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13. 2021

넘사벽, 견딜 수 없는 유혹(誘惑)

-아주 가끔씩 한국이 그리워질 때

이탈리아 요리가 따라잡지 못하는 넘사벽이 있다..!!


   서기 2021년 4월 13일 이른 아침(현지시각) 잠에서 깨어나 맨 먼저 하는 일이 노트북을 켜는 일이다. 참 오래된 습관이다. 어떤 사람은 눈만 뜨면 신께 기도를 올리거나 명상을 하는 등 고상한 취미를 가졌지만, 언제부터인가 나를 좌지우지하는 녀석이 인터넷이라는 인류 최고의 발명품인 것이다. 



인류문화사를 돌아보면 괄목할만한 것들이 지천에 널렸다. 인간들은 무엇에나 만족하지 못하고 만들고 또 만들고 싫증 나면 때려치우고 또 만들기를 반복한 끝에 어느 날 21세기를 맞이한 것이다. 인류가 지금까지 해 왔던 버릇 내지 습관을 참조하면 먼 미래에는 지금과 너무 다른 세상에 살고 있을 게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들의 속성 속에는 함부로 바꾸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그게 음식이며 음식문화이다. 다른 것들은 몰라도 우리 몸속에서 지우지 못하는 DNA 속에는 선조님들이 물려주신 여러 정보들이 고리로 서로 얽혀 절대로 떼내지 못하는 것이다. 어느 날 내가 죽어서 땅에 묻히고 천년만년의 시간이 흘러.. 누군가 나의 유골을 발견해 유전자 분석을 하면 놀라운 정체성이 드러나게 된다. 



내가 묻힌 곳은 이탈리아 북부의 명승지 돌로미티인데 유전자 분석을 해 보니 꼬레아노(Coreano)인 것이다.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 할 것이다. 한국인들은 주로 자기들끼리 끼리끼리 모여 사는데 한 인간은 돌로미티에서 영면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당시의 과학자들이 더 놀란 것은 유전자 속에 포함된 게놈(遺傳體, 개놈 아님..ㅜ)에서 이탈리아인들이 잘 먹지 않거나 앞으로도 먹으려 들지 않는 김치(Ghimchi)가 들어있는 게 아닌가.. 



그들은 내가 죽고 난 후 대략 200년 후부터 김치에 열광하며 이탈리아 음식이 한국의 김치에 대해 '넘사벽'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았던 것이다. 김치가 이들의 음식문화를 한국과 비교하게 된 건 다름 아니다. 당신들은 주로 동물성으로 발효음식을 만들어 먹었지만 한국은 식물성을 발효해 음식을 만들었던 것이다. 차원이 전혀 다른 것이다. 



쁘로슈또 살라메 포르맛지오 등으로 자부심과 자긍심이 넘치는 사람들이 한국의 김치에 눈독을 들인 건 다름 아니다. 이탈리아 코로나 성적표를 써 나가던 보건당국이 어느 날 한국의 코로나 성적표를 만나면서 고개를 갸우뚱한 것이다. 똑같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거리두기를 하며 백신을 맞고 있었는데도 이탈리아는 여전히 세계 8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한 때는 상위 그룹에 포함되어 있었다. 



불명예 1위는 미국 그다음으로 인도 브라질 프랑스 러시아  영국 터키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순이었다. 아시아에서 중국과 일본이 빠진 건 이들의 음흉함 때문이란 걸 세계인들이 아는 것이다. 아무튼 이들은 한 유골의 게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코로나 19 비루스가 유독 좋아하는 게 동물성 발효식품을 주로 자주자주 많이 먹어왔던 사람이라는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사실이 학회에 보고되지 않은 가설일 뿐이다.



 이른 아침에 일어나 사진첩을 열어보니 그곳에 도무지 참을 수 없는 유혹이 나를 이끈 것이다.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이후 잘도 참아왔던 유혹이 코로나 시대 때 집콕을 하면서부터 나의 유전자를 흔들어 깨우는 것이다. 하니가 가 있는 한국이 그리워질 때 녀석도 고개를 쳐드는 것이다. 


위 자료사진은 서울에서 자주 다니던 경기도 과천 경마장 앞 우리 먹거리 장터에서 가져온 것들임.


하니는 통화 중에 "자기가 좋아하는 죽염고추장 사놓았어.. 얼마나 맛있는지..^^" 하며 나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래서 "넘 먹고 시포!!"라고 즉답을 한 것이다. 꾹꾹 눌러 놓았던 게놈(개놈 아니다.ㅜ)이 생발악을 하는 아침이다. 


Ogni tanto mi manca la Corea del sud_Una tentazione
il 13 Aprile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너무 예쁘면 깨물게 된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