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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내가 꿈꾸는 그곳 Feb 03. 2022

피렌체, 숨겨진 명소 찾아가는 길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었던 도시에서


전망이 아름다운(Bellosguardo) 장소는 얼마나 아름답길래..?!


    서기 2022년 2월 3일 아침(현지시각), 우리가 살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 뿔리아 주 바를레타에서 컴에 로그인하고 사진첩을 열었다. 그곳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물론 세계인들이 많이 찾는 퓌렌쩨의 한 호젓한 마을이다. 표지에 등장한 풍경..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의 주도 퓌렌쩨는 생각보다 알려지지 않은 곳이 적지 않다. 


사람들이 르네상스의 유물에 열광하는 동안 버려진 듯 조용한 풍경 속에 벨로스구아르도(전망이 아름다운)가 위차 해 있는 것이다. 세계인들이 즐겨 찾는 퓌렌쩨의 한 모퉁이에 자리 잡은 곳. 이탈리아 요리에 입문한 어느 날 숙소에서 멀지 않은 이곳을 찾아 뷰파인더는 어쩔 줄 몰라하며 행복해했다. 퓌렌쩨에 숨겨진 명소로 찾아가는 길목의 풍경들은 이랬다.



높다란 담벼락에 중세의 향기가 묻어나는 이곳은 뽀르따 로마나(Porta Romana) 성문 바깥의 좁은 골목으로부터 시작된다. 성문 바깥에서 나지막한 언덕 위로 길게 이어진 길을 따라 올라가면 퓌렌쩨 시내가 잘 조망되는 장소가 나타나는 것이다. 위 링크를 열어 보시면 시내 중심으로부터 얼마나 떨어졌는지 단박에 알 수가 있는 시대가 됐다.



목적지로 이동하는 동안 낯익은 풍경이 등장했다. 높은 담벼락에 길게 늘어뜨린 개나리를 닮은 꽃 이름은 영춘화(迎春花)이다. 녀석의 고향은 중국 북부로 알려져 있고 꽃말은 '희망(希望)'이라고 한다. 옛사람들은 영춘화를 '봄의 전령사'로 말했다고 전한다. 언덕을 오르면서 만난 시기가 1월 22일이었으므로 봄의 전령사답다. 중국에서는 녀석을 '중국 개나리'라 부른다고 한다. 이런 개 나리.. 아무튼 영춘화가 줄기를 길게 늘어뜨린 풍경을 보면서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풍경이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Jasminum nudiflorum(영춘화)


Il gelsomino d'inverno (Jasminum nudiflorum Lindl., 1846) è una specie di gelsomino autoctona della Cina (Gansu, Shaanxi, Sichuan, Yunnan). Utilizzata prettamente come pianta ornamentale, è naturalizzata in Francia e in regioni sparse degli Stati Uniti (Texas, Oklahoma, Georgia, Tennessee, Maryland e New Jersey). Rampicante resistente al freddo, può raggiungere i 2-3 metri di altezza e produce piccoli fiorellini gialli non profumati.

È conosciuto anche con il nome di gelsomino di San Giuseppe.



그리고 담벼락을 따라 언덕 위로 이동하는 동안 낯익은 풍경이 다시 눈에 띄었다. 우리가 잘 아는 대나무가 울타리에 빼곡히 심겨 있었다. 우리나라의 있는 대나무 종류는 왕대속, 이대 속, 조릿대 속, 해장숙 속 4 속의 14종류가 있다고 한다. 대나무는 벼과의 아과인 대나무아과(亞科, 학명: Bambusoideae 밤부소이데아이)에 속하는 식물이며, 총 92개의 속과 5,000여 종이 있다고 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대나무는 몇 종이나 될까.. 매화, 난초, 국화와 더불어 '지조와 절개의 상징(사군자)'으로 쓰이는 대나무가 퓌렌쩨의 어느 마을 울타리에 보기 좋게 심겨 있는 것이다. 참고로 아래에 우리 행성에 대나무가 분포하고 있는 지도를 첨부했다. 이탈리아가 속한 지중해는 분포도에서 빠져있었는데 누군가 옮겨다 심었나 보다.


Bambusoideae(대나무)_Biologia


Le radici diventano legnose a causa della crescita di densi ammassi di sclerenchima che si formano sia esternamente che internamente attorno ai fasci vascolari della radice. L'altezza dei bambù è fortemente correlata alla pressione della radice, che fornisce la forza necessaria per riempire i vasi xilematici embolizzati lungo il culmo.

*Areale delle Bambusoideae(대나무 분포)


Lo sviluppo del culmo avviene in due fasi. Una prima fase non ramificata porta le foglie del culmo e il culmo stesso alla massima altezza di sviluppo (gli internodi si allungano indipendenti dalla fioritura). Nella seconda fase si ha lo sviluppo delle varie ramificazioni con le foglie del fogliame e successivamente la fioritura. Lo sviluppo dei rami è acropeto (o anche bidirezionale)



이탈리아의 오래된 건축물은 외부와 단절된 성벽을 닮은 담벼락을 가지고 있다. 겉으로 봐도 폐쇄적인 문화를 가졌거나 자기의 속내를 쉽게 타인에게 보여주지 않는 모습이랄까.. 



내가 묵고 있던 숙소의 건물도 외부와 연결된 문은 작은 문 혹은 좁은 문과 다름없다. 일단 출입구를 통과하면 내부에 커다란 정원이 있는 것이다. 이곳 사람들은 그런 건축물을 빨라쬬(Palazzo, 궁)라 부른다. 마치 어머니의 자궁을 연상케 하는 아늑한 장소 바깥은 외부와 소통을 거부하는 듯한 풍경인 것이다.



요즘은 약간은 뜸해졌지만, 옛날에는 남의 재산을 탐하거나 권력을 유지하거나 드높이기 위한 나쁜 짓들이 얼마나 횡횡했는지 동네의 풍경이 말해주고 있다. 가진 자가 더 많이 가지고 싶고 누리는 자가 더 누리고 싶은 세상.. 퓌렌쩨라고 다를 바 있을까..



나는 퓌렌쩨를 생각할 때마다 미켈란젤로를 떠올리는 습관이 있다. 불세출의 영웅이자 하늘이 내린 최고의 예술가.. 그는 세상의 사람들이 더 가지고 싶어 안달하며 자랑하고 싶어서 몸살을 앓고 있을 때 묵묵히 정과 망치를 두들기는 등 장차 세상 사람들이 '신의 존재'를 알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했다.



당신이 세상에 남긴 작품들을 통해 신의 존재를 깨닫게 되는 것이며, 당신의 작품 속에 신의 그림자인 아름다움이 통째로 묻어나는 것이다. 천천히 언덕길을 오르자 내 앞에 빨간 자동차 한 대가 지나갔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조용한 동네.. 우리는 부자들이 사는 동네 혹은 시끄럽고 무례한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동네를 쉽게 기억해 낸다. 그러나 이곳 뽀르따 로마나 앞에 위치한 동네 사람들은 조용하다. 조용하게 살고 있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주변을 둘러보면 괜히 시샘이 나기도 한다. 선진국을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 것.



하니와 나는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미켈란젤로의 도시 퓌렌쩨서 살고 싶었다. 딱 한 번만이라도 선진극에 발을 들여놓고 싶었다. 그곳이 르네상스의 도시였으며 나는 어느 날 시내 중심에서 꽤 떨어진 전망 좋은 장소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이탈리아에서 살면서 생긴 습관이 하나 있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청렴도가 꼴찌라는 것. 나라가 썩어빠질 대로 썩어서 회생이 불가능해 보인다는 점이다. 탐관오리들이 설쳐대며 국민들 위에 군림하는 나라.. 오죽하면 비리를 저지른 검찰 공무원이 새빨간 거짓을 일삼으로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가 있는가 말이다. 



거짓말에 능통한 녀석이  퓌렌쩨 공국에서 검찰 쿠데타를 시도하다가 들통이 났다면 녀석은 즉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을 것이다. 시뇨리아 광장 한가운데서 화형을 당하거나 능지처참을 당할 수도 있는 범죄자가 대통령을 꿈꾸는 게 옳은 사회인가.. 



문제는 쉰두 살에 접대부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녀석이 아니다. 녀석을 내세워 잇속을 챙겨보려는 무리들이 우리 국민들 중에 적지 않다는 것이다. 그들은 무시로 조사한 지지율에서 30%를 점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할 것인가..



전망 좋은 장소로 천천히 느리게 느리게 안단테로 걸음을 옮기며 만나는 낯선 풍경들..



퓌렌쩨에 살면서부터 이런 풍경들이 자꾸만 자꾸만 우리나라와 겹쳐 보인다. 유년기.. 내가 살던 부산의 한 동네 풍경이 자꾸만 눈앞에 아른거리는 것이다. 민족상잔의 전쟁이 끝난 후 피란민들이 우글 거리던 도시..



우리나라도 우리 이웃도 우리 형제자매들도 딸 아들도.. 잘 살았으면 좋겠다.



괜히 졸부들 흉내 내지 말고 차근차근히 우리가 가진 능력을 순차적으로 발휘하면 우리도 이와 같지 않을까..



전망 좋은 장소가 코 앞에 다다랐다. 표지 사진에서 보던 풍경이 담벼락 너머에 펼쳐져 있다. 



나는 이때까지만 해도 토스카나 주의 상징과 다름없는 사이프러스 숲에 익숙하지 않을 때였다. 주로 솔숲에 길들여진 꼬레아노 1인이 이탈리아로 건너오 후에 자주 만나게 된 풍경들 속에 사이프러스가 시선을 편하게 만드는 것이다.


초행길에 들른 낯선 마을..



그 마을에서 자꾸만 내가 살던 고향 땅이 겹쳐 보이는 것이다. 이곳이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살아보고 싶었던 미켈란젤로의 도시 퓌렌쩨의 한 모퉁이 전망 좋은 풍경이 숨겨진 곳. 



알고 보면 르네상스의 유물과 유적을 빼고 나면 퓌렌쩨의 진정한 명소가 아닌가 생각되는 장소이다. 언제인가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워지면 눈여겨봐 두셨다가 이곳에 꼭 한 번 들어보시기 바란다. 그 풍경들을 다음 여정에 공개한다. <계속>


il Nostro viaggio in Italia con mia moglie_Bellosguardo FIRENZE
il 03 Febbraio 2022, La Disfida di Barletta in Puglia

Foto e scritto di YOOKEUN CHANG_GEOGRAFIA 



Bellosguardo_Origini del nome


Formato dall'unione di "bello" e "sguardo", chiamato in passato Belrisguardo in virtù del panorama che si può ammirare dalla collina del paese.

Altre fonti, invece, attribuiscono la scelta del nome ad una leggenda su un eroe del luogo risalente al 338a.C., anno in cui scoppiò, per futili motivi, una guerra tra Lucani e Tarantini. Questi chiesero aiuto a Sparta. Si ebbe un primo scontro terminato con la vittoria lucana, ma pochi anni dopo le ostilità tra i due popoli si riaccesero. Ancora una volta la città ionica chiese aiuto e così sbarcò a Taranto il re dell’Epiro con un forte eserc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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