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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Apr 28. 2021

자연_신의 궁전으로 가는 길

-자연. 사람. 길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길..!


   저 멀리 신(神)이 살고 있는 궁전이 보인다. 그곳은 엘 찰텐(El Chalten)이라는 마을이다. 뾰족한 봉우리들이 줄지어 선 곳은 피츠로이(Fitz Roy) 산군으로 빙하가 덮여있는 곳. 태초로부터(빙하시대) 이어져 온 시간들이 겹겹이 쌓인 그곳에서 우리를 불러 세운 것이다. 지구 반대편.. 한 번 가 보기도 쉽지 않은 이곳을 두 번째 방문하게 된 것이다. 무엇이든 무슨 일이든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지는 것일까.. 뒤돌아 보니 행운이 함깨한 여행이었다.  



신의 궁전으로 가는 길




신의 궁전으로 가는 길 왼편으로 비에드마 호수(Lago Viedma)가 따라다닌다. 호수 너머로 빙하를 두른 거대한 산군이 때 하나 묻지 않은 신의 지경(地境)이다. 신이 살고 있는 땅이다. 하니와 나는 이 땅에서 머리를 뉘고 싶었다. 장차 돌아갈 본향이라고 생각했다. 살아오면서 그런 생각을 처음 해 본 장소이다. 



서기 2021년 4월 28일 이른 아침(현지시각),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사진첩을 열어 신의 궁전으로 가는 길을 보고 있다. 코로나 시대의 운명은 참 묘하다. 지난해 10월 23일.. 잊을 수가 없다. 


그날은 하니가 이탈리아에 창궐하고 있는 코로나를 피해 한국으로 떠난 날이다. 바를레타에서 프랑크푸르트 공항까지 왕복 3000킬로미터에 달하는 기나긴 여정을 소화하며 별리 여행을 감행한 것이다. 그게 어느덧 6개월을 넘기고 있다. 그녀가 떠난 후 단 하루도 빠짐없이 이탈리아 코로나 성적표를 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왜 그런지 모르는 사람도 있을까.. 4월 27일 자 이탈리아의 신규 확진자 수(10.404명)와 사망자 수(373명)는 전반적으로 하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기나긴 터널을 지나는 듯하다. (Coronavirus Italia: oggi altri 10.404 casi e 373 vittime



사정이 이러하므로 그녀와 통화를 하면 우울이 묻어나는 것이다. 나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이른 아침에 눈을 뜨는 이유가 그러하며 신의 궁전으로 가는 길을 열어보는 것도 코로나 시대가 만든 전에 없던 일이다. 엘 찰텐 마을로 가는 여정에서 버스 앞자리에 나란히 앉아 신의 궁전을 바라보던 때가 자꾸만 그리워지는 것이다. 굴러온 돌처럼 덩그러니 놓인 커다란 바위 뒤로 비에드마 호수가 보인다. 요즘 나의 처지를 보여주는 듯한 커다란 바위 하나.. 그가 바라보고 있는 곳도 신의 궁전이다. 



신의 궁전.. 왜 그렇게 불렀을까.. 최근에 연재하고 있는 포스트(바람의 모양대로 확 달라지는 세상)에 물음의 일부가 그려지고 있다. 우리는 당신의 품 안에서 꽤 많은 시간을 보내며 행복해했다. 신의 궁전으로 가는 길은 지남철(指南鐵) 같은 이끌림이 있었다. 누구인가 우리를 너무 보고 싶어 했던 것이다. 



신의 궁전에서 체험한 신비한 현상은 오랫동안 발효를 거듭했다. 10년 만에 브런치에서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사노라면 무슨 일이든 때가 있는 법이다. 갈 때가 있으면 올 때가 있고 추울 때가 있으면 더울 때가 있는 등.. 세상은 늘 음양오행(陰陽五行)의 법칙으로 돌아간다. 제국주의의 암울한 시대가 막을 내린 것처럼 코로나 시대도 언제인가 막을 내릴 것이다. 



그때가 언제인지 신만이 알 수 있을 것. 그러나 가만히 앉아서 신의 때를 기다릴 수는 없겠지.. 당신의 궁전에서 여전히 깊은 잠에 빠진 신을 흔들어 깨우는 것이다. 신이시여.. 세상을 다시 한번 더 조율해 주소서..!



신의 궁전이 점점 더 가까이 다가오면서 가슴이 설렌다.


Un viaggiatore è felice sulla strada_Il monte Fitz Roy
il 28 Aprile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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