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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Dec 23. 2021

피렌체, 12월에 가면 좋은 이유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의 성탄절


나도 몰라 그냥 행복해지는 거 있지.. 어리지도 않은데..!!




미켈란젤로의 도시 퓌렌쩨에 12월이 오시면 거리는 온통 축제 분위기로 바뀌게 된다.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빼곡히 모인 곳은 퓌렌쩨 두오모(Cattedrale di Santa Maria del Fiore) 앞이다. 거대한 성탄 트리(Albero di Natale)에 뽀얗게 빛나는 나무 한 그루에 방금 점등이 되었다. 사람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등 난리가 아니다. 무슨 큰일이 일어난 것 같다.



하니와 나는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었던 이 도시에서 소원을 풀게 됐다. 우리가 살고 있던 곳은 메디치 예배당(Cappelle Medicee) 바로 앞이었다. 집에서 길을 나서면 엎어지면 코 닿을 때 위치한 퓌렌쩨 두오모와 산 지오반니 세례당(Battistero di San Giovanni)은, 거의 매일 지나다니던 두오모 광장(Piazza del Duomo)이었다.



연중 관광객들로 붐비는 이곳 두오모 광장 한쪽 옆에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리는 말구유와 함께 거대한 알베리 디 나딸레가 세워진 것이다. 성탄을 얼리는 이 나무는 모처에서 베어온 곳으로 12월이 지나 성모 축일(1월 1일)이 다가오면 폐기될 것이다.



나무 한 그루에도 의미가 깃든 12월.. 우리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인해 행복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빛이 있으매 어둠이 있고 빛이 더욱 밝으면 어둠은 더 짙다고 한다.



사람들이 사는 세상뿐만 아니라 세상 만물에 깃든 작아 보이지만 큰 법칙..



누군가의 행복은 불행한 자에 의해 더 돋보이는 것이랄까..



더 낮아질 수 없는 곳에서 태어난 사람..



사람들이 금수저 흙수저를 외칠 때 당신께선 무수저로 이 땅에 태어났다.



그곳은 말구유.. 말들의 똥오줌이 뒤범벅된 그곳 한 모퉁이 짚단 위에서 당신은 태어났다.



그리고 공생애 33년을 사는 동안 당신을 기다리던 유대인들로부터 핍박받은 채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당신께선 골고다 언덕으로 가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지만.. 스스로 그 고난의 길을 가셨다.



당신의 죽음을 통해 사람들은 "피로 구원을 받았다"라고 말한다. 구원의 상징인 예수..



그런데.. 세상은 구원받은 자가 지천에 널려있지만 예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바가 없다.



다만, 12월이 오시면 그제야 사람들이 열광하게 된다. 당신의 탄생을 알리는 성탄 전야를 기념하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한 일이었다. 한 해.. 365일 동안 단 며칠이라도 당신을 기념하는 일은 중요한 의식이다.



나 또한 당신처럼 누구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만 있다면.. 세상을 그렇게 바라본다면.. 그렇게 실천한다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답고 고귀한 모습일까..



코로나 시대.. 사람들이 방콕을 한지 어느덧 3년이 되었다. 어디를 떠나고 싶어도 갈 데가 마땅치 않다. 나라들 마다 문을 꼭꼭 걸어 잠그거나 어디를 가도 불편하기 짝이 없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사람들이 지칠 대로 지쳤다. 마스크 하나가 당신의 자유를 구속할 줄 누가 알았으랴.. 자유가 얼마나 고귀한 가치이자 행복인지 미처 깨닫지 못한 사람들.. 앞에 성탄 전야는 다시 밝아오고 있다.



서기 2021년 12월 23일 새벽(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서 죽기 전에 살아보고 싶었던 도시의 12월 풍경을 열어보고 있다. 그곳에는 어린이도 아닌 어른이 두 사람이 은하수를 닮은 뽀얀 전구들 밑에서 반짝 거리는 별들을 올려보고 있는 것이다. 



당신께서 별이었던 것처럼 우리는 별이다. 천하를 다 준다고 해도 바꿀 수 없는 귀하디 귀한 별들이다.



언제인가.. 그때가 언제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날 12월에 미켈란젤로의 도시 퓌렌쩨를 방문해 보시기 바란다.



그때..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당신 품에 꼭 안기게 될 것이다. 감동할 일도 없거니 적었던 당신은 그때 느끼게 될 것이다. 한 위대한 인간으로부터 발현된 감동의 폭포수가 가슴을 촉촉이 적실 것이다. 성탄 전야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나도 몰라 그냥 행복해지는 거 있지.. 어리지도 않은데..!!"


L'albero di Natale della città più bella del mondo_FIRENZE
il 23 Dicembre 2021,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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