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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May 26. 2021

천년을 살 것처럼

#25 남미 여행, 또레스 델 파이네 처음부터 끝까지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천년을 살 것처럼..!!


하니와 나는 마침내 또레스 델 빠이네(torres del paine chile) 정상에 올라 꿈에도 그리던 풍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참으로 머나먼 여정이었다. 한국에서 직항 편으로 호주와 뉴질랜드를 거쳐 다시 북상하여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도착했다. 그리고 잠시 시차 적응을 끝마친 직후 곧바로 남하했다. 



그리고 뿌에르또 몬뜨에 도착하여 현지 적응을 하며 로스 라고스 주의 북부 파타고니아의 오르노삐렌에서 본격적인 파타고니아 여행을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다시 까르레떼라 오스뜨랄(CARRETERA AUSTRAL)을 거쳐 중부 파타고니아 깊숙한 곳까지 진출한 것이다. 그리고 다시 안데스를 너머 남부 파타고니아를 둘러보고 있는 것이다. 남부 파타고니아의 명소 또레스 델 빠이네.. 



지금 눈 앞에 펼쳐진 장면이 이곳의 정상이다. 정상에는 바람이 쉼 없이 불었다. 하니는 바위를 등지고 바람을 피하고 신의 그림자가 드리운 호수와 암봉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단 한 번 밖에 없는 기회를 놓칠세라 호수 곁으로 다가가 손을 담갔다. 전율이 일었다. 다시 손바닥으로 만년설이 녹아 만든 호숫물을 떠 마셨다. 입안이 얼얼했다. 속은 또 얼마나 시원했는지.. 


영상, 토레스 델 파이네로 가는 길_PATAGONIA, LA STRADA PER TORRES DEL PAINE




지난 여정 기회는 단 한번뿐이란다 편에 이렇게 썼다. 위의 영상은 또레스 델 빠이네로 가는 길에 짬짬이 기록한 것이다. 우리에게 매우 소중하고 귀한 기록으로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불과 몇십 년 전만 해도 이런 일은 상상 조차 하지 못했다. 영상을 열어보면 포스트의 흥미가 배가될 것이다. 코로나 시대가 끝나면 언제인가 당신께서 이곳을 여행할 날이 도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천년을 살 것처럼..!!




   서기 2021년 5월 26일 아침(현지시각),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는 매우 화창한 날씨로 오늘 하루도 바깥출입을 할 때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아침부터 이곳의 날씨는 영상 23°C를 가리키고 있는 것이다. 한낮이 되면 여름 날씨로 변할 게 틀림없어 보인다. 요 며칠간의 날씨가 주로 그렜다. 그리고 매일 눈여겨보는 이탈리아 코로나 성적표는 내게 중요한 일정이다. 


농경사회에서는 날씨의 변수가 한 해 농사에 영향을 미쳤지만, 산업사회 혹은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반드시 챙겨야 할 정보가 코로나 19의 향방인 것이다. 


다행인지 이들의 동향은 정보화 시대의 도래로 아무 때나 시도 때도 없이 한눈에 볼 수 있게 됐다. 첨부한 자료사진을 보면 이탈리아의 코로나 성적표가 하루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우려했던 것과 달리 하향세를 이어가며 나를 기분 좋게 하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가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고 그동안 일희일비하는 일이 생겼던 것이다. 



사정이 대략 이러한 때 열어본 파타고니아 여행 사진첩 속의 또레스 댈 빠이네 정상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있는 하니가 보인다. 그녀가 손에 들고 바라보고 있는 건 파타고니아의 지도로 우리가 지나온 여정을 돌아보며 감회에 젖어있는 것이다. 참 대단했다. 그녀는 먼 길을 나설 때 혹은 돌아올 때까지 지금껏 불평불만 한 번 하지 않았다. 오히려 뿌듯해하며 당신이 걸었던 길을 기분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만년설로 뒤덮인 또레스 델 빠이네 정상에서 흘러내린 물이 호수를 이룬다.



만년설이 녹아 암벽을 타고 흘러내리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오늘 아침은 그녀의 좌우명을 돌아보며 글을 맺으려 한다. 사람들은 이런 풍경을 팔불출로 정리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랴. 그렇다고 떡이 나오냐 술이 나오냐..ㅎ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아름다운 포장지로 포장하는 즉시 공감도 이어지지만 반대의 경우도 생긴다. 그러거나 말거니 그녀의 좌우명은 이러하다.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천년을 살 것처럼..!"



우리네 삶은 하늘이 좌지우지한다. 인명재천(人命在天)이란 말이 그저 된 게 아니다.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시는 분은 신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신들은 스스로 자기 자신을 돕는 사람들을 도와준다고 한다.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무슨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다. 세상의 많은 지식을 쌓아도 책상머리에 앉아 주절대면 아무 소용도 없다는 말이자, 당신이 쌓은 수많은 지식도 실천이 없으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말이다. 당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허투루 낭비하지 않고 촌음을 아껴 쓰되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천년을 살 것처럼 귀히 여기면 보다 나은 삶이 이루어진다고 믿고 실천하는 것이다.



포스트 도입 부분에 삽입한 영상은 물론 파타고니아 여행이 끝날 때까지 걷고 또 걸으며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때 남겨진 기록들이 코로나 시대를 마감하는 어느 날 아침에 나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다. 이틀 전 그녀와 통화 중에 지인과 함께 먼 산을 다녀왔다고 했다. 산행 시간은 대략 6시간이 소요됐는데 글쎄.. 여름 산인데 녹음이 우거져 그늘진 산길이 너무 좋다나 뭐라나.. 나는 그 즉시 좁쌀이 됐다.



"지금 때가 어느 땐데 그런 무리를 하고 다니시느냐고라고라..!!"


Il Nostro viaggio Sudamerica_Torres del Paine, Patagonia CILE
Scritto_il 26 Magg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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