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이탈리아인들의 건강 장수 비결
기억을 더듬어야 주키니 호박꽃을 너무 맛있게 먹는 사람들을 기억해 낼 수 있을까..!
맛 없는 식품 맛있게 먹어야 하는 이유
이탈리아인들의 건강 장수 비결편(일곱 번째)에 주키니 호박 관련 글을 발행했다. 호응이 대단했다. 브런치 파워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것을 느낀 시간이었다. 당시 끼적거린 글 속에는 요리학교의 풍경 등을 통해 이탈리아 요리의 일면을 엿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주키니 호박의 쓰임새와 효능 등을 알아보았다.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은 야채가 우리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것은 물론 다양한 요리법을 통해 훌륭한 요리로 거듭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요리 공부와 연구를 하면서부터 요리방법이 중요하게 느껴진 것은 식재료에 대한 선입견이 맛과 연결된다는 사실이었다. 예컨데 "저 식품은 정말 맛이 없어" 하고 단정하는 순간부터 특정 식재료는 거들떠 보지도 않게 된다는 것. 주키니 호박도 그 중 하나일 수도 있다.
우리에게 호박은 친숙한 식품이지만 호박으로 만들 수 있는 요리는 극히 제한되었다고나 할까. 호박 지짐이. 호박죽, 볶음 등 요리 방법이 몇가지 되지않거나, 또 이런 저런 시도를 통해 만들어 본 호박요리는 적지않은 분들이 익숙하지 않아 잘 따라하지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무엇이든 익숙하지 않은 것은 쉽게 시도하지 않기 때문이랄까.
이탈리아가 요리 강국으로 거듭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선입견 때문에 거들떠 보지않던 식재료가, 오만가지(?)의 리체타를 통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맛있게 먹는 것. 먹어주는 것. 다른 식품도 그렇지만 특히 주키니 호박의 경우 영양 성분을 보면 반드시(?) 먹어줘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도 그 때문이다. 영양가는 높지만 맛 없는 식품을 맛있게 많이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야 말로 건강 장수 비결이 아닐까..
자료 사진은 지난 4월 13일 자 피렌체 산타 암부로지오 재래시장에서 촬용된 주키니 호박
오늘(7월 1일)아침, 피렌체의 산타 암부로지오 재래시장에 들었더니 제철 과일이 부지기 수로 널린 가운데 주키니 호박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아래 두 장의 자료사진을 남겼다. 녀석을 집으로 데려가 새로운 주키니 호박 요리 리체타에 쓸 요량이었다. 글 제목 <주키니 호박 초간단 리체타>를 소개하기 전에 맛 없는(?) 식품을 맛있게 먹어줘야 하는 이유를 관련 글을 통해 한 번 더 숙지한 후 초간단 리체타를 소개해 드리도록 한다.
히포크라테스의 명언과 제철 식재료의 효능
<중략>..뿐만 아니었다. 주키니 호박에는 베타카로틴도 풍부하게 들어있었다. 베타카로틴은 시금치 등 녹황색 채소에 많이 함유된 것으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체내에서 비타민 A로 작용해 점막을 건강하게 유지하고, 야뇨증을 예방하는 작용을 하며 피부 노화 방지 등 미용 효과에도 탁월하다는 것. 또 엽산이 풍부해 빈혈까지 예방한단다.
그뿐인가. 주끼네 호박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영양소는 비타민 C였다. 주지하다시피 비타민 C는 우리 몸에서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백혈구 기능을 강화하고 면역력을 향상해 감기 등 감염 질환을 예방하는 효과를 발휘하는 것. 이탈리아인들의 건강장수 비결은 마치 좋은 약을 상시 복용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따라서 자료를 정리하는 동안 줄곧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명언이 있었다. 히포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했다.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지 못하고, 약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치지 못한다. 모든 음식을 당신의 약으로 삼고, 의사로 삼아라"
요리학교에서는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늘 강조한다. 지금 이탈리아 전역의 시장에는 노란 꽃을 단 주끼네 호박이 한창이다. 이날 주끼네 호박꽃은 튀김으로 만들어지고 몸통은 속을 파내고 주끼네 호박에 부족한 영양소를 채워 넣고 오븐에서 구워냈다. (아래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관련 리체타(유튜브)를 링크해 두었다) 자료를 열어보니 주끼네 호박꽃까지 자연에서 챙겨 먹는 명약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갑자기 주끼네 호박이 땡긴다..!
*그냥 보기만 해도 누구나 따라 할 수 있는 쥬끼네 호박 요리
-Fiori di zucca saltati in padella.
-Risotto zucchine e fiori di zucca
-Pasta con Fiori di Zucca
먼저 페스토가 무엇인지 알아본 후 초간단 리체타를 소개해 드리도록 한다. 페스토(pesto)란 이탈리아어의 동사인 페스타레(혹은 빼스따레_Pestare)로부터 유래된 것으로 '짓이기다', '빻다', '으깨다', '가루가 되게 하다'란 뜻이다. 그러므로 페스토는 절구에 넣고 빻아서 만드는 것으로 우리에게 익숙한 바질 페스토(pestato di basilico)가 그것이다. (참고로 글쓴이의 브런치에 소개되는 리체타 대부분은 이탈리아어 발음으로 쓰여진다는 점에 유의하시기 바란다.) 주키니 호박으로 만들어지는 주키니 호박 페스토(Pesto di zucchine)는 재료만 다르고 응용된 방법일 뿐이므로, 몇가지 재료만으로 후다닥 만들 수 있는 매우 특별한 고급 페스토라 할 수 있다.
주키니 호박 페스토 초간단 리체타
재료(Ingredienti)
200g 주키니 호박(Zucchine)
2g 가는 소금(Sale fino)
30g 빠르마지아노 레지아노(Parmagiano regiano da grattugiare)포르맛죠(formaggio_치즈) 갈은 것
30g 뻬코리노(Pecorino da grattugiare) 포르맛죠(formaggio) 갈은 것.
125g 올리오 엑스트라 라 베르지네 돌리바(Olio extravergine d'oliva_올리브유)
30g 삐놀리(pinoli_잣)
30g 바실리코(Basilico_바질)
만드는 방법(Procedimento)
먼저 주키니 호박을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꼭지를 떼내고 잘 다듬는다. 주키니 호박은 믹서기에 잘 갈릴 수 있도록 잘게 채선다. 준비된 재료 전부를 넣고 크림이 될 때까지 곱게 갈면 끝. 문제는 재료 준비다. 다른 것은 몰라도 빠르마지아노 레지아노 치즈와 뻬코리노 치즈 가루 혹은 바실리코를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관건이다. 일반 가정에서 이같은 재료를 사전에 준비해 놓기란 쉽지않은 일. 그러나 걱정은 금물.
대형마트에서 짝퉁 브랜드인 <팔마산>치즈 가루를 사용해도 무방하다. 그러나 가능하면 이탈리아산 진짜배기 포르맛죠를 사용하는 게 맛과 영양가를 드높이는 방법 임을 절대로.. 절대로 잊지 마시기 바란다. 이렇게 만들어진 주키니 호박 페스토는 냉장고애 보관 하거나 냉동실에 보관해 두고 필요할 때 마다 야금야금(?) 꺼내 먹는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용해야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을까.
주키니 호박 페스토 응용 요리
이게 주키니 호박 페스토 리체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리체타 점검 들어간다. 만드는 방법을 살펴보면 주키니 호박을 익혔다는 문구가 보이지 않는다. 또 몇인 분인지 알 수가 없다. 즉시 사용되어야 하거나 보관이 필요할 때 사용량은 준비재료의 양을 인원수 등에 따라 늘리거나 줄이면 된다. 또 소금의 량은 맛을 보며 적당량 투입하면 된다. 주키니 호박 페스토는 익혀 먹지않는다. 따라서 주키니 호박 페스토는 잘 삶겨진 뜨거운 국수 혹은 스파게티를 마늘기름이 준비된 팬 위에 적당량을 넣고 섞는다. 그리고 크림(페스토)의 농도를 조절해 가며 요리를 완성해 낸다. 주키니 호박의 밋밋하거나 호박스러운(?) 맛에 바실리코가 투입됐으므로 호박 맛은 사라지고 입안 가득 퍼지는 바실리코 향이 호박의 품격을 드높여줄 것. 만약 수험생을 둔 가정이라면 잘 삶겨진(익은) 새알을 페스토에 섞어 아들 딸의 아침 상에 올려두면, 엄마의 정성이 팍팍!.. 성적이 쑥쑥!!.. 느껴지거나 올라갈 게 분명해 보인다. 먼저 시도해 보시고 의문점이 남는다면 댓글을 남겨주시기 바란다.
I fiori di zucca e di zucchina FIRENZE
Primo Luglio_Mercato di Sant'ambrogio
Fo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