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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r 05. 2021

길거리의 유혹(誘惑)

-코로나 시대에 찾아볼 수 없는 이탈리아 길거리 음식

배 고프면 장사 없다. 그 잘난 요리사도 한 방에 훅~간다!!



   서기 2021년 3월 4일 늦은 저녁시간(현시시각), 사진첩을 열어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주에 위치한 까스텔로 디 노바라(Castello di Novara_Sforzesco di Novara) 성의 모습을 소환하는 한편,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었던 축제(piemonte in festa) 일부를 돌아봤다. 노바라 성은 노바라 시의 구 시가지 중심에 위치해 있으며 유서 깊은 건축물이다. 



주변에는 아름다운 광장이 있으며 높다란 성 가우덴찌오 성당의 돔 라 꾸뽈라 델라 바실리카 디 산 가우덴찌오(la cupola della basilica di San Gaudenzio)은 노바라 시를 굽어보고 있다. 위 자료사진의 출처는 성 가우덴찌오 성당의 홈피(링크)에서 옮겨온 것으로, 노바라 성의 위치는 성당의 돔 좌측에 위치해 있고 확인은 되지 않는다. 



기록에 따르면 이곳 노바라 성에 나폴레옹의 동생 프란체스코 토리아니와 베르첼리 가족이 소유한 몇몇 건물들이 있는 담장이 있는 탑을 지었는데.. 뚜리셀라(Turrisella)라 불리는 이 구조물은 도시의 정치적 통제를 위한 요새화 된 장소였고, 오늘날 원래의 흔적(기초)이 남아 있다고 전한다. 



내가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이후 짬짬이 들렀던 곳으로, 아담한 도시는 입춘(우리나라 시간)이 지나면 매우 활기를 띠었다. 각종 축제가 봄바람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축제가 시작되면 노바라 시민들은 물론 주변에 살고 있던 사람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곤 했다. 나는 그중 붐비는 사람들의 모습과 길거리 음식에 집중했다. 코로나 시대에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는 기록이 사진첩에 남아있었던 것이다. 



코로나 시대에 찾아볼 수 없는 이탈리아 북부 축젯날 풍경


서기 2021년 3월 4일 이탈리아의 코로나 성적표를 보면 한마디로 대책 없는 모습이다. 3월 3일 현재 감염자 수(22,865명)와 사망자 수(339명)는 대한민국 국민이 도무지 상상할 수도 없는 통계수치이다. 지난 2월 16일 이후 계속 상승곡선을 그으며 하니와 나를 견우와 직녀처럼 굳히고 있는 풍경이랄까.. 


이런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므로 한국에 가 있는 그녀의 속은 더 타 들어갈 곳도 없을 것처럼 여겨진다. 사람들이 말을 하지 않아서 그렇지 만남은 고사하고 생업에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시간을 코로나 시대 이전의 이탈리아 북부 피에몬테 주 노바라 시의 축젯날로 돌려본다.



한 소녀가 어설픈 묘기를 보여주고 있는 장면을 영상에 남겼다. 사람들이 좋아했다.



기록 사진 한 장 한 장을 클릭해 보시면 사람들이 붐비는 축제 현장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며, 두툼한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확인될 것이다. 사진이 촬영된 시점은 정확히 3월 4일이므로 이곳의 체감온도가 어떤지 단박에 느껴질 것이다. 

뿐만 아니라 코로나가 창궐하기 이전이므로 사람들이 밀착되어 있는 모습이 확인된다. 요즘은 눈을 씻고도 이런 풍경을 볼 수 없다. 피에몬테 주의 3월 3일 감염자 수는 +15.861명 이므로 이분들이 나의 브런치를 확인한다면 얼마나 그리운 풍경이겠는가.. 나는 이곳에서 코로나 시대에 찾아볼 수 없는 이탈리아의 길거리 음식을 만나게 됐다.



길거리의 유혹(誘惑)




노바라 성의 해자 곁으로 빼곡히 모여든 사람들과 간이 상점들이 낯익은 모습이다. 나는 이곳에서 요리사를 유혹하는 풍경을 만난 것이다. 배 고프면 장사 없다. 이런 풍경 앞에서는 그 잘난 요리사도 한 방에 훅~간다!! 춥고 배고픈 시간이 다가온 것이다. 



그래서 이탈리아 북부의 길거리 음식을 취재도 할 겸 열심히 이탈리아 햄버거(Panini per Hamburger, 이하 '빠니니'라 부른다)를 만들고 있는 '길거리 요리사'에게 양해를 얻고 기록을 남겼다. 참고하시라. 이탈리아인들은 사진을 찍겠다고 양해를 구하면 좋아 죽는다. 또 길을 물으면 만사를 팽개치고 길을 안내한다. 그냥 얼렁뚱땅 허투루 하는 법이 없다. 나는 이때부터 두꺼운 철판 위에서 빠르게 만들어지고 있는 빠니니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자.. 이 장면을 눈여겨보시기 바란다. 이탈리아에서 이런 축젯날에는 돈을 주고받는 법이 없다. 한쪽에 마련된 계산대에서 먼저 값을 치르고 영수증을 받아와 줄을 서고 계산을 하게 된다. 가게 앞에 줄을 서 있는 한 사람이 맥주병을 나발 불고 있다. 병나발.. 그러고 보니 줄을 선 사람들의 손에는 맥주 한 병씩 들려있는 풍경이다. 맥주는 식전주(Aperitivo)처럼 작용해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이 얼마나 황홀해 보이겠는가. 아빠를 따라온 꼬마 녀석의 시선은 아예 한 곳에 콕 박혀있다. 녀석의 목젖 너머로 침 넘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잠시 후 녀석의 모습이 상상되시는가.. 



병나발 1인의 차례가 됐다. 영수증을 내밀며 당신이 주문한 빠니니를 주문한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빠니니는 두 종류였다.(종류가 많으면 불편하겠지..) 주요 재료는 살시챠(Salsiccia)였다. 살시챠의 다른 이름은 꽤 많다. 종류를 나열하면 lucanica, salamella, salamina, salamino, salametto, sartizzu, sasizza, sarzizza, zazzicchia 이러하다. 종류도 다양하지만 이탈리아 각 주마다 부르는 명칭이나 속재료도 차이가 나는 것이다. 또 원산지마다 특징을 살려 PDO & PGI로 부르며 원산지 특허를 붙이게 된다. 그런 살시챠를 오랫동안 먹어왔던 사람들은 단박에 풍미와 맛을 간접적으로 느끼며 침을 잴잴.. ㅋ (나 또한 곁에서..ㅜ)



병나발 1인이 아까부터 언니(?)한테 농담을 건넨다. 언니는 목젖이 다 보이도록 빵 터진다. 왜 그런가 하고 바라보는 쉰세대 1인..(살시챠와 관련된 농담은 생략키로 한다.) 이번에는 꼬마 녀석의 차례가 다가왔다. 



먼저 빵을 철판 위에서 적당히 구운 다음 그 위에 잘 익혀둔 살시챠를 올린다. 그리고 적당히 구운 파프리카(Paprica) 조각과 포르맛지오(Formaggio)를 올리고 마요네즈(Maionese) 골고루 뿌려준다. 그다음 살사 디 삐깐떼(Salsa di Piccante, 매운 양념)를 흩뿌리면 끝!



이렇게 완성된 빠니니의 맛은 어떨까.. 한 마디로 쥑인다. 배 고프면 장사 없다. 그 잘난 요리사도 한 방에 훅~간다!!.. 고 했다. 맛은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다. 꼬마 녀석의 표정만으로 충분하다. 이렇게..



헤벌레.. 혀를 길게 내민 녀석 곁에 있던 병나발들도 행복해하긴 마찬가지..!



뜨거운 철판 위에서 잘 구워진 살시챠와 빠니니와 파프리카 등 양념의 조합은 상상 이상으로 중독성이 강하다.



이탈리아인들의 음식문화 속에 녹아있는 그들만의 정서가 길거리 음식에 고스란히 묻어나는 것이다.



서기 2021년 3월 4일 저녁에 침을 삼키며 끼적거리기 시작한 포스트가 자정을 30분 정도 남기고 있다. 길거리 음식의 유혹에 깊이 빠져든 것이다. 하루빨리 코로나 시대를 마감하고 사람들의 옷깃을 스치는 인파 속을 거닐고 싶다. 


Grande festa di carnevale a Novara_il cibo di strada
il 04 Marz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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