잊고 살았던 가까운 나라의 심성
산에 들에 피는 꽃도 아름답지만 마음속에 피는 꽃 더욱 곱지요..!!
다수의 남한(남조선) 사람들이 밟아 보지 못한 땅.. 서기 2021년 2월 19일(현지시각),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오래된 사진첩의 기록을 열어보고 있다. 그 기록은 어느덧 16년이 됐다. 16년 만에 세상의 빛을 보게 된 것이다. 브런치를 열면 표지 사진 아래 앙상한 나뭇가지가 담벼락 뒤에서 햇살을 쬐고 있고 대문과 쪽문 곁에는 눈 녹은 자국이 선명하다. 기록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곳은 두만강(도문강) 변에 위치한 옌볜(연변) 조선족 자치주(延边朝鲜族自治州)에 속한 한 초등학교의 모습이다. 서기 2005년 3월 14일, 나는 이 지역의 S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한 목사님을 대동하고 이 학교를 찾게 됐다. 그 직후 조선족 사회의 한 단면을 이 학교에서 발견하게 된 것이다. 학교는 폐교가 되었으며 아이들이 뛰어놀던 운동장에는 메마른 잡초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저만치 앞서 걷고 있는 분이 이곳에서 목회를 하고 있었던 S교회의 목사님이다.
당시 나는 북방선교의 목적으로 한 예술단체를 이끌고 이곳을 방문하게 됐다. 장차 이곳에 파견된 선교사와 함께 북방선교는 물론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_東北邊疆歷史與現狀系列硏究工程, 동북변강역사여현상계열연구공정)에 맞서는 일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었던 것이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으며 자칫 하나밖에 없는 목을 내놓을 수도 있는 일이었다. 국내 모 선교단체의 보이지 않는 후원이 전부였으며 비용과 노력 등은 모두 나의 몫이었다.
주지하다시피 조선족 자치주는 중화인민공화국 동북 지역 지린성(길림성, 吉林省)의 자치주이며, 중심지는 옌지시(연길시, 延吉市)이다. 자치주의 면적은 43,474 ㎢이며, 2009년 현재 인구는 217만 9천 명 정도로 알려졌다. 우리 동포들이 북한(북조선)을 사이에 두고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었던 것이다.
그곳은 우리에게 낯익은 '조선족'의 본거지이기도 하고, 한 때 우리 선조님들이 살고 있었던 간도(間島) 땅의 일부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장차 대한민국이 북조선과 통일이 되면 반드시 되찾아야 할 우리의 영토이기도 한 곳이었다. 당시 나는 압록강 하류 단동시(丹東市)에서부터 북경을 거쳐 두만강 하류에 위치한 훈춘시(珲春市)를 오가던 때였다. 나는 이미 폐교가 된 이 학교에서 우리 동포들이 남긴 매우 감동적인 흔적을 발견했는데.. 그 흔적은 교실로 이어지는 현관 벽의 칠판에 쓰인 글씨였다. 이랬다.
문명의 꽃송이
산에 들에 피는 꽃도 아름답지만 마음속에 피는 꽃 더욱 곱지요.
티 없이 깨끗하고 정직한 마음 우리는 이 꽃을 키워갑니다.
시내가에 피는 꽃도 아름답지만 이야기에 피는 꽃 더욱 곱지요.
정답고 례절바른 고운 말씨 우리는 이 꽃을 피워갑니다.
앞마당에 피는 꽃도 아름답지만 몸가짐에 피는 꽃 더욱 좋아요.
단정하고 사심 없는 의젓한 행동 우리는 이 꽃을 사랑합니다.
창문가에 피는 꽃도 아름답지만 거리마다 피는 꽃 더욱 좋아요.
언제나 산뜻하고 청신한 환경 우리는 이 꽃을 사랑합니다.
아, 아름다운 마음, 아름다운 말씨, 아름다운 행동, 아름다운 환경..
우리들이 지켜가는 사회주의 꽃동산에 활짝 핍니다!
공부를 잘하려면
어떻게 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관심하는 회제예요.
공부를 잘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인소가 있지만 관건은 과당수업을 잘 듣는 것이지요.
어떻게 하면 과당수업을 잘 듣겠는가요.
(1) 수업 전에 준비를 잘해야 하는데 중점은 예습이지요.
(2) 과당수업에 선생님이 물음을 제기하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잘 생각해야 해요.
(3) 수업시간에 선생님이 새로운 지식을 전수할 때는 꼭 주의력을 집중해 들어야 해요.
(4) 과당수업의 주요 내용을 기억해야 해요.
아이들이 사라진 텅 빈 학교, 텅 빈 교실.. 그 한쪽 모퉁이에 오롯이 남아있던 칠판의 글씨는 점점 허물어져 가고 있는 학교 건물을 받치고 있는 심장 같은 존재였다. 아마도 지금쯤을 누군가에 의해 훼손되었을지도 모르는 칠판의 글씨는 이곳에서 수업을 했던 어느 선생님이 쓴 글씨였을 것이다. 글자체는 반듯했으며 내용이 때 묻지 않은 감동을 준 것이다.
비록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우리와 떨어져 지내는 조선족들이지만, 한 때 그들은 우리와 피를 나눈 형제가 아니었던가.. 글에서 언급된 문명의 꽃송이는 16년의 세월이 지나고 있는 지금에도 신선한 감동과 충격을 준다.(칠판에 쓰인 '사회주의'에 딴지를 거는 사람이 없기 바란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대통령 문재인)의 현실을 돌아보게 만들며, 우리가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행복이 어디쯤 와 있을까를 돌아보게 만드는 글.. 이 기록을 소환하게 만든 귀한 인연은 브런치에서 만난 자유로운 콩새라는 필명을 가지신 분이다.
이 분은 이틀 전에 발행한 나의 글 산수유, 이맘때 니가 젤 잘났다 편에 이런 댓글을 남겼다.
한방에서 산수유는 음(陰)을 보충해 주는 보약재의 종류입니다.
우리 몸의 음양(陰陽)의 균형을 맞추어 평형을 유지해주는 거죠.
음의 기운을 가진 산수유가 을의 위치에 있다는 작가님의 표현에
아.. 어쩜 이렇게 자연의 이치와 몸의 균형과 갑과 을의 인간관계가
신통하게 연결되어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양의 기운이 지나치면 음의 기운이 약해지면서 신체가 마르고 팍팍하고 심신이 예민하고 피로해지는 것이지요. 산수유로 음기를 보충해서 음양의 균형을 맞추어주면 건강한 신체가 되는 것처럼.
양기가 솟아오르는 봄날의 운기에 음을 보충하는 산수유가 만개하는 것도 어찌 보면 적절한 자연 속의 음양의 조화겠지요. 양이 극하면 음으로 이행하듯이 사회관 계속에서도 갑질이 지나치면 낭패를 보게 됨은 자명한 이치라 생각되어요.
지나침은 부족함보다 못하다는, 자연의 이치도 그러하니 사람의 몸도 음양을 중시하고 인간관계속에서도 서로의 어깨를 빌려주며 함께 하는 것이 다 좋은 것이다~~라고 우겨봅니다요. 작가님.^^
자유로운 콩새 님은 북조선에서 한의학을 전공한 한의사로 우수한 성적으로 공부를 마친 인재였다. 그녀는 최근에 발행한 글 파출부로 만난 여교수-한국행 길을 열어주다(부제: 여의사가 파출부 된 사연) 편에서 당신의 모든 것을 솔직하게 모두 기록해 두었다. 그녀가 한국으로 오게 된 기적 같은 여정이 브런치에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녀의 기록을 통해 어느 날 훈춘에서 만난 칠판의 기록을 머릿속에 떠올린 것이다.
산에 들에 피는 꽃도 아름답지만 마음속에 피는 꽃 더욱 곱지요.
티 없이 깨끗하고 정직한 마음 우리는 이 꽃을 키워갑니다.
시내가에 피는 꽃도 아름답지만 이야기에 피는 꽃 더욱 곱지요.
정답고 례절바른 고운 말씨 우리는 이 꽃을 피워갑니다.
앞마당에 피는 꽃도 아름답지만 몸가짐에 피는 꽃 더욱 좋아요.
단정하고 사심 없는 의젓한 행동 우리는 이 꽃을 사랑합니다.
창문가에 피는 꽃도 아름답지만 거리마다 피는 꽃 더욱 좋아요.
언제나 산뜻하고 청신한 환경 우리는 이 꽃을 사랑합니다.
아, 아름다운 마음, 아름다운 말씨, 아름다운 행동, 아름다운 환경..
우리들이 지켜가는 사회주의 꽃동산에 활짝 핍니다!
16년 만에 공개하는 아름다운 기록의 주인공이 그녀의 현재 모습이었으며, 그녀의 마음결에는 흠결을 발견할 수 없을 정도로 청순했다. 사람들은 당신의 속마음을 노출하면 큰일이 나는 줄 안다. 당장 손해를 볼 것 같은 기분을 가지는 것. 그러나 당신이 착하고 선한 마음을 가지고 당당하면 할수록 엄청난 에너지를 발하는 것을 만나게 된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인연의 법칙도, 인과응보의 법칙도, 하인리히의 1: 29: 300의 법칙도, 천지신명의 도우심도, 하늘의 도우심도.. 문명의 꽃송이의 짧은 문장에 오롯이 묻어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의 자서전을 읽고 있노라면 신앙인들은 물론 보통사람들이 체험하고 싶은 기적(奇蹟)이 저절로 떠오르게 된다.
그녀는 자서전적 글에서 '대한민국 만세!'를 당당히 외쳤다. 그런 당신을 도우신 분이 곁에 있었다는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늘의 도우심이었다. 바쁘신 중에 짬이 나시면 그녀의 브런치를 일독하시기 바란다. 맑고 향기로운 꽃에 벌 나비가 모여드는 법이다.
I fiori che sbocciano nel cuore sono ancora più belli_HOONCHUN
il 19 Febbra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