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가 꿈꾸는 그곳 Jul 17. 2021

당신이 맘에 들어요

전설의 바다 아드리아해의 해돋이

먼길 달려온 착한 당신이시여..!!


    매일 아침 새벽 4시면 해님은 어김없이 나를 일으켜 세운다. 매일 만나도 매일 보고 싶어 하는 해님.. 세상에 이렇게 착한 해님 본적 있나.. 해님을 만나기 전 1시간 전부터 나는 아이들처럼 설레는 것이다. 그 이유를 잘 모른다. 그러나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보면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매일 만나는 해님도 언제인가 만나지 못하는 날이 오겠지.. 너무 흔한 건 가치가 없는 것일까.. 그러나 어느 날 내가 해님을 만나지 못하는 날이 온다면 해님은 얼마나 속상해하실까.. 


자료사진 중간의 회색 선이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 즉 1 천문단위이다. 1 천문단위는 149,597,870,700m이며, 1광년은 1년(365.25일) 동안 진행하는 거리의 단위이다. 1광년은 약 63241.1 AU(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를 기준으로 한 단위)이다. 우리가 사는 행성 지구는 매일 한 바퀴씩 서쪽에서 동쪽으로 자전을 한다. 그 속도는 시속 약 1300km에 달한다. 내가 매일 아침 만나는 해돋이는 이런 과정을 통해서 만나는 것이다. 해님이 얼굴을 내밀면 그로부터 대략 1분 후면 수평선 위로 둥실 솟아오른다. 이미자 출처: 위키백과



당신이 마음에 들어요



해님이 얼굴을 내밀기 직전의 모습이 수평선을 발갛게 달군다.


태초로부터 영원까지 이어지는 태양계의 자전과 공전.. 실상은 해님이 달려온 게 아니라 우리 행성이 부지런히 엄청난 속도로 맴돌고 있기 때문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생각을 바꾸어 보면 사정이 달라진다. 해님은 늘 우리를 우리 행성을 바라보고 계신다. 그런 까닭에 잠결에도 당신의 시선이 느껴지면서 벌떡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맴돌이.. 



영상, BARLETTA, L'alba del leggendario Mare Adriatico_당신이 맘에 들어요




어떤 때는 내가 살고 있는 우리 행성이 여행지로 떠나는 버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버스 속에서 창밖으로 바라본 풍경들.. 내가 살던 동네에서 못 보던 풍경들이 창밖에서 나를 따라다닌다. 그렇게 살아온 세상의 모습도 여전하다. 호기심 가득했던 풍경들이 일상이 되고 다시 평범해질 때쯤.. 사람들은 다시 먼 여행길에 오른다. 


해돋이를 영상을 담는 동안 잠시 뷰파인더에 해님의 얼굴이 비쳤다. 가슴이 두근거린다. 콩닥콩닥..


우리는 그런 쳇바퀴를 삶과 죽음으로 나누면서 희로애락으로 다시 쪼갠다. 그것도 모자라 신(神)을 대동하고 신의 그림자를 만나며 영생을 꿈꾼다. 하는 일과 하는 짓은 서로 다르고 속고 속이는 등.. 오만가지에 이르는 생각들이 매일 매 순간 세상을 어지럽히기도 한다. 그럼에도 해님은 태초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영원히 변함이 없다. 그런 해님이 너무 마음에 든다. 착하고 정직한 우리 님.. 나는 아드리아해 위에 드리워진 빛을 바라보고 있다.



천지창조


1   태초에 신께서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2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신의 영(靈)은 수면에 운행하시니라

3   신께서 가라사대 빛이 있으라 하시매 빛이 있었고

4   그 빛은 신께서 보시기에 좋았더라 신께서 빛과 어두움을 나누사

5   빛을 낮이라 칭하시고 어두움을 밤이라 칭하시니라 저녁이 되며 아침이 되니 이는 첫째 날이니라



Genesi


[1] In principio Dio creò il cielo e la terra.

[2] Ora la terra era informe e deserta e le tenebre ricoprivano l'abisso e lo spirito di Dio aleggiava sulle acque.

[3] Dio disse: "Sia la luce!". E la luce fu.

[4] Dio vide che la luce era cosa buona e separò la luce dalle tenebre

[5] e chiamò la luce giorno e le tenebre notte. E fu sera e fu mattina: primo giorno.



아침운동을 하면서 반환점에 이르면 인증숏을 남긴다. 그 바다 위로 발그레한 빛이 호수 같은 아드리아해 위로 넘실 거린다. 매일 아침 기적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해님의 일상이 기적으로 다가오는 시공에서 잠시 행복에 빠져드는 것이다.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황금빛 가루와 비늘들과 신의 그림자.. 



대략 8분 전에 해님으로부터 먼 여행을 떠난 황금빛 비늘들은.. 내 앞에서 술렁이며 행복한 조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날 해돋이는 오전 05시 35분이었다. 이 빛들이 태초로부터 지금까지 그리고 영원으로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해님이시여.. 해님이시여.. 내가 사랑하는 해님이시여..!!


L'alba del leggendario Mare Adriatico_Mi piace Lei
il 16 Lugl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매거진의 이전글 현찰이 좋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