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의 남다른 풍경
우리가 잘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았던 이탈리아의 농촌문화 구석구석을 살펴봤다!!
지난 여정(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주차장) 중에서
서기 2021년 4월 4일 이탈리아는 부활절(PASQUA)을 맞이했다. 이른 새벽에 일어나 당신이 부활하신 그 당시를 가슴에 새겨보고 사진첩을 열어 내가 이탈리아를 재발견했을 당시와 비교를 해 보고 있는 것이다. 눈에 띄지도 않는 미생물 하나가 사람들의 최고 가치인 행복의 잣대를 바꾸어 놓고 있는 것이다. 그냥 별 것 아닌 것처럼 스쳐 지나간 풍경이 얼마나 아름답고 행복한지 새삼스럽게 다가오는 것이다.
죽음 너머의 세상이 제아무리 아름답고 희열이 넘치는 곳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은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라고 말한다. 부활의 본래 뜻을 잘 상고해 보면 삶과 죽음의 공간은 서로 다르지 않은 한 공간임을 알 수 있다. 육신이 유효기간을 다하면 정신체는 본래의 자리를 찾아 떠나는 것이다.
그때 내가 혹은 당신이 머물렀던 세상의 공간은 얼마나 귀한 것인가.. 나의 존재는 두말할 나위도 없다. 우리는 매일 죽은 한편 매일 다시 부활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 하늘이 내려준 주차장에 잠시 잠깐 몸을 숨기고 있는 것이랄까.. 농가민박집의 올리브 숲 속을 주차장으로 삼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이 부활의 아침을 소환했다.
브런치를 열면 맨 먼저 알록달록한 부활절 달걀 사진과 오래된 자동차가 올리브 숲 속에 주차된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치게 될 것이다. 아마도.. 이런 풍경은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풍경일 것이며, 부활절 달걀은 그나마 우리에게 낯익은지 꽤 오래된 것 같다. 나와 일행이 묵었던 이탈리아 농가민박(Agriturismo) 집에는 우리나라에서 쉽게 찾지 못하거나 단 한차례도 보지 못한, 이탈리아의 농촌문화가 고스란히 보관된 농경사회의 박물관 같은 곳이었다.
우리가 이탈리아 전역에 산재한 '남의 나라' 문화유산에 심취하는 동안 정작 눈여겨봤어야 할 농촌의 생활문화를 놓치고 있었던 것이랄까.. 나는 이곳에서 꽤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알록달록한 풍경을 기억해 내고 있었다. 인내심을 가지고 한 컷 한 컷 소중히 살펴보시기 바란다. 우리와 다른 문화이지만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가 다시 꿈꾸게 될 세상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 현장으로 가 보기로 한다.
숙소 뒤편에서 바라본 토스카나 주 시에나의 한 풍경.. 해돋이 직후 잠시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었다.
나는 이른 아침에 숙소를 빠져나와 토스카나 주에 펼쳐진 아름다운 평원에 빠져들며 신세계를 경험하고 있었다. 사람 사는 세상이 다 그렇고 그런 곳이라 여겼지만 우리가 봐 왔던 농촌 풍경과 사뭇 다른 풍경이 눈 앞에 나타난 것이다.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이후 맨 처음으로 이탈리아 요리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농촌에서 현장체험학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토스카나 주의 시에나의 평원을 잠시 둘러본 후 내가 묵은 민박집에 돌아오니 조용히 아침을 맞이하는 풍경이 눈 앞에 펼쳐진다. 이곳은 한 때 농가였지만 언제부터인가 민박집으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웬만한 호텔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외부는 물론 내부까지 잘 정리되어 있었다.
농가민박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방명록에 서명을 했다. 보기 드물게 보는 나의 아날로그 필체이다. ^^
이탈리아는 물론 세계의 몇몇 나라들은 도시의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농촌이 새로운 삶의 모델을 찾아 나서게 됐다. 더 이상 땀을 흘릴 필요가 없게 되었으며 그들이 사용하던 집기나 문화를 그대로 보존하는 것만으로도 관광객을 끌어 모으며 수익을 내는 시대가 된 것이다. 특히 토스카나 주는 구릉지대가 많고 언덕이 파도의 물결처럼 펼쳐진 곳이자, 언덕 위에 서 있는 사이프러스 나무와 평원이 꿈같이 펼쳐진 곳이다.
농가민박에 비치된 고급진 이탈리의 수제 가구들이 눈에 띈다. 이곳에 살던 선조들이 사용하던 가구들이다.
그 평원에는 황금빛 듀럼 밀밭이 널려있으며 올리브 과수원과 포도원이 조화를 이루며 마치 딴 별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나는 어느 날 어린왕자와 어느 비행사의 첫 만남처럼 즈음이 놀라고 있었던 것이다. 참고로 독자님들과 이웃분들에게 양해를 구한다. 나의 브런치에서 이탈리아 요리를 쉽게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상대적 빈곤감 내지 박탈감 때문에 생략하는 게 일상이 됐다.
민박집 거실에 비치된 수제 도자기(Ceramica fatta a mano) 하나만으로 토스카나 주가 통째로 담겼다.
어떤 사람들은 이탈리아 여행을 떠난 후기를 공유하면서 정작 눈여겨봤어야 할 풍경들을 놓치는 경우의 수를 적지 않게 봐 왔다. 이탈리아 요리를 맛보기 위해 떠난 여행이 아니라면 이탈리아 곳곳에 산재한 아름다운 풍경을 눈여겨 봐 주시기 바란다. 솔직히 밥은 아무 때나 어떤 것들로 때우면 되지만, 평생을 두고 단 한차례 볼까 말까 한 진풍경을 놓치면 얼마나 억울할까..
이곳은 내가 묵은 방(침대)이다. 카메라 가방과 배낭은 나의 그림자와 다름없다. 카메라와 렌즈와 가벼운 옷들이 동행하고 어떤 때는 노트북을 지참하기도 한다. 이곳은 현재 벽난로 대신 라디에이터로 난방을 하고 있고 목욕탕의 샤워 시설은 매우 세련되어 농가민박인가 싶을 정도였다.
실내에는 이곳 농가민박의 주인 내외의 선조들이 살면서 남긴 유품들이 인테리어 소품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벽난로 자리에 장작불을 일구던 기구들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민박집주인은 물론 손님들이 이곳에 들러 소품을 둘러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나는 민박집구석구석을 둘러보며 나의 유소년기 혹은 장년기 때 만났던 우리나라의 농촌문화를 떠올리곤 했다. 이들은 농사를 지으며 살던 시기의 농기구들을 박물관처럼 잘 보관하고 있었다.
그중에 눈에 띄는 게 벽에 걸린 징처럼 생긴 커다란 부뚜였다. 부뚜란 곡식의 쭉정이나 검부러기를 날리는 기구로 우리나라의 농기구이다. 그런데 이곳 사람들이 사용하는 부뚜는 생김새가 많이 달랐으며 얇으 강철판으로 만들어졌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부뚜는 어떻게 만들었는지 살펴보니 이랬다.
우리나라 농기구 '부뚜'의 제작과정
부뚜는 너비가 좁고 길이가 긴 자리로, 볏짚이나 왕골을 물에 담갔다가 노끈을 꼬아서 엮으며 손으로 잡는 양쪽 끝은 가는 새끼로 튼튼하게 짠다. 한 사람이 가운데를 발로 밟거나 정강이 사이에 끼우고 벌어지지 않도록 무릎으로 조이면서, 양 끝에 감아 놓은 평미레처럼 생긴 막대기(이를 부뚜손을 이라고 부른다)를 잡고 좌우로 벌렸다가 모으면서 힘차게 흔들어서 바람을 일으키는 사이에 다른 하나가 바구니나 키에 담은 곡식을 위에서 조금씩 흘리면 섞여 있던 검부러기 따위의 잡물이 날아간다. 『해동농서海東農書』에서 양석颺席을 ‘붓돗’이라고 하면서 ‘길이가 일고여덟 자’라고 덧붙였다. 실제 크기는 길이 2m에 너비 60㎝이고, 양끝 손잡이 부분의 길이는 20㎝ 정도이다. 발로 밟는 가운데와 막대기를 감아서 잡는 부분은 쉽게 해어지는 까닭에 가는 새끼를 써서 다른 부위보다 더 촘촘하고 두텁게 짠다. 대나무가 흔한 호남지역에서는 부뚜손을 대막대로 쓴다.(출처: 한국민속대백과사전)
물론, 쓰임새와 서로 다른 농경사회의 문화 등으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일 것이다. 그러나 내 눈에 띈 이곳의 농기구들은 호기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도 그럴 게.. 내가 알고 있는 우리나라의 농기구들이 몇이나 될까.. 글을 쓰면서 찾아본 우리나라 농기구의 종류는 이러했다.
농가민박 주인 내외와 함께 기념촬영을 했다. 나 보다 연로하신 이분들이 아직 생존해 계시는지 궁금하다.ㅜ
우리나라의 농기구(農器具) 종류
1) 땅을 가는 데 사용하는 기구(경서 용구)-쟁기, 주젱이, 따비, 쇠스랑, 나래, 곰방메, 나무쇠스랑, 가래, 괭이, 고써레
2) 땅을 고르는 기구-써레, 번지, 나래, 곰방메, 고무래, 못발
3) 논밭을 매는 기구-호미
4) 물을 대는 기구(관개 용구)-두레, 맞두레, 용두레, 무자위, 두레박
5) 열매를 거두는 기구-낫, 전지
6) 알곡을 터는 연장-개승, 그네, 도리깨
7) 곡식을 말리는 기구-멍석, 도래방석, 발, 거적, 얼루기
8) 낟알을 가려내는 연장-풍구, 바람개비, 키, 부뚜, 체
9) 곡식을 가루로 만드는 기구-물레방아, 물방아, 디딜방아, 절구, 돌확, 맷돌, 맷돌, 나무메
10) 나르는 기구(운반용구)-길마, 걸제, 발채, 옹구, 지게, 쟁기지게, 바소거리, 우차, 거름지게, 망태기, 주루막, 다루깨, 바구니, 광주리지게, 길마멍에, 베거우채
11) 갈무리하는 기구-가마니, 독, 채독, 통가리, 나락뒤주, 멱둥구미, 소쿠리
12) 가축을 기르는데 쓰는 기구-구유, 작두, 어리, 둥우리, 쉬죽바가지
13) 제조 기구-베틀, 물레, 씨아, 자리틀, 가마니틀
14) 부수거나 누르는 데 쓰는 기구(파쇄 용구·진압 용구)-써레, 곰데, 번지
15) 씨 뿌리고 거름 주는 기구(파종 용구·시비 용구)-삼태기, 바구니, 오줌 바가지, 오줌통, 씨앗 통, 거름 삼태기
16) 풀을 없애는 데 쓰는 기구(제초 용구)-호미, 극젱이
17) 기타-갈퀴, 도롱이, 메, 항지, 물풀매
(농경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게 얼마나 다행인지..ㅜ) 우리나라의 농기구(農器具) 종류를 나열해 놓고 보니 내가 아는 농기구는 몇 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남의 나라 요리를 배우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참고하시기 바란다. 그저 눈에 익은 리체타(Le Ricette)를 이용해 음식을 만든다고 그게 이탈리아 요리는 아닌 것이다.
이들의 생활문화 전반에 깔린 역사 등을 면밀히 공부해야 이탈리아 요리의 변천사 등 철학에 접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들이 빚어내는 깔끔하고 흠잡을 데 없는 공간 이용과 몸에 밴 미학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었지.. 그러고 보니 나를 위해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시며 오늘날에 있게 만든 부모님과 선조님들께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자칫 허전할 수 있는 공간에 비치한 선인장 화분 하나가 농가민박의 운치를 더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이날은 마침맞게 오디(뽕나무)가 익어가고 있었다. 봄철에 내가 가장 선호하는 과일 중에 하나이다. 오디는 상심(桑椹) 혹은 상심자(桑椹子)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약재로 쓰이는 것이다. 오디를 따 먹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달콤하고 새콤한 맛이 일품이다. 약성은 온화하고, 맛은 달고 시며 성분은 당 종류가 많고 유기산과 점액질, 비타민B1, 비타민B2, 비타민C 등이 함유되어 있는 고급 과실이다.
오디의 약리작용은 이뇨작용과 진해, 강장작용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빈혈로 어지럽고 귀에서 소리가 나며 얼굴이 창백할 때에 사용하고, 전신의 기능 쇠약으로 머리가 갑자기 희게 되거나 귀가 잘 들리지 않으며 눈에 피로와 어지러움을 많이 느낄 때도 효과가 있다고 전한다. 나는 한국에 있을 때 오디 철만 되면 먼 길을 나서며 오디나무 아래서 이빨이 새까맣게 변하는 것도 모른 채 오디 삼매경에 빠져들곤 했다. 물론 이날도 입안 가득 오디를 따 넣었다는 거.. ^^
나는 이날 민박집구석구석을 돌아보다가 이탈리아 농민들의 마음을 접하며 숙연해지기도 했다. 그들과 생사고락을 함께하던 소나 말을 동격으로 대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가축은 농경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수단과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
불가(佛家)에서는 축생(畜生)으로 태어나는 것을 전생의 업보에 따른 것이라 말하고 있다. 윤회(輪回)의 긴 여정 속에서 짐승(畜)으로 태어난(生) 것이다. 인간으로 다시 부활하는 게 전생에 지은 선업과 공덕에 힘입은 것이라면, 이들 축생은 전생에 얼마나 많은 죄업을 쌓았길래 짐승으로 태어난 것일까.. 나는 이곳에서 알록달록한 부활절 달걀을 만나게 됐다.
농가민박에서 만난 알록달록한 부활절 달걀
서기 2021년 4월 4일(현지시각), 이곳 이탈리아 바를레타서 부활절을 맞이했다. 부활절 이른 아침에 일어나 간단한 의식을 마치고 하루를 시작한 것이다. 기독교에서 부활절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인간은 죽음의 운명으로부터 피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는 가르침이 부활절의 알록달록한 달걀로부터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우리의 삶은 계란 껍데기 속에 갇힌 모습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 것. 물론 나의 작은 깨달음이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와 바깥세상을 보는 것처럼 우리가 맞이해야 하는 죽음 저편에는 새로운 세상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다가오는 것이다. 예수께서 겟세마네 올리브 동산에서 고뇌에 찬 기도를 끝으로 골고다 언덕에 이르시고 갈보리 산 위의 십자가에 매달려 죽임을 당한 사건.. 그리고 사흘 만에 제자들 앞에 부활한 놀라운 사건이 대략의 부활절 전말이다. 그렇다면 기독교가 국교인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에서는 왜 부활절에 계란을 알록달록한 그림이나 형상을 그려 넣었을까..
알록달록한 부활절 달걀의 유래 등
기독교에서는 예수님이 십자가형을 받고 죽임을 당한 후 다시 부활할 때까지 기간 40일 동안을 사순절이라 부른다. 독실한 신앙인들이나 수도원에서는 이 기간 동안 빵과 마른 채소와 물만 먹고, 짐승의 고기뿐만 아니라 물고기나 달걀까지도 먹지 않았다. 단백질 섭취를 제한하고 있었던 것이자, 정욕을 일으키는 식습관으로부터 멀어진 것이다.
그 후 부활절을 알리는 신호(종소리)가 울리면 그때부터 오믈렛이나 계란 등 가벼운 음식으로 서서히 속을 달랜 것이다. 예수님의 고난에 동참하는 의식이었던 것. 금식을 오랫동안 해 보신 분들이라면 이 같은 과정을 단박에 이해하게 될 것이다.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시작한 금식의 마지막 과정에는 반드시 보식을 해야 하는데.. 보식 기간 조차 금식 기간처럼 힘든 과정이다. 텅 빈 위장이 제 역할을 할 수 있으려면 무리가 가지 않는 영양가 있는 죽 등을 반드시 먼저 먹어줘야 하는 것이다.
농가민박 주인 내외가 살고 있는 거실의 풍경이다. 가구와 집기 등은 흐트러진 듯 모두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다. 우리가 내 집 마련과 부동산 투기에 집착하고 이삿날이 되면 당신들이 사용하던 물건 대부분을 버리는 것과 비교가 된다. 삶의 과정이 연속성임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랄까.. 이곳에는 그들 선조들이 사용하고 있었던 유물과 혼이 그대로 거실에 남아 후손들과 함께 하고 있다.
그건 그렇고.. 일설에 따르면 알록달록한 계란의 유래는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갈보리 산까지 힘들게 가실 때 잠시 십자가를 대신 져준 구레네 시몬의 직업이 계란장수였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한다. 성경의 기록(마테 복음 27장과 32절)에 따르면, 한 사람이 몸이 거의 찢긴 채 가시 면류관을 쓰고 십자가를 등에 지고 시몬(Simone)이 있는 곳을 향해 오고 있었다.
그때 "저 사람이 누구냐?"라고 주위 사람에게 물으니 나사렛 예수라고 했다. 시몬은 예수라는 사람이 너무 불쌍해 보였다. 그런데 그 사람이 마침 자기 앞을 지나다가 십자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쓰러졌다. 그러자 로마 군병이 시몬을 붙들어 억지로 십자가를 지게 하고는 예수와 함께 가게 했다. 당시 기록은 이랬다.
“나가다가 시몬이란 구레네 사람을 만나매 그를 억지로 같이 가게 하여 예수의 십자가를 지웠더라.”(마 27:32) (Vangelo secondo Matteo 32 Mentre uscivano, incontrarono un uomo di Cirene, chiamato Simone, e lo costrinsero a portare la sua croce.)
예수가 처참한 모습으로 십자가형을 받은 뒤에 시몬이 집으로 돌아와 보니 암탉들이 낳은 계란이 모두 무지개 빛으로 변해 있었다는 것이다. 차마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 이후로 교회에서는 자연스럽게 계란을 부활의 상징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져 오고 있었다는 것.
서기 2021년, 코로나 시대에 만난 이탈리아의 부활절 풍경
서기 2021년 4월 4일, 나는 부활절의 이곳 바를레타의 사람들이 궁금했다. 이미 이탈리아 정부 보건당국에서는 부활절에 대한 강력한 경고가 내려진 상태(4월 2일 자)였다. 이탈리아 전국이 적색경보( zona rossa)가 내려진 것이다. 따라서 부활절 연휴가 시작되는 4월 3일부터 5일까지는 통행이 제한되는 한편 4월 30(금) 일까지 주(Regione) 간 이동 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이다. 한마디로 코로나 19 때문에 비상사태에 직면한 것이다. 사정이 대략 이러한 때 집에서 가까운 성당 두 곳을 이틀 연거푸 방문해 봤다.
이곳 바를레타의 두오모는 문이 닫혔고 주변에 있는 성당까지 모두 안내문을 써 붙이고 미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시민들도 거의 자취를 감춘 도시는 텅 빈 모습이었다. 다만, 집에서 가까운 성당에서 울려 퍼진 종소리는 짜증이 묻어나 보였다. 매우 빠른 속도로 울린 종소리는 "딩그랭덩때옹땡디디땡땡동동 딩땡땡.." 신부님이 혼자 지키는 성당의 표정이 그러해 보였다.
그리고 긴 시간 동안 포스트 작성을 마무리한 지금 이탈리아 코로나 성적표를 열어봤다. 이틀 동안 시민들이 열심히 보건당국의 지침에 따랐을 것이므로 결과가 궁금했던 것이다. 그런데 웬걸.. 부활절에 발표된 신규 확진자 수(18,025명)와 사망자 수(326명)는 긴급한 조치 이후에도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자유와 방종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향해 속으로 생각했다.
"이 사람들아, 하루빨리 방종의 고정관념으로부터 탈피하시라..!!"
La Memoria della Reggia di Colorno_Provincia di Parma
ALMA La Scuola Internazionale di cucina italiana
Auguri di Buona Pasqua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