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Feb 20. 2021

점순이 마음 뒤흔든 풍경

#6 서울에 봄이 오시던 날


서울에 봄이 오시던 날 관련 포스트(1년에 단 한 번 볼 수 있는 우주쇼)에서



돌이켜 보니 그 맘때 사내아이들은 계집아이들 보다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덜 성숙되었을 때이다. 그는 자기 집 닭이 번번이 싸움에 지자 그녀의 닭을 때려죽이게 된다. 이게 문제(?)의 발단이 됐다. 점순이는 자기 닭을 때려죽인 소년을 어른들에게 일러바치지 않겠다는 제안에 옵션을 달았다. (조오기 산기슭까지 걸어갔다 올까.. ^^)


산수유나무와 생강나무(동백)의 차이를 눈여겨보시기 바란다. 이하 김유정 선생의 단편소설 <동백꽃>에 등장하는 생강나무의 모습을 담았다.


순진한 녀석.. 둘이 타박타박 걸어서 도착한 산기슭에 동백꽃이 꼬물꼬물 흐드러지게 피고 있었다. 그곳은 마을(김유정역)에서 꽤 먼 곳으로 점순이의 음모가 실행되기 마침맞은 곳이랄까.. 참나무 잎이 솜이불처럼 푹신하게 널려있는 숲 속 산기슭에 도착하자마자.. 점순이는 어수룩하고 착한 소년의 허리를 감싸 안고 논개(論介)처럼 동백꽃 숲으로 파묻히게 된다.



점순이 마음 뒤흔든 풍경




   서기 2021년 2월 20일 토요일 오전(현지시각),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는 화창한 봄 날씨를 연상케 하고 있다. 볕이 눈부시다. 이미 봄이 곁에 와 있는데 가끔씩 겨울비가 바람과 함께 봄을 시샘하는 것이다. 오늘 날씨는 화창한 봄 날씨를 보이며 사람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있지만, 벌써 구급차의 경적 소리가 도망가듯 세 번째 들렸다. 이탈리아의 코로나 성적표를 살펴보니 달라진 게 없다. 



그런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코로나 19 중앙 방역대책본부가 브리핑을 열고 코로나 성적표를 발표하는 것과 동시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대상자 명단(요양 벙원)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현지에서는 이 같은 뉴스를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 이탈리아는 하루 감염자 수가 1만 수천 명을 넘기고 있고 사망자 수도 매일 수백 명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 오늘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 수가 8만 6천 여명이다. 그리고 8천 명(7,938명)에 이르는 사람이 격리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자가 단 한 명도 없었으면 좋겠지만, 우리나라의 코로나 성적표는 물론 백신 접종 준비 상태는 세계인들이 우러러보는 놀라운 기록을 써 나가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한 회사(풍림 파마텍, 대표 조희민)가 개발한 백신 접종 '특수 주사기'가  화제가 되고 있었다. 



백신 1병당 1명을 더 접종할 수 있는 최소 잔여형(LDS) 주사기가 등장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있다. 백신 5병으로 6명을 접종할 수 있게 되었으며 20% 증산에 해당하는 양이었다. 관련 뉴스를 살펴보니 직원수가 80명이었는데 현재 400명으로 불어난 상태였다. 


세계로부터 밀려드는 주문량 때문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서 우리나라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자긍심이 치솟고 K_방역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 방역당국은 물론 우리 국민들이 너무 자랑스러운 것이다. 



아울러 3월 중순이면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맨 먼저 의료진이 접종되며 일반인들은 7월부터 본격적인 접종이 시작된다고 한다. 2분기부터는 65세 이상 약 850만 명과 노인재가. 복지시설, 장애인 거주. 이용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 입소자와 종사자 약 90만 명이 접종받는다고 하므로, 이때쯤이면 세계인의 시선이 모두 대한민국으로 몰릴 게 틀림없다. 이 같은 내용 등에 대해서 한국에 가 있는 하니와 통화를 주고받는 것이다. 



그녀는 하루라도 빨리 이탈리아로 날아오고 싶어 했다. 그녀뿐만 아니라 집콕이 일상이 된 사람들에게 코로나 시대는 얼마나 많은 행복을 앗아갔는지 가늠이 안 될 정도이다. 이틀 전에 브런치에 소개한 관련 글에는 그 심정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브런치 이웃의 혜윤이 님은 댓글에 "산에 올라가 보니 곧 진달래가 꽃망울을 터트릴 것 같아요~ 작가님 마음속에서 봄이 요동치시네요~ 눈 속이 낙엽을 헤쳐보니 새싹들이 소곤소곤거리고 있었어요~^^"라고 쓰셨다. 



나는 그분의 솔직 담백한 글에 마음이 따뜻해지는 한편, 그녀의 다소곳한 행동을 상상하며 입가에 미소가 절로 그려졌다. 집에서 멀지 않은 산자락에 쌓인 낙엽을 헤쳐보고 싶은 정도로 봄이 기다려지신 것이다. 비록 코로나 시대에 잘 대처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과 대한민국이지만, 속 마음은 김유정 선생이 쓰신 단편소설 <동백꽃>의 주인공 점순이를 연상케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마음은 나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사진첩을 뒤져 서울의 대모산 자락 양지바른 곳에 피어난 생강나무 꽃(동백꽃)을 소환하게 된 것이다. 이맘때 딱 한 철 볼 수 있는 매우 귀한 풍경이자 점순이 마음을 뒤흔든 어지러운 풍경이다. 입춘이 지나면 이미 봄은 저만치 달아나는 법이므로 짬짬이 브런치 이웃의 다소곳한 모습을 가슴에 담아 산기슭 혹은 들로 산으로 발길을 옮겨 보시기 바란다. 평생을 통해 1년에 단 한차례 볼 수 있는 천국의 모습이 주변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Ecco come arriva la primavera_il Monte DEMO, Seoul COREA
il 20 Febbra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16년 만에 공개하는 아름다운 기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