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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25. 2021

사진첩_영혼들의 쉼터에서

#78 기록, 돌로미티(Dolomiti) 19박 20일

삶은 예술이다..!!


아침에 눈을 떴다. 매일 반복되는 일이다. 눈을 뜨는 일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하늘나라로 떠날 때까지 계속된다.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던 눈을 뜨고 다시 눈을 감는 일상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때부터 우리네 삶은 창조적 인간이 된다. 매일 같아 보이는 일도 따지고 보면 비슷할 망정 서로 다르다. 매일 같은 길을 오갈 때도 만나는 사람들이 다르고 나를 중심으로 무수히도 달라진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 가운데서 나의 삶 또는 여러분들의 삶에 동행하는 신이 있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질 것이다. 유신론자와 무신론자.. 누가 더 행복할까.. 



영상, RIFUGIO AURONZO, TRE CIME DI LAVAREDO_영혼들의 쉼터에서





사진첩_영혼들의 쉼터에서



한 육신의 주인이 당신 스스로라고 말하는 사람과 육신의 주인이 따로 존재한다고 믿는 사람의 차이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사람들은 매일의 삶이 신과 동행하는 것이며. 반대의 경우는 메일 혼자 살아가는 사람이며 내세 따윈 안중에도 없다. 장차 돌아갈 본향이 있는 것과 없는 차이.. 마치 방랑자와 여행자를 보는 듯하다. 



정처 없이 떠도는 사람과 여행이 끝나면 돌아갈 집이 있는 사람의 행동은 서로 다를 수밖에 없다. 신과 동행하는 사람은 늘 아름다움의 근원인 신의 그림자와 함께 살아가지만, 반대의 경우는 보다 초라한 삶을 살아가게 되는 것이랄까.. 



무신론자의 경우 세상을 대하는 저울이 한순간에 외눈박이로 전락할 개연성이 다분한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미켈란젤로의 삶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의 손끝에서 창조되는 예술의 세계는 무신론자들 조차 입을 다물지 못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신께서 늘 함께 동행한 당신의 삶은 신의 모습 그대로이다. 자연계와 영계를 볼 수 있는 혜안을 남긴 불세출의 예술가.. 


그도 매일 아침에 눈을 떴다. 눈을 뜨면 매달리게 되는 창조적 작품들. 그 작업을 눈을 감을 때까지 계속했다. 매일 아침에 눈을 뜨는 것은 단지 생물학적 현상이 아니다. 신께서 눈을 뜨게도 할 수 있고 영원히 눈을 감게 할 수도 있다. 신비로운 세상이다. 너무도 자연스러워 보였던 눈을 뜨는 일이 곧 새로운 세계를 여는 것이자 삶을 창조적 예술로 승화시키는 신의 영역이라니.. 가브리엘라 미스뜨랄은 <예술가의 십계명>에서 이렇게 노래했지..


"무신론적 예술은 존재하지 않는다. 창조주를 사랑하지 않을지라도 그와 유사한 존재를 만들어 놓고 그를 섬기라."



서기 2021년 5월 25일 아침(현지시각)에 일어나 노트북을 켜고 사진첩을 열었다. 그곳에는 하니와 함께한 돌로미티 여행 사진이 나를 맞이하고 있다. 코로나 시대.. 지구촌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여전히 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행운아가 있는 것이다. 오늘 하루를 다시 열게 해 주신 하늘에 감사하고 노트북을 열어 세상을 다시 만나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신과 함께 동행하는 건 이렇듯 신의 존재를 시인하는 것만으로 신의 나라에 갈 수 있는 로그인이 되는 것이다. 



간밤에 쓴 나의 브런치 길 위에서 행복한 여행자 편에서 "이탈리아 코로나 성적표가 좋아지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표정이 매우 밝아진 것이다. 오늘 자 신규 확진자 수(2.490명)와 사망자 추이(110명)는 괄목할만했다.(Coronavirus Italia, il bollettino di oggi 24 maggio: 2.490 nuovi casi e 110 decessi) 최근 들어 가장 좋은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라고 썼다. 



요즘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매일 기적을 쓰고 있는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 조차 잘 안 되던 일이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삶도 덩달아 큰 변화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잠시 미루어 두었던 꿈이 코로나 19의 상태 변화에 따라 일희일비하고 있는 것. 오늘 포스트에서는 영혼들의 쉼터를 보고 있다. 



관련 포스트에서 언급한 바 오늘날 이탈리에 속한 돌로미티 국립공원은 지금으로부터 106년 전 고산 전투가 벌어진 곳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 오스트리아 군대는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티의 거대한 암벽 정상을 대부분 점령했다. 돌로미티의 거대한 암벽은 뛰어난 요새이자 장벽 역할을 한 것이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연합군은 주변 모든 산꼭대기에 진지를 구축해 놓고 있었다. 돌로미티 암벽 꼭대기에 터널을 파고 철통 같은 진지를 구축한 것이다. 이탈리아군이 공격을 하며 접근하는 순간 미리 만들어둔 암벽을 폭발시켜 접근을 봉쇄하는 한편 피해를 준 것이다. 



이에 질세라 이탈리아군도 터널을 파기 시작했다. 1917년 6월, 삐꼴로 라가수오이(Piccolo Lagazuoi) 봉우리의 벽에 1km의 터널을 파고 들어가 오스트리아 군 터널 침투에 성공했다. 그리고 33㎏의 폭발물을 터뜨렸다. 이때 생긴 분화구 같은 거대한 웅덩이는 빠쏘 퐐사레고(Passo Falzarego) 언덕에서 만날 수 있다. 우리가 다녀온 곳이다. 



이렇듯 돌로미티 곳곳에는 진지와 참호가 구축되어 있고 터널이 곳곳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아울러 1916년 12월 13일에는 '하얀 금요일(cent’anni fa il venerdì bianco, 4000 morti per le valanghe)'이라고도 알려진 이 날에 만 명이 넘는 병사가 돌로미티 산맥의 눈사태에 죽음을 맞았다. 



그래서 전쟁의 상흔이 남아있는 곳에는 예수의 십자가상과 작은 기도처들이 도처에 널려있는 것이다. 당시 돌로미티에서 죽어간 영혼이 머물고 있는 곳. 그들도 눈을 감기 전에는 집으로 돌아갈 꿈을 꾸었을 것이며, 그곳에는 부모님과 아내는 물론 아이들이 무시로 눈에 아른거렸을 것이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나는 일이 너무도 평범해 보이는 당신에게 신께서 동행하면 매일 같이 기적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신의 그림자와 동행하게 될 것이다. <계속>


Documento di 19 notti nelle Dolomiti_TRE CIME DI LAVAREDO
Scritto_il 25 Magg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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