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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Jul 27. 2021

하늘님의 놀라운 연출

-전설의 바다 아드리아해의 해돋이

연출이라 쓰고 은총이라 읽는다..!!


   은총이란 신의 선물을 말한다. 사람들이 신을 섬기면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 은총이다. 은총을 받으면 하늘의 복을 받은 것은 의미하는 것이다. 은총은 자연계에서 인류문화사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다 긍정적인 의미를 뜻한다. 똑같은 물을 마셔도 한쪽에서는 젖이 되고 반대편에서는 독을 만드는 것이랄까.. 그래서 "세상은 생각하기 나름"이란다. 하루에 골 천 번도 더 일어났다 사라지는 생각 중에서 나쁜 생각을 접어두고 좋은 생각 좋은 것들만 취하면 신의 은총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나는 관련 브런치에서 그 아름다운 현상을 '신의 그림자'라고 말했다. 신은 아름다움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이다. 예컨대 똑같은 현상을 목격한 두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의 마음에 아름다움이 느껴진다면, 그의 마음속에는 신의 그림자가 존재하는 것이며, 신의 축복 혹은 은총이 자리 잡을 것이라 하겠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는 굳이 설명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무슨 일이든, 그 무엇을 하든, 그의 가슴에는 사악한 생각이나 그림자가 듬뿍 드리운 것이다. 우리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 중에는 그런 사람들이 숱하다. 이웃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착취하는 부류가 그럴 것이다. 그들 마음속에는 오로지 육체적 만족 외 인간의 행복을 결정짓는 마음에 관심이 없는 것이다. 



그들은 눈을 뜰 때부터 눈을 감을  때까지 돈타령을 하다가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신의 영역을 부정하는 사람..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자 모든 사람들 앞에서 권력을 앞세우는 사람들.. 그들은 인류문화사에서 가장 추악한 모습으로 퇴출되었지만, 역사와 철학 등 인문학에 소홀한 탓인지.. 여전히 발가벗은 임금님 행세를 자처히고 있는 꼴불견들이랄까..



하늘님의 놀라운 연출




   서기 2021년 7월 26일 오전 6시경, 내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의 바닷가에서.. 해돋이가 시작된 바닷가 풍경을 바라보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조금 전 나는 하니와 통화를 끝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지. 이날 해돋이 시간은 오전 05시 45분이었으므로 이미 해는 중천(?)에 떠 있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이날은 내게 행운이 찾아왔다. 하늘님의 은총이 내게 임한 것이다.



그동안 아침운동을 하면서 특정 장소에 이르면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드리아해의 해돋이 이후 바를레타를 내려다보고 있는 하늘의 볕은 따끈따끈 했다. 



다행히도 아침운동을 나서는 시간에는 바닷가에 선선한 바람이 불었고, 사흘 전부터 바를레타 사구 서쪽 하늘에는 보름달이 둥실 떠올라 새까만 새벽을 밝혀주었다. 참 고마운 달님.. 그믐달이 사리진 이후 처음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때부터 달님과 해님은 나와 동행했다.



아무도 없는 바닷가 산책로.. 그 길을 달님이 길동무가 되어 나와 함께 길을 걷는 것이다. 나는 그때마다 유년기를 떠올렸다. 명절에 배 터지게 먹은 한 소년은 한밤중에 할머니를 깨워 뒷마당에 있는 화장실로 동행하는 것이다.



"할매.. 어디 가면 안돼..!!ㅜ"

"녀석아, 가긴 어딜 가..?!! ^^"



나는 푸세식 화장실에서 과식을 토해내고 있었다. 그때 밤하늘에 뽀얀 은빛 가루를 쏟아붓던 달님..



하니와 통화를 하면서 한국의 날씨를 매일 접한다. 수은주가 37도씨란다. 더워 죽겠단다. 더워 못살겠단다.



이날 이곳 바를레타의 수은주는 39도씨를 가리킨 최악의 날씨였다. 이곳에 살고 있는 지인의 증언에 따르면 "아프리카 같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아프리카의 뜨거운 열기기 실제로 이탈리아 남부를 강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날 아침은 달랐다. 아침운동을 시작할 때와 비슷한 몸상태를 유지해준 건 하늘님의 몫이 없다.



해돋이가 시작된 이후로 해님은 구름 속으로 얼굴을 감추고 황금빛 고운 가루를 아드리아해 위로 흩뿌리는 것이다. 그동안 아침운동을 하며 돌아가는 이 장소에서는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볕이 강하게 내리쬐곤 했다.



그런데 이 날은 달랐다. 하늘님의 놀라운 연출.. 은총이 마구마구 쏟아지며 발걸음을 가볍게 한 것이다.



세상 일은 생각하기 나름이다.



나는 조금 전까지 아드리아해 바닷가에 길게 늘어선 종려나무 숲 아래를 걸어왔다. 역광의 세계는 이러하다. 세상은 늘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늘님의 생각은 변화무쌍하다. 변화무쌍.. 그것은 하늘님의 영역이다.


L'alba del leggendario Mare Adriatico_Un sole meraviglioso
il 26 Luglio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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