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남미 여행, 또레스 델 파이네 처음부터 끝까지
두 사람이 넋 놓고 바라보고 있는 시선 끄트머리에 무엇이 있길래..?!!
지난 여정(가슴에 담은 토레스 델 파이네 비경) 본문 중에서
같은 장소를 두 번 다시 찾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또 여행길이든 사회생활에서든 그 어떤 곳에서든 정상까지 가는 길은 멀고 험하다. 그렇다고 정상에서 오래 머물 수도 없는 법. 다만, 또레스 델 빠이네 정상에 머무는 동안 비경을 카메라에 담는 건 잊지 말아야 했다.
사람들은 갑자기 놀라거나 장엄한 풍경 앞에 서면 할 말을 잊는 법이다. 정상에 다다른 사람들은 아무런 말도 없이 눈 앞에 펼쳐진 놀라운 광경만 그저 바라볼 뿐이었다. 대여섯 명의 사람들이 운집해 있는 곳이 전망대(Mirador Las Torres)이자 산길(Fin del sendero)이 끝나는 곳이다. 나는 우리 곁을 따라다닌 이 계곡의 발원지를 찾아 호수에 손을 담그는 한편 물을 맛보고 싶었다.
기억하시나요(지난 여정 주요 장면 모음 1)
또레스 델 빠이네를 다녀오는 만큼 여행기도 만만치 않았다. 그동안 연재 글 21편을 기록해 오는 동안 주요 장면을 사진과 영상으로 편집해 모아봤다. 여행을 다시 다녀오는 기분이 들 정도로 다시 봐도 감동의 물결이 마구 쏟아진다. 꿈을 꾸고 실행에 옮긴 자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이 아닌가 싶다.
기억하시나요(지난 여정 주요 장면 모음 2)
희한한 일이다. 여행 사진을 둘러보는 동안에 그곳에 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한 번 기억에 남으면 지워지지 않는 현장감이 기록에서 묻어난다. 만약 사진이나 영상 같은 기록 장치가 없었다면.. 브런치(인터넷)가 없었다면.. 어느 날 서서히 기억에서 멀어졌다가 허공으로 사라지고 말겠지.. 참 놀라운 세상이다!
두 사람이 넋 놓고 바라보고 있는 시선 끄트머리에 무엇이 있길래 저러고 있을까.. 하니와 나 또한 이들의 모습을 쏙 빼닮았다. 유구무언(有口無言).. 이곳 또레스 델 빠이네 정상에 서면 할 말을 잊게 되는 것이다. 바람을 피해 적당한 장소를 잡고 난 다음 입을 굳게 다문채 바라보는 곳은 조물주가 파타고니아에 남긴 걸작품이다.
정상에서 바라본 또레스 델 빠이네의 세 봉우리와 그 곁의 조각품들을 천천히 감상해 보시기 바란다.
위에서 잠시 돌아봤지만 정상으로 올 때까지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아무나 갈 수 있는 곳이지만 누구나 갈 수 없는 장소이기도 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또레스 델 빠이네 정상을 다녀갔을 것이다. 하지만 감흥은 서로 달랐을 것. 우리네 삶도 닮은 듯 서로 다르다. 누구나 각자의 처지에 따른 삶의 변곡점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 돌이켜 보면 우리가 걸어왔던 길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희로애락..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무슨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하니와 함께 또레스 델 빠이네 정상에 섰을 때 달님은 우리를 굽어살피고 있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를 보살펴준 것이다. 천지만물이 하나의 유기체이듯 당신과 관계없는 것들은 세상에 없다. 그게 육체든 정신체이든.. 서기 2021년 3월 3일 초저녁,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쓰다.
Il Nostro viaggio Sudamerica_Torres del Paine, Patagonia CILE
Scritto_il 03 Marz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