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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un 04. 2021

사진 한 장에 담은 주방 풍경

#5 이탈리아 요리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잘 보면 보인다. 숨어있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상한 사람..?!!



   이탈리아 요리 혹은 요리사에 입문하신 분들은 장차 당신이 일하게 될 꾸치나(Cucina, 주방)가 매우 궁금할 것이다. 사진 한 장에 담은 주방 풍경이란 제목이 말하는 것처럼 사진 한 장 속에 풍자된 주방의 모습은 매우은 과장된 모습이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만, 이 작품을 그린 작가(출처불명)는 리스또란떼 사정을 잘 아는 분으로 여러 상황을 그림 한 장에 잘 그린 걸작이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 요리 입문 당시 참고로 나의 블로그에 보관하다가 지금 막 빛을 보게 된 것이다. 그림을 살펴보면 별 두 개가 그려진 조리용 모자를 쓴 사람이 셰프로 주방을 총괄하는 사람이다. 모자에 그려진 국기 문양을 보니 이곳은 미슐랭 별 두 개를 단 프랑스의 어느 리스또란떼가 배경이다. 주방 천정 가까이에 꼬리표를 매단 아나뜨라(anatra, 오리)가 탈출을 시도하고 있다. 그 옆에 부리가 큰 앵무새를 닮은 녀석이 빵 한 조각을 입에 물고 있다. 그리고 시선을 왼쪽 위로 돌리면 그곳에는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한 닭 한 마리가 곤경에 처한 모습이다. 초보 요리사들은 자비심이 많아서 닭 모가지를 비트는 일에 익숙하지 않아 발생한 돌발적인 사건을 말하는 듯하다. 다시 그림 뒤쪽에는 요리사들의 탈의실이 보인다. 근무 교대를 한 한 요리사가 옷을 갈아입고 있는 가운데 옷장에 브래이저와 팬티가 걸려있는 풍경이 보인다. 주방의 보조 공간에 마련된 옷장은 남녀공용으로 된 데가 많다. 한 곳에서 옷을 갈아입어야 하는데 어느 날 나는 깜짝 놀랐다. 한 여성이 남자들이 보는 앞에서 상의를 탈의하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그들은 전라의 여성을 앞에 두고 표정이 달라지지 않았다. 한 여성은 매우 자연스럽게 남지 동료 앞에서 옷을 갈아입는 것이다. 이해가 가시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왼쪽에 걸린 시계를 보면 포르케따(Forchetta, 포크)와 꼴뗄로(Coltello, 칼)로 시간을 표시했다. 시간상 쁘란쪼(Pranzo, 점심)이지만 보통은 점심때 손님들이 붐비지 않는다. 저녁식사(Cena, 만찬)가 일반적이다. 시계 밑에는 주문을 확인하는 살롱(salone)의 지배인(il direttore)이 보인다. 그 곁에 음식을 나르는 까메리에레(Cameriere, 웨이터)들의 분주한 모습이 보인다. 주방 전체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모습인데.. 한 여성 까메리에레의 볼에 뽀뽀 세례를 날리는 이상한 녀석도 보인다. 그리고 주방의 중간쯤에 칠면조 등 거대한 조류를 수술(?)하는 장면이 재밌다. 그 곁에 보조 간호사가 집도 장면을 보고 있다. 간호사 뒤에 있는 장면은 나쁜 장면이다. 한 녀석이 프라이팬에 부침개(?)를 구우면서 한 손은 곁에 있던 한 요리사의 엉덩이를 만지며 성추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곁에 있던 한 요리사는 화덕에 불을 붙이다가 놀라 손을 번쩍 드는데 그 곁은 지나던 까메리에레의 손에 든 음식을 날려버리고 있다. 주방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경우의 수이므로, 누군가의 곁을 지날 때는 반드시 당신의 위치나 위험 정도를 알려야 한다. 깔도!!(Caldo!! 뜨거운 게 지나가고 있어요!!)라고 경고 메시지를 날려야 하는 것이다. 칠면조 수술을 집도하는 요리사 곁에는 소믈리에가 포도주의 산지 혹은 병입 연도와 출고 회사를 살피고 있다. 그리고 그 옆에서는 무슨 짓을 했는지 테이블이 폭망 한 채 6.25 때 난리는 난리도 아니다. 그 곁에는 얼굴에 방독면을 쓴 접시닦이와 일행이 보인다. 요즘은 이런 풍경을 만날 수 없다. 식기 등은 모두 자동세척기가 해결한다. 하지만 주방의 타임라인에는 이런 일 등이 부지기 수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앞줄에는 빠스띠체리아가 또르따(Torta,케이크)와 빵을 만들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주방 곳곳에 자주 사용하는 요리용 도구들이 배치되어 있다. 초보 요리사들이 장차 맞닥뜨릴 주방의 모습은 아니라 할지라도 참고해 두시면 유익할 것이다. 주방 혹은 요리사들 중에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이상한 사람 등 별 희한한 사람들이 있다. 그중에는 나처럼 좋은 사람도 있다는 거.. 씩~^^


Vista dalla cucina con una foto_ricerca di un'immagine nascosta
il 04Giugn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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