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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26. 2021

파타고니아의 색다른 해돋이

#3 사람들이 잘 모르거나 알려고 하지 않는 신비한체험

내가 만난 천국과 지옥은 어떤 곳일까..?!!


련 포스트(파타고니아의 범상치 않은 하늘) 중에서



숙소를 나서자마자 맨 먼저 만난 풍경 하나,  Walk PATAGONIA.. 이곳은 여행자 천국이다. 엘 찰텐의 피츠로이 산군은 언제 어디를 떠나도 여행자를 꼭 품어주는 천혜의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곳이다. 이날 나는 알 수 없는 어떤 이끌림에 따라 집을 나섰던 것이다. 생전 이런 경험은 처음 있는 일이다. 하니기 깊은 잠에 빠져든 새벽에 음료수와 과자 부스러기를 배낭에 챙겨 넣고 집을 나선 것이다. 엘 찰텐은 가로등 불빛도 바람에 휘날리고 있었다. 이 작은 도시를 가로질러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은 나 혼자였다.



그런 잠시 후 나는 잠시 혼란에 빠져들었다. 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이른 새벽에 내가 감행하고 있는 일이 미친 짓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피츠로이 암봉을 사진에 담는다고 달라질 세상도 아니고, 시쳇말로 돈도 되는 것도 아니며, 유명세를 탈 건더기도 없어 보였다. 그게 포토그래퍼가 남긴 작품이라 한들.. 어떤 산짐승이 나타날지도 모르는 산중으로 한밤중에 혼자 떠나는 것은 미친 짓이나 다름없었다. 



망설인 것도 잠시 내가 마음먹은 일을 실행했다. 자금 생각해 보면 누군가 나의 등을 떠밀거나 강한 이끌림이 있었던 것 같다. 그게 무엇이든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나의 판단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내가 가진 유일한 이정표는 머리에 두른 헤드렌턴이 전부였다. 목적지인 검독수리 전망대를 가 보지 않았지만, 산기슭에서 만난 이정표를 참고하고 무작정 떠나는 것이다. 


영상, 파타고니아의 색다른 해돋이




위 영상을 열어보시면 당시의 상황을 간접 체험하게 될 것이다. 짧게(22초 분량) 담긴 영상은 검독수리 전망대에서 비에드마 호수(Lago Viedma) 위로 번지고 있는 해돋이 모습을 촬영했다. 바랑이 얼마나 거센지 카메라를 쥔 손과 몸이 휘청거릴 정도였다. 엘 찰텐의 숙소를 떠나 전망대까지 오자 먼동이 터 오면서 등 뒤로 피츠로이(Il Monte Fita Roy)의 웅장한 기품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아직은 해돋이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파타고니아의 색다른 해돋이




검독수리 전망대(mirador de los aguilas el chalten)에서 바라본 피츠로이는 뭐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기품이 넘쳐나 보이고 아름다웠다.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오래전 이곳에 살던 사람들은 피츠로이를 '담배 피우는 산(Cerro Fitz Roy)'이라고 불렀다. 동태평양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피츠로이 산군과 해발 3.359m에 달하는 빙하지대와 암봉을 지나면서 구름을 만드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하루 종일 이어지면서 암봉의 본래 모습을 보기란 쉽지 않은 것이다. 구름을 품고 있는 산군에는 쎄로 또레(Cerro torre)가 있고, 빙하시대 때 만들어진 라구나 또레(laguna torre el chalten)가 있다. 매거진(바람이 그린 풍경화)에 연재 중이다. 



아무튼 습기가 구름이 되고 구름이 눈과 비가 되는 등 자연현상을 머리(과학)로만 이해하면 세상이 얼마나 삭막해지는지 모른다. 현대인이 사서 고생한 것이자 역사 속에 이름을 남긴 과학자 등이 날려버린 '닫지 못한 판도라의 상자'라고나 할까.. 인간은 똑똑해지면 질수록 그에 비례해 더 큰 욕망에 사로잡히는 동물이라는 걸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됐다. 무엇이든 무슨 일이든 계산에 충실한 것이다. 



그런 그들이 이루고 있는 공동체가 인간계라는 말이자, 그 누구든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런 한편, 이런 사회 공동체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들은 종교인이며 신앙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현상을 쫓아 당신의 미래를 통째로 맡기는 것이다. 그 미래는 그 누구도 가 보지 못한 곳이며 그곳에서 돌아온 사람들도 없다. 육신을 입고 절대로.. 절대로 돌아오지 못하는 곳. 그곳을 기독교에서는 천국이라고 부른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이 없다. 



그런데 불교에서는 조금 다르다. 불교에서는 사후세계로 갈 수 있는 그곳을 극락(極樂)이라 부르며, '극락'이라는 단어는 산스크리트어를 한문으로 옮기면서 만든 단어라고 한다. 이칭으로는 안양(安養), 무량수불토(無量壽佛土), 무량광불토(無量光佛土), 무량청정토(無量淸淨土), 서방극락정토(西方極樂淨土) 등이 있다.



하지만 기독교와 달리 극락행은 복을 짓고 선행과 공덕을 쌓아야 하고, 반대의 경우에는 지옥(地獄)에 떨어지게 된다는 것. 그저 믿기만 하면 천국행 티켓을 쥔다는 교리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아무튼 최소한 두 종류의 종교에 발을 들여놓으면 이때부터 복을 짓고 선행과 공덕을 쌓는 일은 물론 평소 학교에서 하던 공부보다 더한 정진을 거듭하며 내세에 집착하게 되는 것이다. 




또 어떤 인간들은 무늬만 특정 종교의 신자여서 사람들 앞에서 무릎을 꿇고, 뒤에서는 등에 칼을 꽂는 무시무시한 일을 저지르기도 한다. 그 보다 착한 신자들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를 이용해 사업에 이용하기도 하는 등 별의별 모습을 다 보이고 있다. 그런 사람들 앞에서 천국이나 극락 운운하면 속으로 "천국과 극락은 개뿔.. 흥~!" 하는 소리가 절로 들린다. 



그들은 그렇게 살아가면서 돈도 벌고 명예도 쌓고 권력을 거머쥐며 평생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랄까.. 그렇게 열심히 살다가 어느 날 죽음에 이르면.. 그동안 목숨 걸고 쌓았던 모든 것이 한 방에 와르르 허물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분에 넘치지 않게 적당히 하라"든지 "남을 속일 때도 성의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인간들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권력을 이용해 마구잡이로 노략질을 일삼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인간계는 대략 이런 모습이다. 하루 종일 끼적거리거나 수다를 떨어도 다 하지 못할 이야기들이 빼곡한 세상.. 나는 어느 날 전혀 뜻밖의 장소에서 인간계와 영계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곳은 비에드마 호수가 바라보이는 검독수리 전망대에서 꽤 떨어진 산꼭대기며 겉으로 보기엔 구릉지대처럼 보이는 곳이었다. 



전망대 위로 솟구치는 파타고니아의 해돋이는 지금껏 봐 왔던 해돋이 풍경과 사뭇 달랐다. 세찬 바람이 평원으로부터 불어오고 있었지만, 하늘은 어쩔 수 없었는지 필설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저멀리 리오 데 라스 라스부엘따(Río de las Vueltas, 굽이굽이 흐르는 강) 강이 보이고, 거대한 바위산 아래 엘 찰텐 마을이 빼꼼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출발은 저곳으로부터 시작됐고 여명이 밝아오고 있는 것이다. 사진과 달리 실제는 보다 더 어둡다.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장차 다가올 신비로운 현상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른 새벽 어둠을 뚫고 이곳까지 도착할 때만 해도 나는 피츠로이 산군을 조명할 해돋이만 가슴속에 품고 있었을 뿐이다.



서기 2021년 4월 26일 아침(현지시각) 일찍 일어나 사진첩을 열고 당시를 회상에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런 한편, 코로나 시대를 사는 나와 우리들을 생각하며 글을 끼적거리고 있는 것이다. 삶과 죽음.. 코로나 시대는 지구촌의 사람들을 무차별 공격하고 있다. 전 세계 코로나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확진자 수(147,918,404

(+425,505))와 사망자 수(3,125,291(+6,784))는 상상을 초월한다. 현재까지 사망자 수만 3,125,291명에 달하는 것이다. 



이 수치를 감안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의 아름다운 행성 지구는 지옥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사후세계에 등장할 지옥이 아니라 현세에 등장한 지옥인 것이다. 사정이 이러한 때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파타고니아 여행 사진첩을 열어보는 것이다. 내가 만난 천국을 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곳은 아침부터 삐요삐요하며 구급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바람처럼 달리고 있다. <계속>


PATAGONIA_Sentire la voce di suo padre sul monte Fitzroy
il 26 Aprile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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