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었던 도시에서
수도사들과 개망나니들의 공통점 그리고 다른 점은 무엇일까..?
내가 아는 수도원의 풍경은 매우 낯설었다. 그렇지만 수도원을 배경으로 촬영된(원작:움베르토 에코 (Umberto Eco) 영화를 통해 수도원에 대한 이미지가 오래도록 남아있었다. 수도원은 외부와 단절된 폐쇄적인 곳이었으며, 수도사들의 비밀스러운 모습들 때문에 쉽게 친근감이 들지 않았다.
유년기 때 할머니 손을 잡고 가까운 사찰 입구에서 만난 사천왕을 처음 맞딱 드렸을 때의 오싹함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물론 수도원 혹은 수도사들의 직분이나 달란트를 전혀 모르는 바가 아니다. 수도원도 사찰의 승려들처럼 출가를 하는 것이랄까.. 출가 직후부터 그들은 수도원 내부의 규울 등에 따라 영성훈련을 하거나 필사 작업을 하거나 노동도 하며 하루를 소일하는 것이다.
그런데 수도원 아래 천변을 걷는 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게 영화의 여러 장면들이었다. 영화나 소설이란 그런 것이다. 소설의 '개연성'이라는 이름만으로 무한대로 생산되는 상상력이 독자의 흥미를 끄는 것이다.
영화(위 영상 참조)는 1327년 북부 이탈리아의 베네딕트 수도원에서 일어난 일을 전개해 나가는데.. 보통 사람들의 시각으로 보면 수도사들이 제정신이 아니란 데 단박에 동의할 것이다. 장미의 이름으로 포장된 이 영화는 겉과 속이 다른 세상의 모습을 일주일간에 걸쳐 다루었다. 흥미진진 두려움과 공포..
세상과 동떨어진 사람들이 살아가는 밀폐된 공간에서 상상밖의 전혀 엉뚱한 사건들이 일어나는 것이다. 우리가 천변을 걷는 동안 고개를 들어 무시로 바라본 퓌렌쩨 수도원.. 우리는 가끔씩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라고 말한다. 이탈리아에서 뱅기로 12시간이나 걸리는 먼 나라 대한민국에서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었던 미켈란젤로의 도시 퓌렌쩨서 어느 날 수도원 주변을 둘러보고 있는 건 나 때문이었다.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어느 날 휴가가 주어진 날.. 우연히 수도원이 마주 보이는 올리브 과수원에 들렀다가 언덕 위에 자리 잡은 수도원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던 것이다. 당시에는 올리브 과수원 언덕 위에서 바라봤다면 이번에는 천변에서 수도원을 올려다보고 있는 것. 장소는 중요하지 않았다. 하니는 천변을 걷는 동안 수도원 주변 경관이 아름답다고 혼잣말로 중얼거리곤 했다.
그렇다면 수도원은 언제부터 활성화되었을까.. 수도원이 생겨난 이유는 로마 제국의 박해와도 직,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한다. 박해를 피해 사막 깊숙이 피신하거나, (세속적인) 세상을 떠나 고독을 즐기려는 마음도 있었다고 한다. 말이 그러하지 세상이 싫은 것이다.
서기 2022년 1월 27일 아침나절(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노트북을 켜고 사진첩을 열었다. 그곳에는 하니가 힘들게 언덕을 올라오다가 나무 작대기 하나를 주워 몸을 의지하는 모습이 보인다. 적절한 시기에 적당한 작대기가 그녀를 지탱해 주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혼자 힘으로 부대낄 때가 적지 않고 곁에 있는 사람 혹은 이웃들로부터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인생에 독불장군은 없다. 혹시라도 독불장군이 있다면, 그건 아이들이 전쟁놀이를 하며 제 잘난 맛에 떠들어대는 몸짓 일지 모른다. 사업을 하시는 분들은 잘 아실 것이다. 당신의 사업체를 운영하기 위해 적재적소에 배치할 인재를 등용시키려면 먼저 됨됨이를 알아야 할 것이다.
사람의 됨됨이를 아는 것은 쉽지 않다. 더군다나 맨 처음 맞닥뜨린 사람의 속마음이나 실적 등을 어떻게 알겠는가.. 그래서 사업체에 지원한 사람들에게 이력서를 요구하게 된다. 뻔한 이야기.. 이력서에는 학력과 경력 및 당신의 정체성 등이 오롯이 묻어나 있다. 그리고 업주인 당신은 최적소에 필요한 적임자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작은 기업체에 관한 일이자 대기업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먹고사는 일이 호락호락하지 않은 만큼 일자리를 구하는 일도 쉽지 않다. 그러나 이런 경우의 수는 약과이다. 나라를 경영해야 하는 인재를 등용시키는 데는 보다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다. 요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상이 그런 모습이자 풍경이다. 대통령 후보로 나선 사람들의 됨됨이를 파악하고 우리나라를 이끌어 갈 차기 지도자(이하 '머슴'이라 한다)를 뽑게 되는 것이다.
수십 명 혹은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이 일하는 일터가 아니라 최소한 5천만 명 이상이 살고 있는 한 나라를 맡긴다는 건 시쳇말로 장난이 아니다. 우리 국민들의 재산과 생명은 물론 나라의 미래가 걸린 매우 중요한 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그냥 나무 작대기에 의지하여 언덕길을 오르는 정도가 아니라 스스로 머슴이 되어 국민들께 봉사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 기간은 5년..
자칫 머슴을 잘 못 뽑게 되면 우리 국민들의 삶은 나락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어렵게 이루어놓은 민주주의와 경제가 선진국의 문턱에서 좌절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요즘 짬 만나면 들여다봤던 게 후보들의 면면이다. 그중에서도 정치검찰 출신 윤 서결이 와 그의 마누라 거니의 행적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의 행적 등은 주로 유튜브를 통해 상세하게 보도되고 있고, 최근에는 공중파가 합세하여 녀석의 일거수일투족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다. 두 인간의 조합은 시작부터 삐거덕 거렸다. 두 사람의 만남 과정이 석연치 않고, 이후의 행적은 차마 눈뜨고 봐 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예컨대 거니는 접대부 출신이었으며, 그녀의 과거 행적을 숨기기 위해 각종 이력과 경력을 마음대로 적거나 세탁을 했다.
그녀의 경력 대부분이 그녀의 과거를 세탁하기 위한 절차였을까.. 그런데 그녀를 알아보는 증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들의 증언에 따르면 그녀는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에 등장하는 갈보였다. 그녀는 얼굴까지 모조리 뜯어고치고 이름까지 바꾸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거니가 아니었다. 서결이.. 이 녀석이 쉰두 살에 만나 결혼을 했다는 그녀는 당시에 형사 피의자 신분이었다. 그래서 <열린 공감 TV>에서는 성상납을 의심하고 있었다. 피의자+검사의 부적절한 동거는 이렇게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뒤를 이어 <거니의 7시간 녹취록>이 세상에 공개됐다. 녹취록 일부에 따르면 녀석과 거니의 부적절한 동거 이후부터 검찰 쿠데타를 꿈꾸기 시작했다. 그게 작년에 등장한 '고발 사주'의 시작이라고나 할까.. 녀석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고 말을 바꾸었다. 더 큰 문제는 검사동일체가 시시각각 모습을 드러내는 가운데 사법부 일부까지 동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이들 패거리들과 피렌체 수도원은 어떤 관계가 있다는 밀인가..
피렌체 수도원은 그저 상징적일 뿐 포스트 내용과 무관하다. 수도원 이야기를 다룬 <장미의 이름>의 줄거리에 따르면 폐쇄된 공간에 살고 있던 수도사들이 어느 날 하나둘씩 죽음을 맞이한다. 겉으로는 그들이 수도원의 교리와 규칙 등을 어긴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을 살펴보면 그들 스스로 파 놓은 함정에 빠진 꼬락서니였다. 그들만의 세계에 갇혀 자기 검열을 하며 나쁜 세상 나쁜 수도원을 만들어 가고 있었던 것이다.
수도원과 자기 잇속 밖에 모르는 정치검찰 혹은 사법부와 정치판 혹은 개판.. 묘한 시기에 열어본 피렌체 수도원의 모습을 통해 대한민국이 처한 '위험한 기회'를 목도하고 있다. 여러분들이 어느 날 마주친 정치검찰에 이길 방법은 없다고 단정한다. 그들은 이웃 혹은 국민들을 벼랑 끝까지 몰아가는 데는 선수이자 법치를 내세우고 있다. 이들을 이기는 방법은 단 하나.. 당신의 소중한 한 표가 나라의 일꾼을 뽑는 위대한 절차가 될 것이다.
나라가 시끄러울수록.. 몇몇 녀석들이 나대며 여러분들을 힘들게 할수록 물러서면 안 된다. 행복하게 살고 싶으면 반드시 겪어야 할 통과의례가 투표이다. 잠시 피렌체 수도원과 장미의 이름으로 대한민국의 현주소 일부분을 돌아봤다. 아직 투표일이 꽤나 남았으며 다음 주면 후보 등록이 시작된다. 그때까지 나의 판단을 도울 짝퉁 후보를 샅샅이 뒤져봐야겠다. 재밌는 절차이자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계속>
il Nostro viaggio in Italia con mia moglie_Certosa di Firenze
il 27 Genn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